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리스크 대비 신종 연금상품 '봇물'

산업1 / 송현섭 / 2015-02-06 17:49:09
2%대 고정금리 주택대출·고령 거치연금도 출시예정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우리나라가 평균수명 80년이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별다른 노후대책이 없이 실버푸어(Silver Poor)를 양산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고령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령화 리스크를 대비한 새 연금상품 개발 및 판매를 허용해 초고령화에 따른 사회복지 대책과 안전망을 재구축하기로 했다. 당장 보험업계가 오는 3월부터 출시하는 신종 개인연금 상품들이 고령층을 수혜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 <편집자 주>


우리사회가 급변해 세대별 취약계층을 수혜대상으로 하는 특화 금융상품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실버푸어(Silver Poor) ▲하우스푸어(House Poor) ▲스튜던트푸어(Student Poor) 등 연령대별 3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개인연금 및 고정금리 대출 등 신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작년 9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퓨처라이프포럼 고령화 시대 건강 및 소득 보장을 위한 공·사 파트너쉽 구축' 6차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는 3월부터 본격 시판되는 세대별 금융상품에는 2%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학생대상 저리 학자금 대출, 고령층 대상 신종 개인연금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같은 금융권 트렌드는 그동안 세대별 취약계층을 양산해온 문제점을 파악해 금융소비자들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반영한 것으로, 공적연금의 또 다른 사회 안전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2015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는 금융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펼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서민·취약계층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올해 업무계획을 수립,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낮은 신용등급으로 고금리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 경감차원에서 저금리 대출로의 전환 유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며, 3대 금융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신상품들은 오는 3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 수수료 없는 고정 저리상품 주목


우선 기존 CD(양도성예금증서) 가격변동에 따른 단기 변동금리가 적용돼온 주택담보대출은 올 3월부터 연 2%대 장기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기존 대출자들은 취급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장기 저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데, 중도상환 수수료는 없지만 거래은행을 바꿀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대출상품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되는데 연 2.9% 금리수준으로 기존 대출액 중 70%를 분할 상환하고, 나머지 30%는 만기가 도래하면 일시 상환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대출상품은 연 2.8% 금리수준에 모든 대출금에 대해 분할상환이 적용되는 것이 있는데 대출자는 자신의 자금사정을 감안해 선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국내 주택담보대출이 일정기간 이자만 납부하고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변동금리 대출이 많다"면서 "당국차원에서 가계부채의 부실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를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 역시 "기존 변동금리 방식이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연 3.5%"라며 "이번 출시되는 대출상품은 기존대비 0.6∼0.7%P 금리를 낮게 설정했다"고 언급했다.


만약 기존 변동금리 유지를 전제로 이자부담 경감액은 20년간 2억원을 대출받게 되면 연 3.5% 수준에서는 총 2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부담해야 하지만, 대출 전환시 1억4000만원으로 이자부담이 총액기준 6000만원이 줄어들게 된다.


한편 금융위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42조원 중 20조원을 우선 대출전환 유도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만일 신청자가 예상보다 많아질 경우 관련자금을 공급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 한도를 확대해 추가 전환을 해준다는 계획이다.


◇ 고령 리스크 예방 '신종연금' 출시예정


또한 올 하반기에는 각 보험사에서 80세부터 사망까지 연금 수령이 가능한 '고연령 거치연금'이 출시된다. 이는 해당상품 계약자가 55세 전까지 일시납 또는 적립식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면 보험사가 자금을 운용해 80세부터 연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종전 개인연금 상품은 통상적으로 80세까지 보장하고 있는데 평균수명이 이미 80세를 넘어선 현재 수요층의 니즈를 감안해 설계된 것으로 주목된다. 적립식 보험료는 월 10만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모두 2000만원 가량 보험료를 납부하면 80세부터 40만원 정도의 연금을 매월 수령할 수 있으며, 84세를 넘어 생존시 납입 보험료이상 혜택이 제공될 수 있다.


다만 연금수령 개시시점 전에 사망할 경우 납입보험료 원금과 비교해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만큼 계약시 손익관계를 꼼꼼히 체크해본 뒤에 가입해야 한다. 아울러 주택연금과 함께 노후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가능한 패키지 보험상품이 빠르면 오는 4월 선을 보인다.


이 상품은 가입시 보험료를 제외하고 남은 연금이 통장으로 입금되는데, 참고로 노후실손보험 보험료는 대략 매월 3만∼5만원 정도다. 또한 노후 5대 중증질환에 걸린 계약자에게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 출시되며, 장기 간병연금 지급대상 역시 기존 1∼2등급에서 5등급까지 요양지원 혜택을 확대키로 하는 등 고령층 대상 특화상품이 보급될 예정이다.


◇ 사회안전망 재구축…보험산업 역할 커져


따라서 취약계층을 비롯한 사회 안전망 재구축에서 보험산업의 역할과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 최근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강성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고령화, 보험산업의 새로운 기회 - 고령화사회의 사회안전망 기능이 시대적 소명과 고령화시대 보험산업의 대응과 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이를 구체화했다.


강 연구위원은 우선 65세이상 노인층이 2000년 7.2%로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9년에는 노인층이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 2026년이면 20%에 달해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물론 국민연금이나 장기요양보험,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고령층 대상 노인복지제도와 장애인·편부모 등 취약계층 대상 복지제도가 도입·확대됐으나 정부의 재정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경고가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보건복지부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 사회복지 지출수준이 2009년 GDP대비 9.6%에서 2040년 22.6%, 2060년 29% 등으로 급증해 현행 복지체계를 유지해도 현 OECD 평균인 22.1%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이 작년 보험연구원은 국내 핵심 생산요소들의 성장동력이 줄어 잠재성장률이 현재 3%대에서 2030년이후 1%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결국 정부의 복지재정 여력이 한계에 직면해있고 낮은 경제성장으로 더이상 공공복지만으로 사회안전망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그동안 공적영역이 해야 하는 역할로만 여겨졌던 사회안전망 재구축에 보험산업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시대적 소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 英 연금크레딧·獨 리스터연금 등 주목


강 연구위원은 "고령화 문제는 이미 복지 선진국들에서 경험한 바 있다"며 "1980년대 전후로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재정불안을 극복키 위해 복지제도 개혁을 단행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OECD 주요 16개국이 공적연금 개혁을 통해 소득대체율인 급여수준을 종전 67%에서 56%대로 낮췄다는 점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일련의 개혁을 통해 취약계층 보호강화와 함께 사적분야의 역할을 강화했는데, 저소득 노인층에 기초소득 보장제도를 도입하거나 보완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연금 크레딧제도이 기초소득 보장장치이고, 사적연금에 대한 보조금 지원과 세제혜택을 통해 사적연금의 역할을 확대 사례로는 독일의 리스터 연금제도가 손꼽힌다.


▲ 금융권이 올 3월부터 '하우스푸어' 등 취약계층 금융지원을 위한 계층별 금융상품 출시에 나선다. 특히 금융당국이 하우스푸어를 대상으로 대출전환을 유도하고 있는 연리 2%대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주목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잠실 아파트단지 자료사진.


따라서 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머지 않은 장래에 선도적으로 고령화 위기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선진국 경험을 단순 답습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여기에 보험산업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며 "보험산업이 리드해 고령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적연금 강화차원 英 NEST연금 고려해야


특히 강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사적연금 역할을 강화해야 하며 소비자 기호에 맞춰 연금상품을 다양화하고 차별화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퇴직금과 퇴직연금 등으로 2원화된 퇴직급여를 퇴직연금으로 단일화하고 가입을 의무화해야 하며 사적연금 세액공제 확대와 보조금 지급 등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건강복지에서 총의료비 관리를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질병예방과 비급여 관리, 의료정보 제공 등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보고서는 국민연금의 지속적인 급여수준 축소로 소득대체율이 2028년이후 40%로 떨어질 것이라며 2012년부터 시행중인 영국의 NEST연금제도가 국내 사적연금 강화차원의 정책적 선례가 되고 있다고 주지시켰다.


참고로 NEST연금은 사적연금 가입 활성화를 위해 자동가입 및 개인계좌제를 도입해 적격 기업연금 미가입 근로자가 22세부터 연금수령 개시연령까지 모두 가입할 수 있고, 탈퇴 역시 가능하며 기여율은 ▲근로자 4% ▲사용자 3% ▲정부 1% 등으로 정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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