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5.9 장미대선을 앞두고 어김없이 대선테마주들이 꿈틀거렸다. 정권교체 기대감과 차기 대선 주자들의 정책 기대감으로 주가가 뛰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들썩이는 대선테마주 중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이라는 기업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경선 승리가 가시화되면서 지난 달 중순부터 급등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0위까지 올랐다. 안 대선후보의 유치원 공약(대형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과 딸 재산 관련 의혹들로 지난주 6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안랩 주가는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다 할 실적도, 그렇다고 기업 자체에 큰 이슈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 안랩은 지난 2011년 10월 이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수익예측 보고서가 단 한 건도 없다. 증권업계에선 향후를 내다보는 투자가 아닌 온갖 루머로 움직이는 주식이라 분석의 의미가 없다고 봤다. 안랩은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 회사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라는 이유에서다. 전형적인 정치테마주의 모습이다.
안 후보의 안철수 연구소 임원 출신이 운영한다는 써니전자, 태원물산은 자사 감사가 안철수 기부재단(동그라미재단)의 상임 회계감사로 재직했고 오픈베이스는 자사 최대주주가 안 후보와 학연으로 서로 알만한 사이라는 이유로 역시 안철수 테마주로 묶인다. 이들도 모두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증시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롯해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등 대선 후보 테마주도 있다. 이들 테마주도 각 후보 지지도의 부침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 바른손, 세우글로벌, 대신정보통신 등이 대표적이다.
바른손은 문재인 후보가 일했던 법무법인 부산이 2007년에 이 기업의 법률고문을 맡았던 이력 때문이다. 세우글로벌은 홍준표 후보가 영남권 신공항 추진 당시 후보지로 언급했던 경남 밀양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신정보통신은 대표이사가 유승민 후보가 박사학위를 받은 위스콘신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정치테마주에 엮였다.
단순히 특정 후보의 지지도 추이에 따라 지목된 기업들의 주식을 사고파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돼 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기업을 키워줄 것으로 기대한다면 꿈에서 깨어나기를 바란다. 이 같은 대선 인맥 테마주야말로 없어져야할 구시대의 적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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