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 “KB의 LIG손보 인수 유보”

산업 / 박진호 / 2014-10-16 17:55:41
인수 차질 압박으로 차기 회장 압력 우려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경영진 공백의 위기를 맞고 있는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인수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는 경영 안정화 조치가 이루어지는 것을 본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신 위원장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에 대해 검토를 더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신 위원장은 KB금융과 LIG가 서로 계약에 합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KB금융융의 현재 상황을 볼 때 경영 안정화가 더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현재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IG손보 인수가 확실시됐던 KB금융의 M&A에 작업에는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KB사태 자구 노력에 불만
금융당국이 지적한 ‘경영 안정’은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 이후 후임 인사의 인선은 물론 책임 있는 KB금융의 노력을 더욱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새로운 회장을 선임하고 은행장 문제도 마무릴 지은 후 새로운 경영진을 통한 지배구조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KB사태에 관련된 일부 인사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는 금융당국이 실력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게다가 금융위원회는 은행 중심 금융지주사의 손해보험사 인수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도 여전히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점에서의 문제도 제기된 것이다.
신 위원장의 발언으로 인해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는 결국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오는 22일,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다음 달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회장을 공식적으로 선임한다. 신 위원장의 발언 요지를 해석할 때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문제는 빨라도 다음 달은 되어야 결정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KB 압박하는 우회적 ‘낙하산 인사’ 종용 우려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에 대한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10월 27일까지 인수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연 6%의 지연 이자를 내기로 약정한바 있다.
이는 하루 1억 1000만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신임 회장이 임명된 후 인수 심사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KB금융은 최소 20억 원 이상의 이자를 배상해야 한다. 만약 금융위의 승인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 KB금융은 계약 파기와 관련해 LIG손보에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금융권에서는 이 금액이 최소 300억에서 최대 1500억 원까지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의 결정 지연으로 인해 KB금융은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신임 회장 인선을 놓고 KB금융의 내부를 비롯해 일부에서는 관치 언론의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결단을 촉구하며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KB금융의 회장추천위원회가 금융당국의 뜻과 거리를 보이는 결정을 내릴 경우 금융위는 LIG손보 인수에 대한 승인을 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미 금융위는 KB금융의 일부 임원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KB의 경영 안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LIG손보 인수라는 카드를 통해 KB금융의 차기 회장과 관련하여 우회적인 압박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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