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은 전날 산은이 제공한 실사보고서를 믿지 못하겠다며 사채권자 집회를 3개월 뒤로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당장 이달 말 대우조선 부족자금이 700~800억 원에 달하고 다음달 2~3배 더 늘어나는 만큼 사채권자 집회 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3일 “국민연금과의 협상 여지가 100% 열려있다. 남은 시간(이달 17~18일 사채권자 집회까지)동안 국민연금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신(新)기업구조조정 방안 관련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후 임종룡 금융위원장, 최종구 수출입은행장과 40여 분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났다.
이 회장은 “지금이라도 국민연금 측이 제안을 내놓는다면 그 어려운 심정 등을 감안해 우리도 신중하게 논의해 볼 것”이라며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나 좋은 뜻이 있다면 충분히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14일 열릴 것으로 전해진 만큼 국민연금의 요구 조건을 들어본 후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전날 우리가 국민연금 본사에 찾아갔을 때 국민연금이 뭔가 제안을 했다면 논의할 수 있었는데 내놓은 것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정부와 산은이 제시한 채무 조정안에 대한 동의를 구하려고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을 찾았으나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만 면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은 국민연금 측이 삼정회계법인의 실사 신뢰도를 문제 삼으려 제안한 재실사와 채무 재조정 3개월 연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내 4대 회계법인인 삼정KPMG가 분석해 1~3월까지 실사보고를 낸 것에 대해 못 믿겠다고 하면 4대 회계법인을 능가할 곳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우조선이 5월부터 상사채권을 변제하며 선박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채권자 집회를 3개월 유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1일 만기도래하는 44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하지 않더라도 이달 말이면 700~800억 원의 부족자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족자금은 다음달 2~3배 확대되는 만큼 채무조정을 더 이상 뒤로 미룰 순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의 계속성에 의문을 갖고 있는데 대해 이 회장은 “그런 부분을 표현함에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며 “국책은행, 시중은행은 그런 우려가 있음에도 지원한 게 아니다. 어느 정도 확신이 없으면 지원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국책은행 감자 요구에 대해선 “불과 4개월 전 지난해 연말에 우리가 했던 감자가 6600억 원이고 1조8000억 원 자본 확충 넣어서 회계법인이 전액 손실 처리했다”며 감자 요구에 대해선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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