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의 김형두 부장판사는 "가장 정치적인 이 사건을 가장 법적으로 진행하려 한다"며 '공판중심주의 신봉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법대로 판결하겠다"는 의지를 한 달 간의 집중심리 내내 밝혀왔다.
확실한 물증 없이 정황 증거만 있는 이번 재판의 핵심은, 무엇보다 한 전 총리에게 돈봉투를 건넸다고 주장하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 신빙성이다. 그러나 이번 재판의 첫 증인으로 나선 곽 전 사장은 '오락가락' 진술로 재판 자신의 진술 신빙성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듯 했다.
곽 전 사장은 5만달러가 든 돈 봉투 2개를 '한 전 총리에게 건네줬다'에서 '의자 위에 놓고 왔다'고 진술해 결국 검찰의 공소장을 바꿔놓기까지 했다.
하지만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줬다'는 점만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통상 뇌물 사건의 경우 뇌물을 받은 사람보다 뇌물을 준 사람의 진술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은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넨 방법만 더욱 구체화된 것일 뿐 돈을 건넸다는 점에서는 일관성이 있다"고 주장했고, 한 전 총리의 변호인은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맞섰다.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건넸다는 5만 달러의 출처도 분명하진 않다. 이 부분 역시 정황 증거만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이 사장직에서 퇴임할 때 이국동 당시 부산지사장에게 5만 달러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 했지만 예금 인출이나 환전 기록과 같은 확실한 물증을 제시하진 못했다.
이에 검찰은 "뇌물수수 사건의 경우 사용처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한편 9일 선고공판은 오후 2시 31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재판부는 이날 한 전 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건네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사장에 대한 선고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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