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 바쁜 것은 기업뿐 아니다. 증권회사도 관련 부서의 직원을 총동원해서 주총을 참관, 또는 참석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들의 주총은 특정한 날에 몰려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말 결산 2147개 상장기업 가운데 766개의 주총이 오는 18일부터 24일 사이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3일에는 무려 549개 기업의 주총이 쏟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슈퍼 주총 데이’다.
22일에도 162개나 되는 기업이 주총을 열 예정이다. 불과 22~23일 이틀 동안 전체 12월말 결산 상장기업 중에서 33.1%의 주총이 집중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주총이 한꺼번에 열리면 주주들이 참석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여러 종목의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주주들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증권회사 직원도 하루에 수백 개 기업의 주총을 지켜볼 재간은 거의 없다.
주총을 ‘지켜보는 눈’이 그만큼 적어지면 기업으로서는 유리할 수 있다. 주주들의 경영진에 대한 지적이나 요구 사항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덕분에 주총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다.
영업실적이 좋지 못한 일부 기업의 경우는 주주들의 질책을 피하기 위해 주총 날짜를 의도적으로 '슈퍼 주총 데이'로 잡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야 시쳇말로 '욕'을 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눈치 작전'인 셈이다.
증권 당국도 이런 폐단 때문에 주총의 ‘분산 개최’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주총도 결국은 ‘담합’이라도 한 듯 일제히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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