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관련된 두 사람은 7일 각각 ‘피고인’과 ‘참고인’으로 서울중앙지법과 중앙지검으로 출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나왔다. 이 부회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오전 9시 1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신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짧은 대답만 하고 곧장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조사실로 향했다.
두 사람의 길은 엇갈렸지만 입장만큼은 같았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구속 이전부터 “최순실 씨 모녀에 대한 '승마지원'은 잘못된 일이고, 그래서 부끄럽다. 그러나 뇌물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구속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결백을 강조했다.
◇ 이재용 부회장 재판 시작…뇌물죄 공방 이어질 듯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 17일 구속됐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월 19일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후 재청구 끝에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영장을 심사한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5가지다.
이 가운데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엮인 뇌물공여죄에 수사를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최지성 부회장 등 삼성 측 피고인 5명의 변론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한 변호인 8명이 맡았다.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에 이어 수석재판연구관까지 지내 법리에 해박한 것으로 정평이 난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송우철(55·16기) 변호사와 판사 출신 문강배(57·16기) 변호사, 이용훈 전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지낸 판사 출신 김종훈(60·13기) 변호사도 직접 자리했다.
이에 맞서 특검팀에서도 박 특검 본인을 비롯해 양재식(52·21기) 특검보, 윤석열(57·23기) 수사팀장 등 모두 7명이 재판에 출석했다.
◇ 신동빈 회장 참고인 신분 조사…“안심할 수 없다”
신동빈 회장은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죄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으나 뇌물공여 피의자로 전환을 염두해 둔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과정에서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수 십억 원 출연, 잠실면세점(월드타워점) 특허 부활 등의 사건들 사이에 청탁과 대가성 등이 확인되면 언제라도 피의자로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하고 나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돌려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015년 11월 롯데 잠실 월드타워점이 면세점 면허 갱신 심사에서 탈락했다가 출연금 등을 낸 후 정부의 신규 사업자 공고를 통해 면허를 부활시킨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롯데 측은 “특혜는 커녕 2015년 11월 잠실 면세점이 특허 경쟁에서 탈락한 데다, 지난해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도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 독대보다 앞선 작년 3월 초부터 언론에서 거론된 만큼 독대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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