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로 ‘도마위’ 오른 은행 KPI 손질 확산...“평판 위험관리 먼저 선행돼야”

산업 / 문혜원 / 2019-08-28 09:13:01
고객수익률 중심 개선작업 착수..본질적 대책엔 미흡지적
“직원평가기술 완화돼도 판매시스템 혁신제도 필요”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DLS사태 여파로 인해 은행권의 성과중심 제도(KPI)가 도마위에 올랐다. 실적중심 평가가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 평가를 잘 받는 상품위주로 무리한 판매독촉을 해온 것이 문제라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주요은행들 중심으로 KPI제도를 손질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고객들에게 금리연계형 파생금융상품(DLS·DLF)을 판매해 고객신뢰가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한 후속조치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선 은행권 ‘핵심성과지표(KPI)’ 개선이 DLS사태 본질적 대책으로 봐선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직원평가중심의 기술적 지표를 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매시스템에 대한 위험관리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은행들 중심으로 KPI제도에 대한 개선작업에 착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직원평가시 고객수익률 배점 높이고 위험상품 관리강화를 하는 등 고객관리 지표 중심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는 은행들이 DLS사태 계기로 내부적으로 KPI직원평가 시스템을 고객관리 지표 중심으로 바꾸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신한은행은 PB평가 방식을 변경 중에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사태와 별개로 이미 손질 중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고객중심’으로 전면개편과 동시에 KPI에서 고객 관련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 확대를 24%에서 60%로 확대했다.


고객관련 항목 중 고객수익률 평가 비중도 대폭 확대했다. 기존 10%-에 30%를 올린 것이다. 또 은행 손익관련 비중도 40%에서 20%로 감소하고, 펀드·방카·신탁 등 상품 판매 실적 비중도 대폭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아울러 올해 하반기부터 신한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와 강남센터에서 PB(프라이빗뱅커)의 KPI에서 고객수익률 항목을 기존 10%에서 30%로 대폭 확대해 적용할 계획에 있다.


다른 PWM센터도 고객수익률 평가비중을 소폭 확대(10%->16%)했으며, 2020년 내년부터는 전 PWM센터로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적용되는 KPI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상품판매 인력을 대상으로 한 KPI에 고객관리 지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장 상황에 맞게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관리하는지 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또한 금융상품의 리스크관리 시스템도 강화한다. 외부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상품선정위원회에서 상품 심의 때 투자 상품의 적정성,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의견을 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산군별로 리스크 정도를 따져 사전판매 한도를 설정·운영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도 올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KPI에 고객수익률 비중을 현행 5%에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대상은 고객 자산가를 주로 상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 320명이다. 하나은행은 또 현재 판매 중이거나 승인 사모 방식의 상품에 분기별 점검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도 KPI 항목 손질에 나섰다. 최근 노사 협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KPI에서 급여이체 항목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내년 완전히 폐지하기로 했다. 앞서 올해 초 ‘꺾기’ 관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카슈랑스를 경영평가에서 제외한 바 있기도 하다.


아울러 IBK기업은행 노사는 이번에 퇴직연금, 수익증권·신탁에 대해서도 실적을 조정하는 등 경영목표 부담을 완화하는 점도 합의를 이뤘다.


금융노조와 금융당국, 정치권도 함께 현재 DLS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은행들 중심으로 검사에 돌입하면서 KPI문제를 공유하고 논의 중에 있다.


정치권에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해 노조 임원, 은행지부 지부장들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DLS, DLF 사태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에 있다.


금융노조는 또한 매년 은행권 과당경쟁실태를 분석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당국과 함께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를 해온바 이번 DLS손실 피해로 인해 더욱 KPI제도 개선 속도를 낼 계획에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DLS판매원인엔 직원들에게 무조건 실적위주의 성과만 고집하는 은행의 구조적인 판매영업실태에 있다”면서 “은행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와 본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KPI를 손보겠다고 나선 부분은 DLS피해 문제로 제기됨에 따른 움직임일 뿐, 본질적 대책과는 다소 비켜간 모습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이에 KPI제도 개선 전, 판매시스템의 혁신적 대책모색과 평판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위험한 파생상품을 잘못팔았다는 점에서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오로지 KPI제도 손질에만 급급히 매달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면서도 “KPI직원평가제 기술을 완화할 필요는 있지만, 그보다 판매시스템에 대한 개선과 팔아선 안된다는 상품을 파는 위험관리 평판제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지난2018년 14개 은행 직원 3만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7%가 고객의 이익보다는 은행의 KPI 실적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적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사례(복수 선택)의 경우 '고객 의사와 무관하게 은행 전략상품 위주로 판매했다'는 답변은 65%, ‘고객 의사와 무관하게 KPI 점수가 높은 상품을 추천했다’는 답변은 59%에 달했다. 또한 상품의 리스크보다는 장점 위주로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한 경우도 3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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