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한銀 특별검사 돌입…‘삼진아웃’ 영업정지 위기

산업1 / 홍성민 / 2013-10-28 14:32:25
‘야당의원부터 금융위원장까지’ 개인신상 불법조회 의혹 파문

‘불법사찰·봐주기검사’ 논란 속 진위 관심집중
조회의혹 사실로 밝혀지면 가중처벌 불가피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신한은행이 야당 중진의원과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정보를 불법 조회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지난 22일 신한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에 나선 가운데 업계는 신한은행의 ‘정치인 불법 사찰’과 ‘금감원의 봐주기 검사’ 등의 사실관계를 놓고 진위 파악 작업은 물론 감독당국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2010년 11월 신한사태 당시 라응찬 전 회장의 차명계좌 개설과 지난해 7월 동아건설 자금 횡령 사건에 연루되면서 두 번의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어, 불법 조회가 사실로 밝혀지면 금감원의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영업 정지나 영업점 폐쇄, 영업점 영업 일부 정지 등의 가중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한,정관계 인사 정보 불법조회…‘금융사찰’ ‘봐주기 검사’ 논란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 신한은행에 검사역을 파견해 계좌관리 실태와 조회 절차 등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특별 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의 이번 특별 검사는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신한은행이 야당 중진의원을 포함한 정관계 인사들의 고객정보를 불법조회했다”는 주장에 따른 후속조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조회 문건에 따르면 신한은행 경영감사부와 검사부 직원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매달 20만여 건의 고객정보를 조회했다.

조회 명단에는 박지원, 박병석, 박영선, 정동영, 정세균 등 민주당 중진의원들과 18대 국회 정무위, 법사위 소속 의원(대부분 야당), 고위 관료,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그의 친인척, 신한은행과 오랜 거래관계를 유지해 온 기업 대표와 임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김용환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현 수출입은행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김종빈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경제관료들의 이름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김기식 의원은 감사위원회의 승인 절차와 고객 본인의 동의 없이 조회가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김 의원은 “상거래 유지를 목적으로 한 영업부서의 고객정보조회가 아니라 경영감사부와 검사부에서 이뤄진 것이다. 사실 경영감사부와 검사부는 ‘내부감사’ 목적의 임직원 정보 조회를 법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이번 문건에서는 적법한 절차 없이 무차별적으로 외부 인사들의 고객정보까지 조회한 것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자체 조사 결과 불법 조회 대상자로 거론된 정관계 인사들 대부분이 동명이인이었으며 조회는 상시감시 차원에서 이뤄진 정당한 절차였다고 지난 18일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측 역시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니 불법 조회 명단에 포함된 ‘박지원’은 생년월일이 달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아니고 ‘김용환’ 역시 수출입은행장이 아닌 동명이인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금감원의 신한은행 ‘봐주기 검사’도 논란이 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신한은행 종합검사에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이름이 경영감사부와 검사부의 고객정보 조회내역에 반복적으로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12년 7월 첫 번째 검사에서 2009년 10월 2일부터 동년 12월 2일 기간 중 58명의 신한은행 직원이 5천306회 부당조회 한 사실을 지적했으며, 15명을 문책했다. 지난 7월 두 번째 검사에서는 2010년 7월 27일부터 2012년 3월 26일 기간 중 76명이 1천621건의 부당조회가 있었으며, 24명을 문책했다.

이때 금감원은 두 번째 종합검사 당시 신한은행에 2010년 4월1일부터 9월24까지의 전체 조회기록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개인적인 목적으로 친족 및 지인 등의 개인 신용정보 부당조회(2012.7/2013.7 제재결과), 2012년 7월27일~10월13일 기간 중 검사부서 직원들의 부당조회(2013.7 제재결과) 만을 지적했다.

이는 결국 금감원이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사실상 ‘불법사찰’이 이뤄지던 기간(2010년 4~9월)을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살폈지만 부당 조회 여부와 조회 대상자가 정관계 인사로 까지 뻗쳐 있었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금감원 측은 당시 검사 목적은 불법 조회 여부 자체였지 조회 대상자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삼진 아웃’ 위기 놓인 신한, 영업정지 등 가중처벌 불가피할 듯

이번 검사에서 신한은행의 불법 조회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향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신한은행이 불법 조회를 한 시점이 박지원 원내대표를 필두로 민주당 의원들이 ‘영포라인’에 의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50억 비자금 의혹’ 무마 배경 등을 문제 삼았던 때인 데다 라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권력 다툼이 법정 공방으로 확대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에 신한은행이 라 전 회장을 비판하거나 신 전 사장과 가까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고객정보 조회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던 시점은 이명박 정권의 비선 조직인 영포라인의 라응찬 전 회장 비호 논란이 제기된 때와 일치한다. 금융당국이 검사하고도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면 ‘부실 검사’ 했다는 것이고, 만약 알고도 묵과했다면 검사 자체가 정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금감원의 신속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조회 대상자에 포함된 박지원 의원은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신한은행에서 또 하나의 민간사찰이 이뤄졌다”며 “은행에서 자기들 회장을 야당에서 문제점을 제기한다고 해서 불법적으로 자기들 은행정보를 사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의 중징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의 특별검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는 신한은행이 ‘삼진 아웃’ 위기에 빠졌다며 가중처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3년 안에 ‘기관경고’를 3회 이상 받은 은행에 대해 영업 및 업무 일부 정지 혹은 영업점 폐쇄 등의 중징계 조처를 내려야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010년 11월 신한사태 당시 라 전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지난해 7월 동아건설 자금 횡령 사건 연루로 이미 두 차례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이번 특별감사에서 ‘기관경고’가 이어질 경우 이른바 삼진아웃으로 신한은행은 영업정지 등의 조처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 조회’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현장검사”라며 “문제가 적발되면 신한은행에 중징계를 내리고 핵심 책임자를 형사 고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 측은 “현재 금감원 특별검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모든 사안들은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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