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서명 없는 계약도 보험금 지급

산업 / 조강희 / 2010-04-05 09:39:27
금감원, '자필확인서', '보험보장확인서'로 가능

자필 서명 없는 보험 계약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자필확인서’와 ‘보험보장확인서’의 발급만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29일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더욱 확실한 전 보험사 차원의 보증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피보험자의 자필서명 또는 서면 동의가 없는 생명보험 계약은 무효”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가입자 단체 등에서 보험사의 이중이익 편취 의혹을 제기하자 이같이 조치하기로 했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피보험자 사망 담보 계약에서 서면동의가 없는 계약 체결시 이후에 계약을 인정하는 절차를 밟았더라도 계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현행 상법 666조(손해보험) 및 728조(인보험-생명보험)에는 보험증권의 기재사항 중 한 가지로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들고 있으며, 이는 ‘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이를 게을리한 계약은 무효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험소비자연맹은 성명을 내고 “최근 대법원에서 타인을 위한 보험인 경우 피보험자의 자필서명이나 동의를 받지 않은 계약은 무효라고 또다시 판결했으나, 보험사는 부실모집으로 인한 잘못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보유계약 중 이러한 자필미서명 전계약을 무효화해 납입보험료를 돌려주든가,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지급보장을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금융감독원도 모종의 조치를 취하는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고, 금번 표명은 이에 대해 약 4일만에 금감원이 반응한 셈이다.
그러나 금감원이 표명한 ‘입장’이 어느 정도의 효력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법원의 판결 요지는 자필 미서명 계약 또는 대필서명 등 자필서명이 되지 않은 모든 계약의 하자에 대해 모든 치유의 수단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보험보장확인서’와 ‘자필확인서’를 통해 계약을 유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을 표시하는 것은 아무런 효력이 없을 것이라는 것.
이는 이를 실행할 보험사들이 받아들여야만 효력이 발생해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더욱 강력한 계약 보장수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은 실제로 보험보장확인서나 자필확인서의 효력에 대해 “법적인 효력은 없지만, 계약에 하자가 없는 한 보험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소송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자필미서명 보험계약의 무효 판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6년 판결 때는 33개 생명보험사 사장단이 ‘피해방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더구나 법원 판결상 가입자 단체의 주장처럼 가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도 아니다.
계약이 무효가 되면 납입보험료를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는 계약의 철회가 아니기 때문에 해약 환급금이 아닌 기납입보험료 전액을 돌려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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