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국내 대표 은행인 KDB산업은행과 KB국민은행이 인사를 놓고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산은은 지난달 집행부행장 인사에 이어 센터장, 지역본부장 및 부서장 인사를 단행했다. 눈에 띄는 점은 2명의 고졸출신이 지역본부장에 임용된 부분이다. 이 외에도 일반 지점장에 임용된 직원중 절반 이상이 고졸출신이다.
KB국민은행도 최근 단행된 10명의 지역본부장 인사중 6명이 고졸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부행장 인사에서는 고졸출신의 박인병 부행장이 중도하차하고 서울대 출신의 이상원 부행장으로 교체됐다. 특히 박 부행장의 성과가 나쁘지 않음에도 교체가 이뤄진데 대해 학벌·인맥 등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이 외 KB국민은행의 지난해 고졸채용 비율은 타 은행들에 비해 저조한 수치를 보여 ‘학벌우대’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산은, 고졸출신 지역본부장 임용
KDB산업은행이 지역본부장 인사에서 2명의 고졸출신 부점장을 임용했다. 또 일반지점장에도 11명의 고졸출신이 임용됐다.
산은은 지난 18일 집행부행장 인사를 실시한데 이어 19일 센터장, 지역본부장 및 부서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에 임용된 2명의 고졸출신 지역본부장은 부산경남지역본부장에 임용된 박성명 금정지점장(마산상고)과 호남지역본부장에 임용된 양동영 재무회계실장(광주상고)이다. 산은에서 고졸출신이 지역본부장에 임용된 것은 이번이 최초로서 산은 직원들은 상당히 획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역량있고 성과를 내는 고졸직원들을 지점장으로 중점 임용했다. 이번에 여수신을 모두 취급하는 일반지점장에 임용된 직원은 20명으로서 이중 고졸출신은 11명(55%)이다.
한편 우수한 실적을 내거나 역량있는 직원은 팀장에서 해당부점의 부점장으로 바로 임용하거나, 지역본부장 및 본점 부서장으로 발탁하는 등 현장과 능력중심의 인사를 실시했다. PF2실, 리스크관리부, 조사분석부, 개인금융실, KDB direct센터, 마포지점, 울산지점, 군산지점, 뉴욕지점 등이 내부승진한 경우로서 기존의 축적된 마케팅 및 영업네트워크를 계속 활용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황성호(강북지역본부장), 박성명(부산경남지역본부장), 최동규(심사1부장) 등은 뛰어난 업무성과 및 역량을 발휘하여 지점장에서 지역본부장 또는 본점 부서장으로 승진·임용된 경우이다.
최근 50명의 고졸 신입행원을 채용한 산은은 이번 인사에서도 고졸출신을 대거 승진·임용함으로써 학력보다는 일과 성과중심의 조직분위기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이다.
이삼규 기획관리본부장은 “산은은 앞으로도 고졸출신이라도 능력이 있고 실적이 좋으면 임원까지 할 수 있도록 인사운용 할 것”이라고 밝혔다.
◇KB, 부행장 인사서 고졸출신 중도하차 ‘S대 출신’ 임용
KB국민은행도 지역본부장에 고촐출신이 대거 발탁됐다.
KB국민은행 측은 최근 단행된 10명의 지역본부장 인사에서 6명이 고졸출신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역본부장은 영업력이 중요한 만큼 학력보다는 경력·영업능력 등이 중시돼 이를 감안한 인사가 단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KB국민은행의 고졸출신은 초라한 수준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은 10명의 부행장 중 5명의 부행장을 교체했다. 이 중 신성장사업그룹의 이상원 부행장 인사에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부행장은 글로벌사업부장에서 부행장으로 2단계 승진했다. 그러나 단순히 ‘파격인사’만으로 논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상원 신성장사업그룹 부행장의 경우 카자흐스탄 BCC은행의 흑자 전환에 기여하고, 다양한 해외 근무 경험이 있는 글로벌사업부장을 발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행장 이전 신성장사업그룹은 박인병 부행장이 전두지휘했다. 특히 박 전 부행장은 ‘락(樂)스타존’을 주도해왔으며 이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락스타존은 어 회장이 강력히 추진한 사업이다. 그럼에도 박 부행장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락스타존’은 지난해 1월 숙명여자대학교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본격 사업을 추진해나갔다.
당시 노조와 금융권에서는 ‘투자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부정적 견해가 대부분이었다. 일각에서는 ‘따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그러나 어 회장은 ‘젊은은행 표방’·‘미래고객 확보’ 등을 주장하며,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41개 점포에 계좌수 20만개 돌파, 예치금 386억원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대학생들의 KB국민은행의 선호도도 타 은행을 앞선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박 부행장은 부장에서 부행장으로 단숨에 두 계단을 뛰어오른 이 부행장에게 자리를 내주며 임기를 채우지도 못한채 옷을 벗었다.
이 부행장은 KB지주 어윤대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학벌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이 부행장은 서울대 출신이지만 박 전 부행장은 부산상고 출신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편 영업그룹의 강용희 부행장과 HR그룹의 김형태 부행장 인사를 놓고도 ‘구조조정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고졸채용 저조한 KB, 올해는 바뀌나
KB국민은행은 이번 단행된 5명의 인사중 SKY대(서울·고려·연세대) 출신이 대거 발탁됐다. 산은 인사과 더욱 명암이 엇갈리는 부분이다.
이 부행장 외에도 HR그룹 김형태(고려대) 부행장, 여신심사그룹 이득영(연세대) 부행장 등 3명은 SKY대 출신이다.
이에 어 회장은 지난달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리를 옳긴 부행장들은 성과가 안좋았던 것이 아니라 새로운 준비를 위한 쇄신 차원 인사다”, “이번 인사는 100% KB국민은행에서 단행했다. 인사청탁은 없었다”고 답하며 문책성 인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KB국민은행 노조는 이번 인사에 관련해 인사단행 후 여의도 본점 등을 찾아가 투쟁을 벌였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는 SKY대 출신들이 대거 발탁된 것을 비롯, 학력·인맥을 토대로 단행된 것”이라며 “공정하게 이뤄진 인사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KB국민은행은 8명의 고졸 출신 행원을 채용했다. 하나(235명)·신한(100명)·우리은행(85명)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다. 산은은 지난 하반기 150명의 공채 중 50명을 고졸출신으로 채용했다.
이에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전체 채용인원의 10%를 고졸로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금융 관계자는 “승진은 결국 능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며 그었다.
그러면서도 “학력보다 실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사회분위기인 만큼 은행권에 불고 있는 고졸인사 채용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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