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슬혜, 다양한 색깔 가진 배우 되고파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10-04-05 10:22:14
오랜 무명생활 접고 영화 ‘폭풍전야’에서 주연 맡아

‘미쓰 홍당무’에서는 4차원 세상을 헤매는 ‘내숭 100단’ 교사, ‘과속 스캔들’에서는 차태현이 한 눈에 반해 버린 유치원 선생님. 조연이지만 독특한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황우슬혜(31)가 드디어 주연 자리를 꿰찼다. ‘피터팬의 공식’으로 도빌아시아영화제 작품상을 받은 조창호 감독의 ‘폭풍전야’(제작 오퍼스픽처스)에서 김남길과 슬픈 러브스토리를 연기하게 된 것.
“조연일 때와 비교해 책임감이 커졌죠. 예전에는 뒤에서 바라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앞에 서 있다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조연을 했을 때나 주연을 했을 때나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주·조연의 역할은 다르지만 어떤 역할을 맡든 항상 열심히 임해야죠.”
79년생. 적지 않은 나이인 황우슬혜는 늦깎이 신인으로 불린다. 그녀가 배우를 꿈꾼 것은 10년 전인 21살 때부터. 오디션을 볼 기회조차 없어 7년간을 무명으로 영화조연은 물론 연극, 뮤지컬 등 닥치는 대로 출연했다. 그리고 드디어 영화 ‘미쓰 홍당무’에 출연기회를 얻었다.
“연극이나 뮤지컬을 했을 때는 뭐가 뭔지 잘 모를 때였어요. 중간에 지쳐서 몇 달 동안 연기 연습을 안 한 적도 있죠. 지금은 연기가 무엇인지 많이 알아가는 상태에요. 20대에는 잘 되는 사람들을 보면 조바심이 났어요.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될 거라고 믿었죠.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오기 같은 게 생겨서 포기할 수가 없더라구요. 30대가 되니까 오히려 부담이 덜해지고 편안해졌어요. 나이를 먹으니 아는 것도 많아지고 나 자신을 컨트롤하기도 쉬워진 것 같아요.”
그동안 황우슬혜가 맡던 역이 밝고 경쾌한 4차원의 이미지였다면 이번 영화 ‘폭풍전야’에서는 사랑에 상처 입은 비련의 여인을 연기한다. 극중 그녀가 맡은 역은 외롭게 혼자서 까페를 운영하면서 살아가는 ‘미아’(황우슬혜)로 우연히 나타난 탈옥수 ‘수인’(김남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극중 ‘미아’는 사랑했던 남자 때문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감염된 인물.
“에이즈에 대한 자료도 찾아보고 감염자들의 일기 같은 것도 찾아서 봤어요. 한번은 남편에게 감염된 부인의 일기를 읽었는데, 결국 남편은 죽고 혼자서 그 병을 감내하는 모습에 눈물이 많이 났어요.”
황우슬혜는 자신의 첫 주연작의 시사회를 보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미진한 점들이 자꾸 보였다며 쑥스러워하는 그녀는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는 씩씩하게 대답한다.
“열렬히 사랑하는 작품을 찍었으니 로맨틱 코미디나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악역도 해보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레옹’에서 마틸다 역을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처럼 특별한 느낌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양한 색깔을 가진 배우, 예측할 수 없는 배우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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