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에 주식 및 선물 등 거래 수수료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거래소 및 한국예탁결제원은 내달 2일부터 주식 및 선물 거래 수수료, 증권회사 수수료 등을 20%씩 일괄인하키로 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증권 유관기관들의 수수료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에게 실제로 돌아가는 혜택은 크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더 이상 수수료를 낮추기 어렵다고 밝히는 등 여의도 증권가들이 ‘수수료 인하’에 신중한 모습이다.

◇ 증권거래 수수료 20% 인하…세계 최저
증권 유관기관들의 증권거래 관련 수수료 인하에 이어 일부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면서 이 같은 ‘수수료 인하’ 바람이 확산될 지 주목받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 및 한국예탁결제원에게 주식 및 선물 거래 수수료, 증권회사 수수료 등을 20%씩 일괄 인하토록 했다. 또 증권사들에게 자율적으로 위탁수수료를 내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거래소가 취득하는 주식거래 수수료율은 현재 0.2845bp에서 0.2276bp로 20% 낮아진다. 선물거래수수료율은 0.0263bp에서 0.021bp로 20% 인하된다. 거래소는 다만 장내옵션·ELW(주식워런트증권)·FX마진(외환차액거래) 등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이번 수수료 인하대상에서 제외했다. 예탁원의 경우 증권회사수수료율은 현재 0.1333bp에서 0.1066bp로, 선물대용증권관리수수료율은 0.022bp에서 0.0176bp로 각각 20% 인하키로 했다.
거래소 및 예탁원에 따르면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매년 597억원(거래소 423억원, 예탁결제원 174억원)의 수수료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 유관기관들의 이번 조치는 앞서 감사원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한국거래소와 예탁원이 증권 거래수수료로 증권사의 5배에 달하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증권시장 운영 및 감독실태’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에 거래소와 결제원의 최저보장 영업이익률을 정하고 과도한 수수료 징수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 한화ㆍ대우ㆍKTB투자증권 적극 참여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수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은 한화증권. 한화증권은 주식의 경우 기존 0.002845%에서 0.002276%로, 선물 거래는 기존 0.000263%에서 0.00021%로 인하키로 했다. 대우증권도 주식거래 수수료의 0.0008361%, 주가지수선물 거래의 경우 0.0000526%, 주식선물은 0.0003284%씩 내리기로 했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는 KTB투자증권이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기존 0.011%에서 0.010%로 인하한다고 밝혔으며 지난 2일부터 실행했다. 수수료 인하 폭은 주식거래 수수료의 0.0008361%, 주가지수선물 거래의 경우 0.0000526%, 주식선물은 0.0003284%이다.
KDB대우증권의 이번 수수료 인하는 증권 유관기관의 수수료 인하에 따라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KDB대우증권 PB마케팅부 송석준 이사는 “유관기관 수수료 인하 혜택을 고객들에게 돌려 드리고자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며 “이번 조치로 고객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 방침에 동참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인하 시기, 인하폭 등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가 정부 정책이라면 큰 틀에서 동의하고, 동참하기로 했다”면서도 “구제적인 수치는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관계자 역시 “수수료 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수수료를 내릴 것이지만 인하 시기, 인하폭 등은 결정이 안 됐다”고 말했다. 또 현대증권 관계자는 “ 수수료 인하를 구체적으로 검토 중에 있으며 시기와 전산문제 등 해결해야 될 부문이 있다”고 밝혔다. SK증권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를 고려 중”이라며 “(수수료 인하와 관련된 사항은) 증권사 자율이기 때문에 (인하) 비율 등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 및 온라인 증권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증권사들의 경우 이미 ‘출혈경쟁’으로 수수료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수수료를 인하하는 업계 분위기는 알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현재 한 투자자가 1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을 때 전체 거래수수료는 평균 1만50원이다. 1만50원은 증권사(9506원), 거래소(329원), 예탁원(133원), 금융투자협회(82원)에 각각 분배된다. 이번 수수료 인하 조치로 거래소에 취득하는 수수료가 57원, 예탁원이 27원 각각 줄어들어 실제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수료 인하 혜택은 84원에 불과하다.
이에 금융위는 증권사들에게 자율적으로 위탁수수료를 내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진웅섭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수수료 인하가 투자자들의 비용부담 경감 차원에서 진행되는 만큼 증권사들도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 유관기관 수수료가 낮아지고 있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더 이상 수수료를 낮추기에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고 싶지만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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