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게임, 한국 시장 공략 '총력전'...中 게임사 먹잇감으로 전락하나?

산업 / 최봉석 / 2019-12-04 18:01:04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중국산 게임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 릴리스 게임즈는 한국에 서비스 중인 차세대 전략게임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TV CF 주인공으로 명품 배우 하정우를 발탁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중국산 게임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 릴리스 게임즈는 한국에 서비스 중인 차세대 전략게임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TV CF 주인공으로 명품 배우 하정우를 발탁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중국산 게임이 한국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중화권에서 탄생한 게임들이 워낙 많은 까닭에 현지에서 생산된 컨텐츠들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잠식하고 또 어떤 피해를 직접적으로 주고 있는지 그 통계와 대안조차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어 중국산 게임의 국내 게임 시장 잠식이 가속화 될 것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 이후 중국은 한국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아 국내 게임기업의 중국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지만, 반대로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은 한국에 자유롭게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모순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실제로 올해 중국 정부가 허가한 156종의 외산 게임 명단에도 한국 게임은 전무했다.


'판호'란 중국 내 게임 출판·운영 허가 승인번호로 판매를 위한 허가증으로 판호가 없을 경우 중국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이처럼 상호주의 원칙이 붕괴되며 불공정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 '적극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교과서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 게임은 자본력이 풍부한 '대형 게임사' 외에는 '허리'라고 불리는 중견 게임업체들의 자본력이 약한 까닭에 이러한 침울한 게임업계의 분위기와, 비정상적인 생태계를 교란시키기 위해 중국 업체들은 국내 시장의 틈새를 도발적으로 노려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미 수익성이 낮은 비인기 게임들을 정리하고, 직원도 줄이는 형편이다.


과거 중국이 한국 게임을 대놓고 베꼈다면,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목적지도 달라졌다. 과거 '짝퉁의 천국'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중국은 특유의 '인해전술'로 게임 분야에서만큼은 '수출 효자'가 되고 있는 그림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최근 공개한 '리니지2M'을 필두로 리니지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들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그동안 게임시장을 장악해왔던 중국산 게임을 순위권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구글플레이에 의하면 상위 10위권은 중국 릴리스게임즈의 '라이즈 오브 킹덤즈'와 중국 4399네트워크의 '기적의 검'을 제외하면 모두 국내 게임이 등극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이즈 오브 킹덤즈'를 비롯해 중국 지롱게임즈의 '라플라스M' '랑그릿사', 중국 엑소디 글로벌의 '오늘도 우라라 원시 헌팅 라이프' 등이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던 점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일시적 현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중국산 게임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이 연말에 쏟아지며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국내 몇몇 게임들이 중국을 제압하고 상위권에 다시 올라선 것은 박수를 칠 일이지만 기술력이나 IP 확보 능력에서 접근했을 때 중국이 이제는 한국보다 한 수 위인 까닭에 '중국산 게임의 돌풍을 잠재웠다'는 일각의 평가는 다소 생뚱맞다는 반박을 내놓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 역시 이런 국내 분위기를 인정하는 듯, '한 수 낮은' 한국 시장에 대해선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최적의 국가로 보고 있다. 한국 게임시장이 중국에 침투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이례적 상황을 '매출을 유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인데, 중국 거대 게임 회사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매출 기준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 시장인 것은 맞지만 시장이 오래 전부터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성장은 멈췄고 이로 인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중국산 게임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그림은 앞서 진행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서도 잘 설명됐다. 지난 달 14일부터 4일간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19'에서는 중화권 게임사의 부스가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국산 게임 수입액은 2017년 기준 6758만 6000달러(약 791억 941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향후 '흥행작'이 나오게 된다면 큰 변수가 없는 한, 한국산 게임보다 중국산 게임이 더 높은 비중을 그리고 높은 순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선 중국 게임에 대해 '수준이 낮다'라며 여전히 비하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과금 제도, 콘텐츠 완성도, 간단한 조작법, 게임의 질, 마케팅 전략, 인기 애니메이션 기반의 IP 등 유저의 관심을 동반 상승 시키기 위한 측면에선 중국 게임이 한국의 '그 것'보다 월등하다는 평가가 이미 나오고 있다. 품질적 면에서 '청출어람'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빠르게 급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중국 게임사들은 게임을 직접 다운받고 즐기는 유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중국 정서'가 확고해지는 분위기만 차단한다면 한국 시장 공략은 성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이 최근 한국 연예인을 자사 광고 모델로 채용하는 까닭이다.


릴리스 게임즈는 한국에 서비스 중인 차세대 전략게임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TV CF 주인공으로 명품 배우 하정우를 발탁했다. 하정우는 이를 통해 카이사르, 잔다르크, 클레오파트라 등 역사를 뒤흔들었던 다양한 영웅들이 한바탕 전쟁을 벌일 수 있는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매력을 이야기하며, 전 세계 이용자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글로벌 게임임을 강조했다. 이 게임은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2위에 올랐다. 한국 게임이라고 착각하게 만들면서 '중국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완벽하게 제거했다.


4399 네트워크의 '기적의 검'도 소지섭을 광고 모델로 선정해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국내 3대 마켓을 휩쓸었다. '기적의 검'은 정식 출시 이전부터 공식 홍보 모델로 소지섭과 안젤리나 다닐로바를 선정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으며, 독특한 플레이 방식과 탄탄한 세계관, 화려한 그래픽 등이 호평을 얻어 사전예약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물론 일부 중국산 게임의 경우 '선정적 광고'와 형편없는 고객 관리로 불만을 사면서 유저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정책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의 실 매출 추이는 2018년 2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꾸준히 오르며 놀라운 성적을 선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업계로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실이 '중국 중앙선전부'로부터 받은 '중국외자 유통허가권 발급현황'에 따르면 2017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 수는 0건이었다. 이 속에서 중국의 모바일 게임사들은 국내 이용자들의 지갑을 열며 파죽지세를 내달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업계의 한국 공략은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와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현주소"라고 꼬집으며 "중국은 한국을 발판으로 또 다른 시장인 일본과 미국까지 넘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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