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리벡은 백혈병 치료제에 있어 단연 대표적 항암제로 환자들 사이에선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이를 판매하던 노바티스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무려 26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리베이트로 제공한 혐의가 밝혀지며 환자들의 생존을 좌지우지하던 글리벡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에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노바티스의 주요 품목들은 한차례 식약처의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약사법을 적용해 의약품 42개 중 9개는 3개월 판매정지를, 나머지 33개 제품에는 판매정지 대신 2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노바티스가 행한 불법 행위에 비해 다소 낮은 처벌수위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사실상 과징금 액수가 턱없이 적은 데다 판매정지 처분도 의약품을 유통업체에 미리 공급해 두기만 하면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업계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여기에 지난 2014년 시행된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원칙대로 적용, 복지부가 급여정지 처분을 내린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이 떠안게 된다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만약 글리벡을 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게 되면 환자들은 약값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랜 기간 처방받던 의약품에서 벗어나 대체약을 찾아야 하는 등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리벡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들이 다수라는 것이다. 실제 국내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 5000명 가운데 약 3000명이 이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태가 꽤나 심각해 보인다. 때문에 환자단체에선 급여정지 처분에 대한 반발이 보다 거세게 일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시민단체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불법 리베이트의 근절을 위해서라도 원칙대로 요양급여 적용 정지 등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글리벡은 이미 대체 의약품이 있기에 급여정지를 고민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보건당국이 노바티스에 이중적 잣대로 단순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릴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양 단체 간의 팽팽한 격론 속에 복지부는 '생명권이냐, 처벌이냐'의 두 가지 카드를 손에 쥔 채 고심 중이다. 이번 사태가 생명과도 직결된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터이다. 다만 딜레마에 봉착해 모르쇠를 일관하거나 또 다시 그릇된 판단을 거듭한다면 돌아오게 되는 파장도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란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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