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한돌'로 주목받는 AI 개발에 화력 집중

산업 / 최봉석 / 2019-12-19 18:02:08
NHN,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AI 연구에 푹 빠지다...인공지능 분야 선구자 될지 주목
게임 속 AI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 때문이다. 업계 뿐 아니라 대중은 AI가 '인간 최고수'를 상대해 승리를 거둔 것과 관련해 게임 분야 속 AI 기술이 얼마나 고속 성장하고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제공=NHN)
게임 속 AI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 때문이다. 업계 뿐 아니라 대중은 AI가 '인간 최고수'를 상대해 승리를 거둔 것과 관련해 게임 분야 속 AI 기술이 얼마나 고속 성장하고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제공=NHN)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신작 흥행 실패,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 등재, 중국 판호 미발급 장기화 등 올 한해 다양한 악재를 접한 게임업계가 게임산업의 번영을 위해 AI(인공지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지털 혁신의 촉매제로 불리는 AI는 비단 게임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AI 솔루션 가운데 유저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을 게임 서비스에 쉽게 접목시킬 수 있도록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나아가 AI 기술이 활성화 될 경우 게임 개발, 기획, 프로그래밍 등 관련 프로세스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업계는 AI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I가 며칠 전부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 때문으로 읽힌다. 업계 뿐 아니라 대중은 AI가 '인간 최고수'를 상대해 승리를 거둔 것과 관련해 게임 분야 속 AI 기술이 얼마나 고속 성장하고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게임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대상은 NHN의 바둑 AI 프로그램 '한돌(HanDol)'이다. NHN은 네이버의 게임사업 부문이 독립 분사해 2013년 8월 출범했다.


이세돌은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NHN의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2국에서 '호선(互先)'으로 대결을 펼쳤으나 122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날 이세돌은 여기저기 상대 약점을 찔러보며 인공지능을 상대로 특유의 '흔들기'를 펼쳤지만 AI의 철벽 방어를 결국 뚫지 못했다. 인공지능이 오히려 차분하게 게임을 리드한 셈이다.


'한국판 알파고'로 불리는 한돌은 NHN이 알파고를 계기로 개발했다. 자체 설립한 AI 연구조직에서 탄생했다. 이날까지 이세돌 9단과 두 번 겨룬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다. 올해 1월 신민준· 이동훈·김지석·박정환·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기록했고, 8월에는 세계 AI 바둑대회인 '2019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AI) 바둑대회'에 첫 출전, 3위 수상의 쾌거를 이룬 바 있다.


한돌은 NHN이 지난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했다. 다양한 대국 데이터를 학습하며 꾸준히 기력을 발전시킨 결과, 현재는 국내외 프로기사의 실력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N의 이번 도전은 단순한 게임 영토를 넘보고 있는 수준을 넘어 'AI 제국을 꿈꾸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으로까지 조심스럽게 이어진다. 실제로 이 회사는 AI를 자사가 개발 중인 게임 전반에 접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NHN은 현재 클라우드·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 11월 27일 삼성동에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NHN 포워드(FORWARD) 2019' 컨퍼런스에서 "IT 기술로 촘촘하게 만들어진 일상의 다음 단계가 무엇이 될까라는 고민의 답을 AI에서 찾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NHN은 인공지능(AI)에서 새로운 비전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NHN의 고속 성장이 향후에도 지속되기 위해 AI에 화력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다. NHN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경쟁 게임사인 이른바 '빅3'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AI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실제로 국내 게임업계 빅3는 올해 들어 AI에 대한 기술연구 사례를 발표하거나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하는 등 AI가 향후 게임분야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넥슨은 지난 2017년부터 '인텔리전스 랩스'를 설립해 AI 분야 연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연구하는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 랩스는 유저 데이터 분석, 욕설 탐지 기능, 시선 추적 등을 연구 중이며 실제 적용을 위해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인력을 현 200여명에서 향후 300여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텔리전스 랩스에서는 게임분석 플랫폼인 '넥슨 애널리틱스'도 개발했다. 이 플랫폼에선 불법 게임 프로그램, 게임 속 불량 유저를 적발할 수 있다.


사실 AI 분야에 가장 먼저 뛰어든 업체는 엔씨소프트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관련 업계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자체 AI 연구조직을 꾸렸다.


엔씨웨스트 대표이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의 부인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CSO)은 사내 AI 조직을 처음 만든 인물로 현재는 미국 스탠포드대학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엔씨는 8년 전부터 AI를 차세대 핵심기술로 선정하고 윤 사장의 지휘 아래 AI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관련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다. 현재 대표 직속 조직으로 게임AI와 스피치, 비전AI를 연구하는 AI센터와 언어 AI, 지식 AI를 연구하는 자연어처리(NLP)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원만 현재 150명에 육박한다. 자체 기술력을 성장시킴과 동시에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의 AI 기업 인수를 위한 주사위도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는 AI 기술을 통해 더 진일보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테면 이 회사의 최고 야심작인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했는데 여기에도 AI가 한 몫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의 AI 기술을 보스몬스터에 접목한 것인데 그간 MMORPG의 보스몬스터는 특정 패턴을 반복하는 방식이었지만, 리니지2M의 보스몬스터는 AI기술과 특정 패턴을 조합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사격 속에서 AI 분야 전문 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우수한 인재라면 지속적으로 채용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넷마블도 2014년부터 AI가 게임업계의 '미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인공지능의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AI 기술 개발 전담조직인 '넷마블 AI센터'를 신설,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AI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AI 연구센터인 'NARC(Netmarble AI Revolution Center)'를 통해 65건에 달하는 AI 관련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실적으로 절박감을 느꼈던 넷마블은 아예 한발 더 나아가 게임 AI 시대를 열겠다는 슬로건 '넷마블 3.0'을 내걸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웅진코웨이를 인수해 실물 구독경제 사업 확대를 노리는 것도 AI와 한 배를 타고 있다. 넷마블은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웅진코웨이의 렌털 제품에 접목해 교체 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자동 주문, 배송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도 AI 전문 연구소를 설립에 나선다. AI 기술이 사실상 일반 산업 분야에서 '레드오션'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분야가 향후 AI 기술이 사업적으로 발현되기 가장 좋은 분야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현재 관련 분야 연구를 위한 새로운 조직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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