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김택진 vs 넥슨 박용현, 유저 지갑 열어라...'진검승부' 승리자는?

산업 / 최봉석 / 2019-12-06 15:36:04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게임업계의 1위, 2위로 평가받는 넥슨코리아(이하 넥슨)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자신있는' 거점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전략 확장에 나선다. 이 속에서 양사는 국내 게임시장 선점을 놓고 불꽃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엔씨는 최근 각각 'V4'와 '리니지2M'이라는 게임 대작을 통해 연말 승부에 나섰다. 또 모바일 중심이었던 게임시장 주도권이 얼마 전부터 서서히 PC로 이동하면서, 이들의 '격돌지' 역시 PC가 될 전망이다.


올해 초 매각 보류에 이어 조직개편 때문에 안팎으로 뒤숭숭했던 넥슨이 모바일 게임 외에도 PC 게임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올인하고 있는 가운데, '리니지2M'과 '리니지M'로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한 엔씨 역시 차세대 플랫폼 '퍼플'을 통해 향후 출시되는 모든 게임의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


이는 플랫폼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레이'가 유저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과거, 같은 틀로 찍어낸 듯 차별성이 없는 '양산형' 모바일 게임은 이제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실제로 게임업계는 비슷비슷한 스토리의 양산형 모바일 게임에 유저들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성장세가 멈췄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마저 지난달 14일 지스타 2019 넷마블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게임 장르로서 MMORPG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결국 어느 순간부터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콘텐츠와 PC MMORPG의 콘텐츠가 같은 궤도에 올라서면서, 게임 업계들의 '눈'도 "모바일을 벗어나자"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즉 그간 스마트폰이라는 새 플랫폼에 빠져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갑자기 획일화 시킨 국내 게임업계가 '반성'을 시작하며 '다변화'를 꿈꾸고 있는 것. 한가지 플랫폼에 집중하는 전략을 탈피하고 PC와의 연계를 통해 혁명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출로 풀이된다.


한 예로 지난 달 개최된 지스타의 달라진 분위기가 설명하듯 이제는 '하는 게임' 못지않게 '보는 게임'의 중요성이 커지고, 이용자 간 소통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결국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기반을 닦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를테면 밖에서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다가 집에 들어오면 PC로 넘어와 게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대부분 인기 게임의 생존 전략이 '고인물을 공략하는 것'인 것처럼 게임을 즐기는 충성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잡아두는 것은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 퀄리티 유지도 있지만 게임을 한시라도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해야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V4'를 흥행시키며 한시름을 덜게 된 넥슨은 마침내 'V4 PC 버전 출시'를 통해 '롱 런'을 시도한다. 이 회사 박용현 대표는 지난 9월 V4를 공개하면서 PC 버전에 대한 부분을 언급한 바 있다. V4는 현재 주요 마켓 매출 순위 상위권을 사수하며 2위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M을 꾸준히 위협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이르면 차주에 V4 PC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V4 PC 버전은 현재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해 둔 상황. V4 PC 버전은 에뮬레이터(스마트폰 앱을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가 아니라 기존 PC 온라인 게임과 같이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아 이용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넥슨 관계자는 "12월에는 V4를 PC에서 별도 클라이언트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모바일과 PC, 두 버전은 서로 연동된다"고 말했다. 지난 달 6일 출시된 'V4'는 4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2M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퍼플'을 최근 공개하는 등 MMORPG 시장에서 넥슨과 격돌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퍼플'은 게임 플레이 화면을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 등 다양한 기능을 추후 업데이트할 예정으로 유저들의 안착을 돕는다.


말 그대로 인기 폭주 중인 '리니지2M'은 2003년 출시한 PC MMORPG 리니지2의 정통성을 이은 모바일 MMORPG다. 엔씨는 기존 모바일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 기술을 적용한 리니지2M을 선보였다.


리니지2M은 ▲모바일 최고 수준의 4K UHD(Ultra-HD)급 풀(FULL) 3D 그래픽 ▲모바일 3D MMORPG 최초의 충돌 처리 기술 ▲플레이를 단절시키는 모든 요소를 배제한 심리스 로딩(Seamless Loading) ▲1만명 이상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모바일 최대 규모의 원 채널 오픈 월드(One Channel Open World) 등을 구현했다. 이런 상황에서 퍼플을 통해 해당 게임을 PC와 함께 즐기게 될 경우, PC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영원한 '맞수' 넥슨과 엔씨가 모바일에 이어 PC에서까지 '물러섬 없는 경쟁'을 통해 이용자 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진검승부'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신경전은 치열하다. 엔씨가 '퍼플'을 언급하자마자 넥슨 역시 'V4'의 PC 버전 승부수로 12월 대전을 예고했다.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넥슨, 작년동기 대비 3분기 영업이익 7% 감소를 경험한 엔씨 역시 이래저래 '매출'과 관련해 '부담'을 안고 있는 까닭에 양사의 '뜨거운 경쟁'이 노골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유저의 지갑을 어떻게 여는지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진검승부'를 통한 승리자가 누가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이번 대결은 리니지2를 통해 한솥밥을 먹었던 '엔씨' 김택진과 '넥슨' 박용현의 혈투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넥슨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른 V4는 리니지2M의 원작 '리니지2'를 개발했던 박용현 대표가 이끌고 있는 넥슨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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