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중국, ‘IT 만리장성’ 쌓을까?

산업 / 김세헌 / 2013-09-16 11:49:26
중국 전자산업의 조용한 혁명은 ‘~ing’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급상승하고 있다. 과거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의 성공을 교훈 삼아 빠르게 성장했던 것처럼 멀지 않은 시간 안에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일본과 한국 제조 기업들의 경쟁력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국 산업 중 그 성장세가 가장 빠른 것은 전자 산업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크게 체감되지 않아 생소할 수도 있지만 향후 세계시장 내에선 그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란 진단이 내려진다.


◇중국 특유 규모의 경제 ‘通하다’

중국의 전자산업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 왔다. 이미 전자산업 강국인 대만과 유사한 수준의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거대한 자국시장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은 특정 주요 시장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규모 수준이 됐다는 평가다.

중국 인구는 2010년 인구 센서스 기준 13억7000만이며, 지속적인 도시인구 증가 추세로 2012년 도시화율 50%를 돌파, 오는 2030년에는 10억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 근로자들의 가파른 임금 상승 역시 주목된다. 중국 소비자들은 빠르게 오른 임금 수준을 통해 과거엔 구매하기 어려웠던 LCD TV, LED 조명, 고가 핸드폰 등 IT 제품을 현재는 부담 없이 살 수 있게 됐다.

특히 중국정부가 2000년 대 후반부터 중국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 수준을 매년 13% 이상 올리겠다고 발표한 이래 실제임금은 가파른 속도로 올랐다. 임금인상과 이로 인한 중국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로 고가의 IT 제품을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층도 크게 증가하게 됐다. 큰 규모의 중국 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강력한 정부지원과 고급인력 수혈로 ‘글로벌 톱’ 견인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중국 IT 산업의 빠른 성장 한국 기업의 혁신 압박 커진다’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 IT 산업과 관련해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산업은 바로 TV 관련 산업이다. 최근 중국 TV세트 산업은 괄목할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성장의 배경에는 거대한 내수 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TV 기업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으로는 하이센스와 TCL이 꼽힌다. 하이센스의 제품력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TCL은 이미 2012년 4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4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물론 중국 시장의 성장에 기인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인도 등 주변 신흥국을 넘어 북미 시장에까지 그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TCL의 경우 이미 갖춘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조만간 선진국 시장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TV 산업은 최근 TV-디스플레이 산업 시장의 지형변화 면에서도 주목된다. 얼마 전까지 디스플레이 산업의 강자는 단연 한국 기업들이었고 대만 기업들이 그 뒤를 바짝 쫓아오는 형국이었다. 최근엔 이런 양상이 바뀌어 대만 기업들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디스플레이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기업들은 제품 기술 확보 면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냈다. 당초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언제쯤 한국, 대만 기업들의 일반제품 수준까지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과는 달리 중국 기업들의 제품 경쟁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CES에 출품돼 이목을 끌었던 110인치 UHD LCD TV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패널은 중국 기업들이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규모ㆍ제품기술력 선진기업 바짝 추격

최근 높은 매출과 이익에도 불구하고 혁신 동력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애플이 성장의 돌파구로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 바로 중국 모바일 시장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2012년 기준 21%로 아직 낮은 편이고 거대한 인구를 기반으로 한 성장 잠재력이 클 뿐 아니라, 최근 상승하는 구매력과 수요를 바탕으로 프리미엄에서 초저가에 이르기까지 그 수익과 규모는 다른 신흥시장과 대비해 중국이 가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중국 모바일 시장은 삼성, 애플, HTC 등 글로벌 톱 제조사와 Lenovo, Huawei, ZTE 등 중국 톱3 제조사, 이외 수천 개 중국 군소 제조사로 대표된다. 2011년 하반기부터 중국 톱3 제조사가 중국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중국 제조사의 점유율이 70%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LED 산업도 선진국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중국 LED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대만 등으로부터 엔지니어를 확보하면서 제품 기술력을 높여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중국 LED 기업들은 짧은 기간에 산업 내 주요 기업으로 올라섰다.

현재 상용화된 산난 등 주요 중국 LED 기업의 제품 기술력은 에피스타, 포레피 등 대만 LED 제품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일부 기업들은 조만간 대만 기업들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수직형 LED, 플립칩, 실리콘 기판 LED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어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주요 중국 기업들은 이미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일정 부분 기술력 측면에서 진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스람과 필립스 등 LED 전문기업에서 근무경험이 있는 중국인 기술인력들이 중국 기업으로 다시 영입돼 확고한 연구인력 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의 혁신 위기, ‘남 일’이 아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선두였던 애플의 위상이 도전 받고 있는 것처럼 IT 산업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 현재의 선두그룹이라고 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산업이다.

특히 전자산업에 관한 한 우리 기업들의 위상은 세계 선두 그룹에 속해 있지만, 그 위상이 계속 보장될 것이란 예측은 무리다. 역동적인 신생기업들의 부재와 인력난에 처해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중국의 위협은 더 크게 다가온다.

이러한 현실에서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에 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레벨 업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해 LG경제연구원 이성근 책임연구원은 “단선적인 기술 혁신은 언젠가는 따라 잡힐 것”이라며 “이제는 보다 창의적인 혁신이 점점 더 긴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혁신이 해당 기술을 한 단계 더 레벨업 하는 것이 될지,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될지, 제품메이커에서 토탈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변화가 될 지, 보다 고부가가치 부문으로의 변화가 될 지, 기업마다 해당 산업 영역마다 모양은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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