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PF대출 부실화 '초긴장'

산업1 / 김덕헌 / 2007-06-18 00:00:00
12兆 PF대출 보유한 저축銀 연체율 15% 육박…당국, 자산건전성 강화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일까?
지난 13일 중견건설회사 (주)신일이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효자사업'으로 불릴 만큼 고수익을 얻어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려 온 저축은행의 경우 2003년 '소액신용대출 대란'에 이어 또 다시 'PF대출 대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업계는 저축은행의 PF대출의 경우 시공사인 건설사가 아니라 시행사를 대상으로 집행된 것이므로 건설회사의 유동성 악화가 PF대출의 부실화로 직접 연결되지 않으며, 또 해당 토지 등을 담보로 취득하고 있어 채권 확보에 문제가 없다며 애써 시중의 우려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관련 규제로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얼어 붙고 있어 지방 건설사 및 시행사의 추가 부도 가능성이 그 어느때 보다 높은 만큼 지방은행 및 저축은행 등의 'PF대출 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주)신일 대출 현황

(주)신일은 지난 12일 국민은행으로 돌아온 어음 25억원 등 총 37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된 이후 13일 농협중앙회 경기 수원 인계동지점에 들어온 어음 12억원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 됐다.

부도 원인은 대구광역시에서 벌인 6개 신규분양 사업장의 분양 부진으로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신일의 거래은행은 농협과 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 외환, 우리, 하나은행 등이다. 여신 규모는 수백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은행 88억원(당좌대출 50억원, 구매자금 38억원)대의 여신을 비롯해 하나은행 전북 익산 중앙지점에 75억원, 신한은행에 70억원, 농협에 당좌대출 50억원, 우리은행 48억원, 외환은행 수억원대 등 300억원대의 여신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주)신일 관련 부도금액이 보험 등 비은행권 600억원을 포함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신일이 금감원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단기 차입금은 590억원, 총부채는 1440억원이다.

이밖에도 (주)신일은 저축은행 및 캐피탈 등 제 2금융권으로 부터 1조원 규모의 연대보증 및 PF보증 채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제출한 (주)신일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일이 지난해 말 현재 건설사업과 관련해 타사에 제공한 연대보증 등 PF 보증채무 규모는 9742억7600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일반 여신 외에 PF 대출보증 형태로 (주)신일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 저축은행 등의 피해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 (주)신일이 최대주주인 신일하우징을 비롯해 특수관계자에게 제공한 PF보증은 모두 1022억원으로 신한은행 455억원, 동부캐피탈 117억원, 농협 외 450억원 등이다.

PF대출에 쏠려있는 저축은행

(주)신일에 대한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작은 20여곳의 2500억원 내외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 이다. 현재 시중에 나도는 지방 건설사 및 시행사들의 도미노 부도사태가 현실화 된다면 11조2660억원의 PF대출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의 경영부실은 불보 듯 자명하다.

또한 이번 (주)신일 부도 사태로 저축은행들이 기존 PF대출중 사업성이 약한 대출에 대해 경쟁적으로 회수에 나서게 되면 유동성이 약한 지방 건설업체의 경영난 심화로 결국 PF대출의 부실을 심화시키는 부메랑도 우려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PF대출에 대해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미 예견돼 왔다.
저축은행 전체 대출중 26.7%를 차지하고 있는 PF대출의 연체율이 작년 6월 5.8%에서 12월엔 10.3%로 급등했으며 최근엔 15%까지 치솓아 '위험 수위'에 다달았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PF 대출은 이자를 먼저 받기 때문에 대출 만기 이전에 사업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연체로 잡히지 않는다"며 "실제 연체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신일 외에도 지방 건설업체 자금사정이 매우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PF대출에 올인했던 일부 지방 저축은행에 '도미노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저축은행들은 이미 부동산PF 대출에 대해 추가로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고 신규 대출도 자제하는 등 위험관리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문제가 될 소지는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국, 금융권 PF대출 감독 강화

이처럼 부동산시장 위축에 따른 건설업체 부실화로 PF대출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자, 저축은행업계는 부실화 사업장에 대한 회생프로그램인 '부실 PF대출 워크아웃' 제도 시행을 서두르는가 하면 감독당국도 자산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저축은행의 연체 기간별 회수율을 반영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의 연체기간 기준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각 자산별 최종 회수율과 경험손실율, 연체전이율(Roll Rate) 등 실증자료 분석을 통해 저축은행의 경영실태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분류기준을 새롭게 마련할 방침이다.

대손충당금의 경우 은행과 마찬가지로 개정된 자산건전성 기준에 의한 최소 적립률과 해당 저축은행의 실제 경험손실율 중 보수적인 기준에 따라 적립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다만 수용 능력과 서민금융 위축을 감안해 자산규모가 1조원 이상이거나 2개 이상이 계열관계인 저축은행에 대해 내년 6월말부터 우선 적용키로 했다.

아울러 2005년 5월부터 지도사항으로 운영해 오던 PF대출에 대한 차등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감독규정에 반영키로 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자율 워크아웃 추진과 관련해 현재 약 40개 저축은행으로부터 참가 의사를 밝힌 협약서를 받는 데까지만 진행됐다"며 "협의회 구성, 실무규정 마련 등 세부 내용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신일이 (워크아웃 적용의) 첫 사례가 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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