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5조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유통업계, 높은 몸값에 매각 '난항'

산업 / 김시우 / 2020-03-17 12:56:47
유통대기업 롯데, 신세계 거론...나스닥 상장 준비중인 쿠팡도 인수 후보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지난해부터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매각을 위해 국내의 한 투자은행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베이코리아 측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계속 돌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몸값 5조원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적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가 한국 법인 이베이코리아 보유 지분 100%를 전량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통해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베이는 매각가로 연 거래액 16조원에 0.3배수를 적용한 약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G9, 옥션 3개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의 점유율은 국내 시장의 12% 전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 중에서 흔치 않게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어도 몸집이 크다보니 한국 시장에서 매수자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높은 몸값에 비해 수익성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5년 801억원에서 2018년 486억원으로 약 40% 급감했다. 순매출 기준으로 2015년 약 1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4.9%로 떨어졌다. 경쟁 심화에 따른 판촉행사 강화에 따른 비용 확대가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높아 인수 자금을 댈 만한 곳이 많지 않다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5조 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감당할 수 있는 유통 대기업으로는 롯데, 신세계와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몸집을 불려햐하는 쿠팡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신세계, 롯데는 경영 악화로 자금 여력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롯데다. 롯데는 2017년 11번가 지분 매각, 2019년 티몬 매물이 나올 때도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 바 있다.


이달 중 7개 쇼핑 온라인 채널을 합친 통합 쇼핑몰 롯데온(ON) 공식 론칭을 앞두고 있는 롯데그룹은 이커머스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합병(M&A)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매입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을 세운 초기부터 오픈마켓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지만 이베이 매수는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롯데는 외부 이커머스 인수보다는 자사 플랫폼을 집중 육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과 함께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신세계그룹 또한 온라인몰 SSG닷컴의 영업손실이 늘어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기업 상황이 좋지 않아 5조 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나스닥 상장이 어렵지만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30%까지 높아져 이익 창출은 물론,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5조원에서 최고 8조원에 달하는 높은 몸값과 떨어지는 수익률뿐만 아니라 현재 신선식품 경쟁력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점이 매각이 쉽지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쿠팡, 쓱닷컴 등은 직매입을 하거나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투자를 통해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온라인 시장에 침투하고 있지만 이베이코리아처럼 온라인 시장에서 단순 중개 형태의 사업의 경쟁력은 갈수록 약해지는 추세다. G마켓과 옥션은 마켓플레이스, 또는 오픈마켓으로 불린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고, 중간에서 판매 수수료를 받는 것이 사업모델이다.


결국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센터, 풀필먼트 서비스, 신선식품 온라인물류 센터 등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셈이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수익성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마진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매각설에 대해 “아직 본사에서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며 “구체적인 공지가 내려오면 매각과 관련한 공식적인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이베이 본사가 보여준 행보를 감안할 때 매각 가능성이 단순한 ‘설’이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사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면서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또한 현재 미국 이베이 본사는 대대적인 구조 조정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물산 등의 지배 구조에 깊게 관여하며 잘 알려진 바 있는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이베이 지분을 보유하기 시작하면서 경영진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 그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것도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부 투자를 유치한 후 매각을 노리는 이커머스 기업은 많은데 인수 가능한 기업은 한정돼 있어 거래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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