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키타카 스튜디오'가 언급한 '블랙리스트' 후폭풍...'페미 리스트’ 사상검증 논란

산업 / 최봉석 / 2019-11-22 16:33:54
모바일 게임 '아르카나 택틱스'를 서비스하며 고공행진 중이었던 소규모 인디 게임 게발사 티키타카 스튜디오가 과거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글을 작성한 '일러스트 작가'와 계약을 해지해 논란에 휩싸였다.
모바일 게임 '아르카나 택틱스'를 서비스 중인 인디 게임 게발사 티키타카 스튜디오가 과거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글을 작성한 '일러스트 작가'와 계약을 해지해 논란에 휩싸였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모바일 게임 '아르카나 택틱스'를 서비스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이었던 소규모 인디 게임 개발사 티키타카 스튜디오가 과거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글을 작성한 '일러스트 작가'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게임회사 측이 퇴출 사유로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가 리스트'를 참고했다고 언급해 게임업계 내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티키타카 스튜디오는 외주 일러스트 작가 A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3년 전 넥슨 성우 김자연씨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A씨와 작업을 최근 중단하고 나아가 그가 그간 그린 일러스트도 교체했다. '부르는 게 값'인 영세 업계에서 노동권 탄압 의혹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복수의 미디어를 종합하면 A씨는 앞서 지난 2016년 트위터에 '넥슨 사태'와 관련해 "#김자연 성우를_지지합니다 #넥슨_보이콧"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자연 성우는 2016년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 착용 사진을 올렸다가 곧바로 넥슨 게임 '클로저스' 제작에서 퇴출됐으며 김 성우를 지지한 동료 6명 역시 퇴출됐는데, 이는 이른바 '넥슨 사태'로 불린다.


넥슨 사태로 인한 고통은 컸다. 2016년 '메갈 티셔츠' 사태 당시 김 성우를 지지한 작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온라인에서의 집단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지난해 10월 이들 가운데 5명이 불공정행위를 당했다고 인정했다.


콘진원은 해당 회사에 "일러스트레이터의 성향 등의 이유로 신고인과 용역계약체결을 거부하거나 신고인을 다른 일러스트레이터와 차별해서는 아니 된다"고 권고했으며 이후 이 같은 '페미니스트 작가 퇴출' 문제는 수면 아래로 사라진 듯 했다.


하지만 게임 업체의 페미니즘 '사상 검증'과 이로 인한 또 다른 사 측의 '갑질 괴롭힘'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 티키타카 스튜디오의 수상한(?) 행보는 곧바로 여성단체와 노동계 등에서 '사상검증 및 블랙리스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우선 일부 게임업계이긴 하지만, 일각에서 여전히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는 일부 게임 업계가 인력을 채용할 때 사실상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라는 지적에 직면한 상태다.


특히 티키타카 스튜디오 측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가님들의 리스트를 먼저 찾고 그 작가님들을 제외하고 섭외를 했다"고 언급한 대목은 '게임업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이어졌다.


게임업계가 페미니즘 자체를 '반사회적' 이념으로 규정하고 비하하며 조롱하는 일부 유저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것도 모자라 그 실체가 담겨 있는 '리스트'를 통해 특정 인물들에게 실질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이 또다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티키타카 스튜디오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업계 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스튜디오 내부에 '외주 검수팀'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외주 검수팀 신설이 이번 사태를 일시적으로 모면하기 위한 이른바 '땜빵 대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희상 티키타카 스튜디오 대표는 <토요경제>와의 통화에서 "리스트는 업계 내부에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본사가 만든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유 대표는 "리스트라는 워딩 선택은 물론 잘못됐다.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그러한 표현이 잘못됐다는 점은 인정한다"라며 "하지만 그런 것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거듭 의혹을 일축했다.


또 해당 작가에 대한 계약 해지 논란과 관련해선 "본사가 고용한 작가가 아닌 프리랜서"라며 "긍정적으로 양 쪽 대화 속에서 해결이 잘 됐는데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한 것처럼 일부 언론에 이야기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현재 (일부 유저들로부터) 테러를 많이 당하고 있고 그래서 순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고민 중"이라며 "사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응답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마지막으로 "굉장히 많은 (금전적) 피해와 손해를 보고 있다. 회사의 첫 게임이고 막 시작하는 회사인데 이번 사안은 억울할 정도"라며 "직원수가 10명 정도 밖에 안되는데, 여기저기서 공격을 당하고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어서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게임업계 일러스트레이터/웹툰 작가 페미니스트 사상검증 블랙리스트 피해 복구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업계는 특정 아젠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이유로 계약이 쉽게 파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티키타카 스튜디오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사상 검증' 논란은 적잖은 후폭풍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아르카나 택틱스'를 개발한 인디 개발사 티키타카 스튜디오는 '제10회 새로운 경기 게임 오디션'에서 톱3에 등극하며 개발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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