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허브 국가로 거듭난다”

산업 / 전성운 / 2012-05-04 19:18:19
한-중 FTA 협상 ‘전격개시’
▲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좌)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우)은 지난 2일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한-중 FTA는 큰 틀에서 민감품목 보호를 위해 2단계로 협상을 진행한다. 우선 상품과 서비스, 투자분야의 분야별 협상지침을 협상하고 그 후에 합의된 협상지침에 기초해 전면 협상을 진행한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 민감한 상품분야의 협상지침은 일반품목군과 민감품목군을 나눠 진행한다. 관심사였던 서비스 분야는 세계무역기구(WTO)협정보다 자유화의 수준을 높였고, 투자분야는 한국과 중국이 이미 체결한 다른 투자협정을 고려해 투자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정했다.


정부는 협상개시에 앞서 바로 직전까지 중국과 차관보급 최고 실무자 접촉을 가졌다. 한-중 FTA가 양국 모두에게 몹시 민감한 영역이란 점을 고려해 차관보급 최고실무자들은 접촉에서 양측이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기 껄끄러운 것들과 시급히 협의해야 할 내용들을 분리, 순차적인 협상 시점을 잡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교섭본부는 “정부는 한-중 FTA 협상을 통해 상품, 서비스투자, 규범 및 비관세장벽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 국익을 추구 하겠다”며 “협상 진행 과정에서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우리 입장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정부 “전 세계의 70%가 경제영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유로존 위기에 따른 불투명한 국제 경제 환경의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양국의 이해가 맞물린 결과다.


당초 정부는 한미 FTA 발효 후 ‘글로벌 허브 국가’를 위한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중 FTA 추진 가능성에 대해 차기 정부로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었다. 다만 정부는 “한-중 FTA를 차기 정부가 담당하더라도 기본적인 환경만은 만들어 놓는 것이 국익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이번 ‘협상 개시’가 급작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FTA를 체결하지 않을 경우 최근 중국의 수출 둔화에 따른 대중국무역의 감소 추세와 대만에 대한 우리 제조업의 상대적인 경쟁력 저하현상에 대응하기가 곤란하다는 일각의 분석도 FTA 추진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미국에 이어 세계2위의 경제대국이자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과의 FTA가 한-미 FTA, 한-유럽연합(EU) FTA 못지않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EU, 중국간의 무역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상당하다.


기획재정부는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우리는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라며 “경제 영토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로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미국·EU 국가 등의 대 중국 진출을 위한 투자확대, 중국의 미국·EU 진출을 위한 투자 확대 등의 FTA 허브 효과가 구체화될 전망”이라고도 기대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도 “한-중 FTA 체결로 중국 내수시장 선점을 통해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했다”며 “중국 내에 있는 우리 기업과 국민의 이익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日 “우리만 외톨이 됐다”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상(FTA) 공식 협상 개시 소식에 일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와 이미 FTA를 발효한 우리나라가 중국과도 FTA를 먼저 타결할 경우 세계 무역 시장에서의 우위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日교도통신은 지난 2일 한·중 FTA 협상 개시를 타전하면서 “한-중 FTA가 타결되면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무역 경쟁에서 한국과 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도 “한국은 일본을 추월하고 중국은 미국에 맞서 아시아 자유무역권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 맞아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협상 개시 선언을 전하면서 “한·중·일 3국 FTA를 추진해온 일본만 외톨이가 됐다”며 “한국은 비관세 장벽 철폐 등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가 그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은 각종 산업별 비관세장벽에 대한 이견으로 2004년 FTA 협상을 중단한 상황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일 “일본과의 FTA는 2004년 협상했다가 중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다시 할 때 재 중지되는 상황이 되서는 안 된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중·일 간 수직계열화한 산업구조, 위안부·교과서 왜곡·독도 영유권 주장 등 정치적 요인들이 모두 협상 재개의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일본과의 FTA가 재개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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