거품 낀 '학생교복' 폭리 논란

산업1 / 장해리 / 2007-02-05 00:00:00
대형업체 교복 '70만원'달해… 하복·체육복 100만원 육박

새 학기를 앞두고 한 벌에 70만원을 호가하는 교복 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9일 업계와 학부모 단체는 교복 한 벌 값이 최고 70만원에 달해 어른들의 정장 가격을 넘어섰으며 하복과 체육복까지 합쳐 교복비로 100만원 가까운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은 대형 학생복업계의 폭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교복값 거품빼기 운동’을 벌였던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학사모)’는 “무책임한 학교와 대기업 때문에 교복값이 터무니없이 비싸게 매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복시장의 80% 이상을 스쿨룩스, 아이비클럽, 스마트, 엘리트 등 대형 브랜드 4개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교복 가격은 보통 25만원 안팎이며 여기에 셔츠와 하의 한 벌씩 추가하면 30만원~40만원이 훌쩍 넘게 되고, 고급 수입원단을 사용했다는 프리미엄형 교복은 50만원에 코트까지 포함하면 70만원에 육박한다.

김재룡 (사)한국교복협회 회장은 “대형 브랜드의 원단과 디자인이 중소업체 교복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10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며 “교복 가격이 너무 거품”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업체는 학사모 홈페이지를 통해 “자켓 5만5000원, 조끼 3만8000원, 스커트 3만3000원, 블라우스 2만원이면 교복 한 벌을 맞출 수 있다”며 대기업 브랜드의 터무니없는 교복 가격을 지적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대형 브랜드의 교복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며 사교육비 부담이 커서 힘든데 거기에 교복값까지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비판했다.

학사모와 업계는 대형 브랜드의 과점과 대량생산의 이점을 누리는 만큼 가격이 더 낮아야 자연스럽지만 그렇지 않다며, 아이돌 스타를 동원한 과도한 광고비와 교복 선정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지급하는 리베이트 등이 교복 가격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누구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느냐에 따라 연간 매출이 20~30%가 오르내린다”며 매출을 위해 10대들이 좋아하는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SS501 등과 같은 인기 아이돌 스타를 모델로 내세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모델료는 ‘광고비 때문에 교복 가격이 비싸다’라는 따가운 질책으로 대부분 비밀에 붙이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대략 3억~5억원 선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매년 1, 2월이면 교복업계는 대대적인 광고와 판촉 경쟁을 벌인다.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학생들이 동복을 구입할 때 시장점유율을 높이지 못하면 하복, 체육복 등 연계 사업에서도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형 교복업체는 아이돌 스타의 팬사인회뿐 아니라 30~40만원대 교복 구입자를 대상으로 MP3, 휴대전화 등 경품행사를 벌이며 학생들의 소비 심리를 부추긴다.

하미연 학사모 대변인은 “대형 업체들이 비싼 비용을 주고 연예인을 동원해 과도하게 홍보를 하고 있으며 리베이트 관행도 여전히 남아있다”며 “업체간 경쟁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브랜드 교복업체들은 비싼 교복 가격에 대해 남는 게 별로 없다며 해명에 나섰다. 디자인 비용이 만만치 않고 높은 물가상승률에 비하면 오히려 교복 가격이 오르지 않은 편이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한 교복업체 관계자는 “특목고의 경우 비싼 교복이 있긴 하지만 가격 인상폭은 학부모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그다지 크지 않다”며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복업체 관계자는 “일부 고가 품목이 있긴 하지만 20만원대 초반 가격의 상품도 있어 제품의 가격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라며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긴 하지만 디자인 개발 비용이나 원단 값 인상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마진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교육학부모회의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 업체와 중소업체들의 교복 품질이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도 1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대기업 업체들의 마진이 적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고가교복에 대한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이와 관련한 민원 접수가 급등하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난 28일 교복업체들의 부당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부 교복업체들이 학부모들의 교복 공동 구매 입찰을 방해하거나 팔고 남은 재고품을 새로운 교복인 것처럼 속여서 판매한다는 등의 제보가 있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공정위 부산지방사무소는 경남, 창원지역 예비학부모회 등이 추진한 교복 공동 구매 입찰 과정에서 교복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입찰을 방해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공정위는 교복 광고에 인기 아이돌 스타 등 유명 연예인을 등장시켜 자사 제품을 입으면 몸매가 좋아보이는 것처럼 선전하는 행위가 허위, 과장광고에 해당되는지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각 본부별로 위원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에 착수했다”며 “공동구매 방해 사례를 중심으로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면밀한 조사를 거쳐 제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001년에도 스마트, 아이비클럽, 엘리트 등 3개 교복업체들의 가격 담합 행위를 적발해 1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이에 따라 3500여명의 학부모들이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해 2억여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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