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국내 제약바이오 내수부진, 수출로 돌파"

산업1 / 이명진 / 2017-05-25 15:49:20
특화된 원료의약품·차별화된 상품

[토요경제=이명진 기자] 내수시장 부진·높은 신약개발의 문턱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의약품 수출로 새 활로를 찾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원료의약품(신약·복제약 완제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원재의 총칭)이 수출 주력품목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완제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 시장 침투가 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이러한 특화된 원료의약품·차별화된 상품이 수출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장 제약사 중 올 1분기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업체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에스티팜(원료의약품 판매 자회사)이다.
에스티팜은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가 생산하는 C형간염 치료제 원료를 납품하는 회사다. 비록 길리어드사 C형 간염 치료제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에스티팜이 공급하는 원료(앱클루사) 등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며, 원료의약품 수출 규모는 견조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엔 올리고핵산치료제(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 혹은 이의 발현에 관여하는 유전자 기능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 효력을 나타내는 핵산으로 구성된 치료물질)에 들어가는 고마진의 원료 공급계약을 다국적 제약사들과 잇따라 체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2일에는 영국 제약사(미나 테라퓨틱스)와 113만달러(약12억6955만원) 규모의 올리고 원료 납품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478억원)의 87%는 수출액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불과 1년새 수익성이 2배 이상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스티팜과 함께 C형 간염치료제 원료의약품 수출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업체는 다름 아닌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 역시 자회사인 유한화학으로부터 납품받은 C형간염·에이즈·항생제 등의 원료를 다국적 제약사(길리어드사·로슈·화이자 등)에 공급한다. 유한양행에서 생산하는 원료는 하보니(C형간염 고정용량복합제)·앱클루사(C형간염 범유전자형 신약)의 주원료로 사용되는데 하보니는 신흥시장에서, 앱클루사는 유럽에서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는 화성 2공장을 신축하는 등 생산시설 확대로, 원료의약품 수출 비중 21%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 계열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종근당홀딩스의 원료의약품 자회사 종근당바이오(발효)·경보제약(합성) 역시 내수보다는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종근당바이오는 선택·집중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효·합성·생명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적 연구개발에 매진해 왔다.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 내에 위치한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에서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으며, 주요 제품은 항생제·내성저해제·당뇨병치료제 등이다.
경보제약 역시 항생제·흡입마취액·소화기관용제 등 50여종이 넘는 원료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그 중 리피토(고지혈증칠제)의 원료인 아트로바스타틴 생산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두 회사 모두 전체 매출액 가운데 직·간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0억원)83%·(453억원)47%에 달하고 있어 해외 수출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녹십자는 수년간 중남미 시장을 공략해 성공적 수출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주력 품목인 혈액·백신제제 부문이 해외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독감백신 부문은 두드러진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이다. 녹십자의 독감백신은 해외 진출 6년 만에 중남미 독감백신 입찰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독감백신 수출 증가에 힘입어 녹십자는 향후 선진 시장 진출 등을 목표로 다변화 전략을 꾀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2020 비전(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선다)’을 앞세운 대웅제약 역시 해외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대웅은 미국·일본·중국·인도 등을 포함 총 8개국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그 중 인도네시아를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삼아 자카르타 지사에 이어 현지 최초 바이오의약품 공장(대웅 인피온)을 설립해 연구개발, 생산·마케팅까지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현지 생산 첫 바이오의약품(에포디온)의 품목허가를 획득, 올 1월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내년엔 주름개선제 보툴리눔톡신(나보타)이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 나보타는 마지막 임상3상을 완료,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가 출시되면 8000억원 가까이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셀트리온은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트룩시마(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트룩시마는 올 2분기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판매가 본격 시작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램시마(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 대한 미국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램시마는 글로벌 의약품 판매 4위 품목인 레미케이드(한국 얀센의 전문 의약품)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복제약)로 아직 경쟁 제품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 내 파트너사가 화이자(글로벌 2위, 다국적 제약사)라는 점에서 유통망 활용 또한 기대되는 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렌플렉시스(바이오시밀러)의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렌플렉시스는 미국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다섯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최근까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한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단 2곳에 불과하다. 미국 판매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업계의 글로벌 전략은 곧 보건산업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진다”며 “다국적사와 파트너쉽·바이오시밀러 출시 등으로 해외 수출확대 기회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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