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野, 법사위서 문재인 소환조사 적절성 공방”
‘회의록 폐기vs관련자료 정쟁활용’ 진짜 문제는
여, 文 탄압받는것처럼 보이려 ‘차기대권 노림수’
야, 본질 분명히 봐야 관련자료 정쟁활용 여권이
[토요경제=이완재기자] 지난 대선 당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나섰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사초폐기 의혹 건으로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를 두고 여야간 적절성을 놓고 공방이 뜨겁다. 당장 당사자인 문 의원은 사초 폐기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대화록은 멀쩡히 잘 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참여정부가 국가정보원에 남겨놓은 국가비밀기록을 국가정보원과 여당이 불법적으로 빼돌리고, 내용을 왜곡해 대통령 선거에 악용했다는 것”이라며 부당성을 지적했다. 반면 집권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적반하장이라며 날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안 폐기의혹이 핵심인 이 사안은 사초의 존안 여부와 관련자료에 대한 청와대와 여권 핵심인사들이 대선자료로 부적절하게 활용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여야 모두 자기당 중심의 정치공방에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출두를 놓고 문 의원이 차기 유력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의원의 이번 검찰출두가 갖는 의미와 향후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전망해본다.
◇野, 수사 형평성 문제 제기…"문재인은 소환조사, 김무성은 서면조사"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전날 검찰의 민주당 문재인 의원 소환조사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결산심사에 참석해 "오늘 내 아들 수능 보는 날인데 화를 안내려했는데 어쩔 수가 없다"며 "양심불량 공안검찰이 대화록 실종됐다며 두달 넘게 수사하고 한달 넘게 경마식 보도를 하더니 수사막바지에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공개 소환해서 방송에 중계방송시켰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 시각)정치적 경쟁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영국 가서 황금마차타고 있었다"며 "망신주기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상대로 서면조사를 진행 중인 검찰을 비난하며 "과거 이명박 대통령 아들 내곡동 사저 사건과 민간인 불법사찰 당시 장관을 서면조사해 무혐의 처분을 했던 것처럼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당 전해철 의원도 "수사내용 자체가 서면으로 확인하거나 다른 관여자에 의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었다"며 "문 의원 본인도 '왜 소환됐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같은당 신경민 의원도 "권영세·김무성을 비롯해 서상기와 남재준은 수사(받을) 자격을 갖췄고 비슷한 시기에 고발당했는데 (검찰이)보호하고 있다"며 이러고도 맞는 소환을 했다 할 수 있냐"고 따졌다.
같은당 서영교 의원은 "부정선거로 박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게 전역에 퍼진 시점에 야당 대통령후보를 소환하고 온 방송에 보도하게 하는 게 형평성에 맞냐"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을 소환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검찰의 섣부른 소환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도 마찬가지"라며 "김무성 의원이 무섭냐, 박 대통령이 두렵냐. 왜 그 쪽은 서면으로 답하라고 하냐"고 따졌다.
◇與 "문재인, 탄압받는 것처럼 보이려 일부러 공개"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검찰의 입장을 옹호하며 문 의원에게 화살을 돌렸다.
권성동 의원은 "검찰이 언론에 발표 안하고 비공개로 소환통보했는데 공개를 자초했다"며 "마치 탄압을 받는 것처럼 하려고 검찰에게 뒤집어씌우면 되겠냐"고 비난했다.
권 의원은 "문 의원은 대화록이 어떻게 수정됐고 대화록이 어떻게 폐기됐으며 왜 이관되지 않았는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말로 몰랐다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비서실을 장악하지 못했고 허수아비 역할을 했음을 실토한 것이다. 한마디로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아니었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은 혐의입증에 자신이 없으면 인권차원에서 서면조사하고 이후 소환조사할 수 있다"면서 황교안 법무부장관에게 "여당의원이라고 봐줄 필요 없다. 필요하다면 소환조사하라 우리당 의원들도 당당히 응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은 "(민주당이)대통령 후보를 소환하는 게 적절하냐는데 만인에게 평등한 게 법"이라며 "검찰이 수사상 필요하면 소환을 하든 서면조사하든 정도에 따라 수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과 민주당 의원들 간 대치사건과 관련, "이현령비현령도 유분수지 (민주당 의원들은)불리할 땐 안 나가고 유리할 때는 나가는 방식으로 검찰을 흔들면 안 된다"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김회선 의원도 "문 의원은 사초 폐기 논란에서 가장 핵심 위치에 있는 분으로서 아직 구체적인 혐의가 확정 안됐기 때문에 참고인으로 출석시킨 것"이라며 "지도자들부터 절차에 순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사단을 일으켜놓고 '나를 불러서 조사해 달라'고 얘기하더니 막상 조사하니 '왜 날 불렀는지 모르겠다'는 것은 물타기"라며 "법조인인 문 의원은 어제 그렇게 해선 안됐다"고 비판했다.
노철래 의원도 "문 의원 본인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수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망신주기라는 (민주당의)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부당하게 망신 주기 위해 조사했다는 것은 결국 검찰권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고 개입"이라고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지적했다.
노 의원은 박 대통령의 영국순방 일정과 문 의원의 소환 시기 일치에 관해서도 "통상 한달 전에 순방 일정이 잡히는데 황금마차를 타는 게 (문 의원 소환과)타임을 맞춰서 한 것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김학용 의원도 "내용에 따라 출석을 해야 하면 출석을 하고 서면으로 해야 하면 서면으로 하는 게 인권보호 면에서 맞다"고 말했다.
◇황교안 "예우 갖췄다. 김무성은 출석요구에 이의표명"
여야 의원들의 이 같은 공방에 황 장관은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반박했다.
황 장관은 "문 의원 소환 시 예우를 갖추려 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언제 나올지를 협의했다. 외부가 아니라 당사자들과 협의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망신주기 위해 사람들 다 보는데 나와라 이런 게 아니다. 편한 시간에 나와 조사받도록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황 장관은 김무성 의원 서면조사와 관련해선 "출석요구에 이의가 있어서 수사공백이 있었다. (김 의원으로부터)출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절차 때문에 시간이 걸렸고 검찰에서는 잘 조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건에 관해서 열흘 빨랐냐 한달 빨랐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보다 검찰이 바르게 수사할 테니 시간을 두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정치적 고려를 하거나 늦추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與, 문재인 겨냥 총공세…"대화록 잘 있다니 궤변"
새누리당 지도부는 "대화록은 멀쩡히 잘 있다"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검찰 출석 발언'을 겨냥해 "뻔뻔하다"는 등 한 목소리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야당 대선 후보였던 문 의원의 검찰 출석을 고리로 사초 폐기 의혹과 관련한 여당의 공세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어제 문 의원의 검찰 소환 모습을 보면서 참 뻔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참고인으로 소환된 이유를 다른 쪽으로 물타기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사초가 없어졌기에 그 이유를 조사받으러 가서, 대화록이 멀쩡하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검찰청 앞 소수 지지자의 연호와 꽃다발과 문 의원의 물타기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대화록이 멀쩡히 잘 있다는 것은 무슨 황당한 궤변인가"라며 "속이 시커면 흑안무치(黑顔無恥)"라고 비난했다. 유수택 최고위원도 "문 의원이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았다"며 "우리 국민이 고대하며 듣고 싶었던 것은 얼토당토 않은 변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의원의 발언을 두고 차기 대권을 위한 정치적 노림수라는 평도 나왔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문 의원에게는 국가 사초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왜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는지 사실관계를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일은 안중에 없는 듯 하다"며 "이 국면을 어떻게 자신의 대선 가도에 유일하게 이용할 것인지 골몰하는 건 아닐까 우려한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어제 검찰에서 문 의원이 보인 자세는 대화록 문제를 확대시킨 장본인으로서 정치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책임자 느낌이 아니라 영예로운 자리에 가는 듯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문 의원을 ▲사초폐기죄 ▲사초은닉죄 ▲사초절취죄 ▲기밀유출죄 ▲사초사기죄라는 '5대 범죄'의 장본인이라고 규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 사안은 최초 작성된 회의록의 원본을 삭제한 사초폐기죄, 그 내용을 수정한 수정본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은 사초은닉죄, 회의록을 봉하마을로 갖고가서 개인적으로 보관한 사초절취재,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대화록을 개인적으로 들고나간 기밀유출죄, 이와 관련해 거짓말을 한 사초사기죄 등 다섯개 범죄에 속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5대 범죄에 대한 장본인으로서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문 의원이 납득할 만한 경위나 사죄 없이 무책임하게 행동 한다면 국민에게 다시 한 번 큰 죄 지는 것"이라며 "문 의원은 스스로 최종적으로 회의록을 감수하고 정부 보존 기록으로 넘져주고 온 사람이라고 대선 때 직접 말했던 점을 기억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당당하지 못한 검찰 출두였다"며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기록물이 총 755만여 건인데 1급 기밀은 단 두 건,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회의록을 콕 찝어서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았다. 이제와서 단순실수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의원은 사초 폐기 의혹과 관련해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대화록은 멀쩡히 잘 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참여정부가 국가정보원에 남겨놓은 국가비밀기록을 국가정보원과 여당이 불법적으로 빼돌리고, 내용을 왜곡해 대통령 선거에 악용했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해철, 檢 문재인 소환 불만…"왜 소환했는지 모르겠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검찰의 문재인 의원 소환조사와 관련, "(검찰이)문 의원을 왜 소환조사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인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어제 조사에서 문 후보에게는 특이사항이 전혀 없었다. 이 정도 (수사)라면 불러서 조사 안 해도 되고 서면조사로 충분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이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이란 지위와 대통령 비서실장이란 지위를 근거로 지휘 계통 문제만 물었다. 그런데 조서는 50쪽이었다"며 "그래서 (문 의원)변호인이 일반적인 것을 묻기 위해 이렇게 많은 질문을 하느냐고 항의했다. (문 의원이 해당)직책에 있었다는 이유로 소환한 듯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이관 논란과 관련, "참여정부에서 2008년 1월31일까지 게재된 문서 730여만권은 전자적으로 자동 이관됐다"며 "그러므로 조명균 전 비서관에 의해 보고된 이지원 문서는 기술적·실무적으로 누락됐을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록 이외 문서의 미이관 문제도 전날 조사내용에 포함됐다며 "전혀 특이사항이 없었다. 초안 메모 문서와 완성되지 않은 문서가 일부 미이관된 사실이 있었는데 문 의원은 이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비서실장 직책에 있었다고 해서 이를 책임질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 사건의 본질은 대화록 불법유출과 선거 악용인데 (검찰이)그에 대해서는 가시적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대화록 불법유출사건 수사를 소홀하면 정부와 여당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檢, 'NLL 대화록' 문재인 의원 9시간여 참고인 조사
한편 문 의원은 지난 6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9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광수)는 이날 오후 1시50분께 문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오후 11시25분까지 9시간30여 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문 의원은 "검찰이 보여준 자료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화록 초안에 대한 수정 보완지시가 있었고, 이에 따라 수정보완 보고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보완된 회의록이 보고된 이상 최초 보고된 대화록 이관되지 않는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문 의원을 상대로 남북정상회담 직후 생성된 회의록 완성본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고 봉하 이지원에만 남아있는 경위, 회의록 초본이 봉하이지원에서 삭제된 이유 등을 집중 조사했다.
또 문 의원이 회의록 미이관과 삭제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닌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이른바 '사초 실종'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8월16일 국가기록원을 압수수색한 이후 50여일 동안 분석작업에 착수, 국가기록원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다만 검찰은 이 과정에서 2008년 2월 청와대 e지원시스템을 복제·저장한 이른바 '봉하e지원'에서 회의록 수정본을 발견하고 삭제된 회의록 초본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남북정상회담에 직접 배석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 회의록 작성과 등록, 이관 등에 참여한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 김경수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 등 20여명을 상대로 미이관 경위 및 고의 삭제 여부 등을 조사했다.
참여정부 측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회의록 초안은 수정 지시로 인해 최종 결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초안은 이관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완성본이 이관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완성본을 보고할 당시 청와대 이지원은 국가기록원으로 이전하기 위한 초기화 작업 중이어서 결재가 필요없는 '메모보고'를 했다"며 "메모보고는 문서로 출력한 뒤 보고해야 국가기록원으로 이전된다는 공지가 있었지만 조 전 비서관이 실수로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참여정부 측 해명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화록 미이관은 그 경위에 상관없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 의원에 대한 조사결과를 검토한 뒤 처벌대상과 수위를 확정하고 조만간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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