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한 SK케미칼·애경 임직원 등 34명 기소…재수사 마무리

산업 / 김자혜 / 2019-09-24 11:25:18

2011년 인명 피해 발생 이후 8년만…"애초부터 부실 개발"
내부 정보 누설한 환경부 서기관, 기업과 유착 확인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가습기살균제 과실 사태를 재수사한 검찰이 7개월간 수사 끝에 SK케미칼, 애경산업 관계자 등 34명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 2011년 처음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지 무려 8년 만에 내려진 결론이라는 점에서 재수사가 마무리 됐지만 '부실 수사' 의혹은 계속 증폭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23일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홍지호(68) 전 대표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정부 내부 정보를 누설한 환경부 서기관 최모 씨 등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선 SK케미칼 홍 전 대표 등 4명, 애경산업 안용찬(60) 전 대표 등 5명, 필러물산 김모(57) 전 대표 등 2명, 이마트 전직 임원 2명, GS리테일 전 팀장 1명, 퓨엔코 전직 임원 2명 등 총 1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SK케미칼 전 임원 한모 씨 등은 지난 2002년 SK케미칼이 애경산업과 '홈크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가습기 메이트'는 옥시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이다.


이들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정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과실로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에 대한 흡입 독성 실험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데도 그렇지 않은 것.


이번 검찰 수사는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재개됐다.


검찰은 "1994년 최초 가습기살균에 개발 당시 자료인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 연구노트 등을 압수해 최초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부실하게 개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옥시가 만든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등의 원료물질로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공급한 SK케미칼 전 직원 최모 씨 등 4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SK케미칼 측은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가습기 살균제 관련 실험을 진행한 사실 등이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환경부 서기관 최씨는 환경부 내부 정보를 누설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양모씨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사건 조사를 무마해달라는 부탁으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주무 부처인 환경부 서기관이 내부 정보를 기업에 누설한 것이 드러나며 사회적 파문이 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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