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하반기 조직개편 앞두고 ‘CCO 겸직 금지’ 허용 논란

산업 / 문혜원 / 2019-09-06 17:56:34
업권별 검토 중 “조정방침 제각각”..은행 ‘이해상충’충돌
당국, 10월 중 개정..일각서,“조직내 소비자인식 먼저 선행돼야”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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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금융권이 하반기 인사 및 조직개편 앞두고 소비자보호총괄담당임원(CCO)겸직 분리 관련해 논의 또는 검토 중에 있다. 그러나 업권 별로 ‘이해상충’문제가 제각각이어서 의견을 좁히는데 시간이 걸려 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Chief Customer Officer)란, 기업에서 고객 관련 이슈들을 전담하고 책임지는 임원급 직책을 말한다. 이를 맡고 있는 임원급들은 고객만족이라는 시각에서 기업이 고객과 유리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임명에 대한 모범규준이 강화되며, 대형금융회사 별 임원 인사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금융회사 CEO가 금융회사 내부에 설치된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의장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4월 ‘금융소비자모범규준 종합방안’의 일환 중 하나로 그동안 금융회사들이 다른 업무와 겸임하고 있어 독립성 논란이 제기됐던 소비자보호담당임원(CCO)의 권한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추진의 목적은 금융사고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비하고 준법감시인의 법적 지위와 권한,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금융사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 항목을 반영해 사고가 발생한 금융사의 금감원 감독분담금을 추가 징수한다.


이에 앞으로 금융회사들은 CCO겸직분리 또는 독립성을 만들기 위한 인사 조정이 불가피하다. 행정조치를 따르게 되면 원칙적으로 다른 업무를 겸직할 수 없고 금융상품 개발과 판매, 사후관리까지 총괄하게 된다.


금융회사 중 은행이 특히 CCO겸직분리대상으로 주목받고 있음에 따라 하반기 인사조직개편시 어떻게 변경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은행의 CCO는 그간 겸직 제한의 원칙을 깨고 홍보 업무 등를 총괄하는 소비자브랜드그룹장과 업무를 겸직하고 있었다.


지난 2013년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개정을 통해 CCO 선임에 관한 규정을 포함했지만 현재까지도 소비자보호 CCO에 대한 독립성은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4개 은행 중 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CCO가 다른 직무를 겸임하고 있다.


CCO가 준법감시인 이외의 직무를 겸임하는 KB국민·신한·우리·기업·씨티은행 등 5개 은행은 CCO에 대한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각 사별로 내부방침 등이 달라 의견이 모으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각 은행과 은행연합회가 이달 중 CCO겸직분리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를 개최하고자 했지만, 개별사의 의견 차이로 인해 무산됐다.


은행연합회는 금융당국에 감독규정개정안 공고에 앞서 8월 초 “영업을 제외한 사회공헌 등 CCO 업무와 이해상충의 소지가 없다고 보는 직위의 경우에는 겸직을 허용해 달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각 사별로 CCO 내부방침과 인사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논의 중”이라며 “다만, 아직은 행정조치에 불과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확실히 할 지 말지 여부는 모르는 단계”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소비자보호권한 강화에 있어서 CCO겸직분리는 맞다고 인정하지만 현재 인사규정은 자율규정에 맡기고 있어 꽤 까다롭다는 입장이다.


지난7월 18일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9개 보험사 중 13개사는 CCO가 다른 업무를 겸직하고 있다. 5개 보험사의 CCO는 준법감시인으로 활동 중이며, 8개 보험사의 경우 홍보나 경영기획 등의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정한 모범규준에 따르면 준법감시인이 아닌 임원이 CCO를 겸직하면 금융소비자보호 실태 평가 과정에서 종합등급이 1단계 하향 조정되기 때문에 준법감시인 이외의 직무를 겸임하는 보험사는 CCO 선임에 대한 조정에 나서야 한다.


현재 일부(중·소형)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CCO가 홍보나 대외협력, CRO 등의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행정 조치한 사항이므로 의견 수렴 후 제도 정비에 맞춰 논의 중”이라며 “그러나 내부 인사부 쪽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증권사와 카드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증권사와 카드사는 대다수 CCO가 준법감시인을 겸임하고 있다. 증권의 경우 ‘자산규모나 영위하는 금융업무의 성질을 감안해 준법감시인이 이를 겸임하도록 한다’는 금융소비자모범규준을 근거로 준법감시인 겸임을 허용하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7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임원이 CCO를 겸하고 있는 곳은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제외한 5곳이다. 임원이 CCO직함을 겸하는 카드사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다.


이에 앞으로 증권·카드 등은 회사 내에서 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를 겸하고 있는 임원이동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겸직보다는 독립적인 CCO를 둘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겸직분리 보다는 독립적인 CCO를 두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소비자 실태 평가에도 반영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뜻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의 CCO겸직금지 관련해 과연 실질적으로 소비자중심의 경영의 권한이 강화될 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국의 강한 조치에 의해 움직이기보다는 전반적인 금융사 내 풍토(인식)이 바로 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내부 인사방침을 분리하기 보다는 조직구성에 따른 실태평가로 소비자업무특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중소형사에 대한 소비자 인식 태도도 조직 내에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2006년 제정한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보호 CCO는 겸직 제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4조(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의 지정)를 보면 금융회사는 업무집행책임자(임원급) 중에서 준법감시인에 준하는 독립적 지위의 금융소비자보호 CCO를 1인 이상 지정해야 한다.


이번 소비자보호총괄부문(CCO)겸직분리 사항은 모범규준 개정에 대해 최근 은행연합회·여신협회 등 금융협회 차원에서 공통된 사항으로, 경영지원(경영기획·고객지원·HR·홍보·정보보호·위험관리 관련)과 같은 업무가 포함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각 업권별의 의견 수렴을 접수받고 있는 중”이라며 “내달 중에는 이를 개정완료하고, 시행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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