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진정 50%, '장애' 차별…'괴롭힘' 증가

산업 / 토요경제 / 2010-04-08 10:30:07
양모씨(29·여)는 서울 A홍보대행사에 최종 합격하고 첫 출근했다. 하지만 회사 대표는 양씨의 왼손 장애가 회사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당일 밤 전화로 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양씨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금지한 장애인차별금지법(장차법)을 위반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회사 대표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시각장애인 마모씨(30)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A연수원의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다. 며칠이 지난 뒤 강의 내용 중 일부가 교재로 대체됐다. 이에 마씨는 교재를 점자나 파일형태로 제공하지 않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A연수원이 제작한 교육용 디지털 콘텐츠가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아 교육·훈련의 이용과 관련해 장애인을 불리하게 대우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장차법 시행 이후 차별행위와 관련해 인권위에 접수된 진정은 총 2778건이며, 이 중 50%인 1390건이 장애를 이유로 한 진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이는 장차법 시행 이전까지 차별행위와 관련된 진정 중 장애사건이 14%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인권위 측은 전했다.

장애 관련 진정 1390건 중 재화·용역의 이용과 관련한 진정이 209건(15.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괴롭힘 195건(14.0%), 시설물 접근권 189건(13.6%), 이동·교통 176건(12.7%)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괴롭힘에 대한 진정은 장차법 시행 이후 급격히 증가한 반면, 이동·교통과 관련한 차별에 대한 진정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외에도 보험·금융 149건(10.7%), 고용 111건(8.0%), 교육 107건(7.7%) 등이 뒤를 이었다.

인권위는 2009년 장애 관련 진정 중 조사 대상은 417건이었고, 권리 구제된 사건은 225건(54.0%)이었다고 밝혔다. 225건 중 167건(74.2%)은 인권위 결정이 있기 전 피진정인의 자발적 수용 또는 합의 등을 통해 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 관계자는 "정신장애인, 지적·발달장애인의 경우 지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회적 편견 하에 주로 괴롭힘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권위는 장차법 시행 2주년을 맞아 보건복지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과 공동으로 서울과 광주, 부산, 대구 등에서 기념 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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