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막전막후]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 조원태 회장 만났다...회동 놓고 양측 공방 격화

경제 / 최봉석 / 2020-03-17 16:47:25
권홍사 회장, “먼저 도와달라 해놓고 대화 몰래 녹음 악의적 편집”...“
한진칼 "명예회장 자리·부동산 공동개발도 요구"...진실게임 양상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사모펀드 KCGI와 함께 이른바 '3자 연합'을 구성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권홍사(76) 반도건설그룹 회장의 행보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권 회장은 조 전 부사장, 강성부 KCGI 사장 등과 함께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주주연합)'을 결성해 반(反) 조원태 진영에 서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사모펀드 KCGI와 함께 이른바 '3자 연합'을 구성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권홍사(76) 반도건설그룹 회장의 행보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권 회장은 조 전 부사장, 강성부 KCGI 사장 등과 함께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주주연합)'을 결성해 반(反) 조원태 진영에 서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사모펀드 KCGI와 함께 이른바 '3자 연합'을 구성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권홍사(76) 반도건설그룹 회장의 행보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권 회장은 조 전 부사장, 강성부 KCGI 사장 등과 함께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주주연합)'을 결성해 반(反) 조원태 진영에 서있다.


권홍사 회장이 지난해 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자신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에 선임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진칼 지분 매입은 단순투자'라는 그간의 주장과 180도 다른 접근법이기 때문에 '3자 연합'의 실체에 대한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또 권 회장의 이 같은 요구는 조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KCGI 측과 사전 교감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는 점에서 파문은 커질 전망이다. 만약 사전 교감 없이 단독으로 명예회장 선임을 요구했을 경우도 문제다. 당장 3자 연합 내부적으로 진흙탕 싸움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권홍사 회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반도건설은 "권홍사 회장이 조원태 회장을 만난 이유는 경영 참여를 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 회장의 아버지(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타개를 위로·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반박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권 회장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도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이 고문이 조 회장과 갈등이 있었던 때다.


하지만 한진그룹 측은 "권 회장의 요청에 따른 만남이며, 명예회장직을 비롯 명백한 경영참여 요구가 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을 놓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권홍사 회장, “먼저 도와달라 해놓고 대화 몰래 녹음 악의적 편집”...“대기업 총수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최근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의 가처분 소송 답변서를 통해 "권홍사 회장이 지난해 12월 조원태 회장을 직접 만나 자신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에 선임해달라"며 사실상 '경영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 답변서에 따르면 권 회장은 명예회장 선임과 함께 자신들이 요구하는 한진칼 등기임원과 공동감사 선임, 한진그룹 소유의 개발 가능한 국내외 주요 부동산의 개발 등을 조 회장에 제안했다.


실제로 반도건설은 당초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에서 '단순 투자'로 명기했으나 올해 1월 10일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꿔 공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회사의 법률 위반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8일 계열사인 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수십차례의 장내 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집해왔다. 현재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을 13.30%까지 끌어올렸으며, 지난주 지분을 추가로 더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 측은 '경영참여' 의혹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반도건설은 권홍사 회장의 한진그룹 명예회장직 요구와 관련 조원태 회장이 먼저 도움을 요구해 놓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언론에 흘린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도건설은 16일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은 지난해 고()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타개 이후, 조 회장이 도움을 요청하는 만남을 먼저 요구해 몇차례 만났다며 이 만남은 부친의 갑작스런 타개로 시름에 빠져있는 조 회장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회장은 만난 자리에서 도와달라는 여러 가지 제안을 먼저 했는데, 이에 대한 권 회장의 대답을 몰래 녹음하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언론 기사에 악용한 것이라며 조 회장 측은 전체 적인 내용과 취지를 왜곡하고 있으며, 전체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일부 내용만을 악의적으로 발췌해 언론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 권 회장은 배신감에 할말을 잃었으며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해 놓고, 몰래 대화 내용을 녹 음해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과연 대기업 총수가 할일 인지 묻고 싶다지난해 이뤄진 한진칼 투자는 반도건설 등 각 회사별로 단순투자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며, 조 원태 회장을 만난 시기의 지분율은 2~3%에 불과했기 때문에 명예회장 요청 등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 측은 역시 조원태 회장은 학력위조의 범죄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사람이어서 이런 비상식적인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같은 날 오후 8시께 반박문을 내고 반도건설 측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를 통해 반도건설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비판했다.


한진그룹은 먼저 당시 만남 배경과 관련해 "권홍사 회장의 요청에 따른 만남이며, 명예회장직을 비롯한 명백한 경영참여 요구가 있었다"고 했다. 그룹은 "조원태 회장은 권홍사 회장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남의 자리를 갖게 됐다"라며 "즉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했다는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고 했다.


한진그룹은 "권홍사 회장은 그 자리에서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후보자 추천을 해달라 ▲한진칼에 등기임원이나 감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 ▲부동산 개발권 등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해달라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한진그룹, 작심한 듯 '폭로'


또 반도건설 측이 조원태 회장을 만난 시기인 지난해 12월 10일 지분율이 2~3%에 불과했기 때문에 명예회장 요청 등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당시 반도건설 지분은 6.28%였다"며 "뻔한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6일 기준으로 반도건설 측은 6.28%이며, 이는 한진칼의 12월 6일자 공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당한 양의 지분(6.28%)를 보유하고 있는 권홍사 회장의 제안은,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제안이 아닌 협박에 가깝다"며 "여기에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전혀 일조한 바도 없으며, 오히려 불법적으로 '보유목적 허위 공시'를 한 당사자가 한진그룹 명예회장을 운운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반도건설의 허위공시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못 박았다. 회사 측은 "반도건설이 경영참가 목적을 숨기고 단순투자로 허위 공시한 것은 자본시장법에서 엄격히 규율하고 있는 시장질서를 교란해 자본시장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성토했다.


한편 반도건설은 앞서 이달 초 서울중앙지법에 지난해 주주명부 폐쇄 전 취득한 한진칼 주식 485만 2천주(8.20%)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을 포함한 '3자 연합'은 "한진칼 경영진이 주총 현장에서 기습적으로 감행할 수 있는 의결권 불인정 등 파행적 의사 진행을 예방하려는 방어적 법적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식 보유목적 등을 거짓으로 보고할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는 부분 중 위반 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게 돼 있는 까닭에 한진칼 측은 "반도건설의 의결권 행사가 법적 문제가 될 것을 예상한 주주연합이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라고 말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27일 주총 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 공시가 허위로 결론날 경우,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반도건설의 지분 8.20% 중 3.20%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어 '위태롭게' 저항하고 있는 3자 연합의 위상은 더욱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실제로 3자 연합이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을 통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을 기준으로 31.98%로, 허위 공시로 의결권이 제한되면 28.78%로 내려앉게 된다. 조 회장 측은 현재 36.5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권홍사 회장의 진짜 속내는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권홍 회장은 왜 조원태 회장을 만난 뒤 곧바로 조현아 전 부사장 측과 손을 잡았을까. 재계는 이중 행보 속에서 줄타기를 잘할수록 몸값이 치솟는 원리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재계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로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상속하는 방식, 즉 그룹 경영권 문제를 두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혈투는 시작됐다는 말이 끝없이 제기됐다.


선친인 고 조양호 전 한진 회장의 '밴 플리트' 상 대리 수상을 위해 지난해 뉴욕을 방문한 조원태 회장은 당시 사전예고 없이 일부 특파원을 불러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선친이) 지난해 12월 제게 이메일을 보내 앞으로 대한항공은 제가, 나머지 계열사는 대표이사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셨다"며 본인이 경영권을 갖는 게 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遺訓)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곧바로 법무대리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하여 왔고,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형성하고, 여기에 한진의 경영 승계 관건으로 2대 주주인 KCGI가 주목을 받으면서, 권 회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접근해 자신의 주가를 높이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한진그룹의 주장대로 조원태 회장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고, 이에 따라 권 회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 강성부 KCGI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는 게 합리적 추측이라고 재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한진칼, 3자 주주연합 자본시장법 위반에 금감원 조사 요청


이와 관련 한진칼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지분공시심사팀)에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이뤄진 3자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분을 요구하는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한진칼 관계자는 "반도건설과 KCGI의 이 같은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훼손시켜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며 "기업 운영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일반 주주들의 손해를 유발시키는 3자 주주연합의 위법 행위을 묵과할 수 없어 금융감독원에 엄중한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진칼이 지적한 3자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내용은 ▲허위공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경영권 투자 ▲임원·주요주주 규제 등이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금융감독원에 반도건설 측이 보유한 3.28%의 지분을 처분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KCGI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제한 및 업무정지·해임요구 처분, 시정명령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허위보고해 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을 위반했다"라며 "2020년 1월 10일 기준으로 반도건설 측이 보유한 지분 8.28% 중 5%를 초과한 3.28%에 대해서 '주식처분명령'을 내려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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