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등급제 폐지 첫날...보험금 지급에 쏠리는 눈 “또 다른 차별 우려”

산업 / 문혜원 / 2019-07-01 17:58:31
수요자 중심 맞춤체계로 전환..업계 “정부 로드맵 데로 문제없다”
일각서, “축소등급에 실제 보상 차이 우려..보험금 형평성 유지 필요”
31년 만에 장애인등급제가 폐지되면서 이에 따른 보험에 미치는 영향도 관심이 높다.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31년 만에 장애인등급제가 폐지되면서 이에 따른 보험에 미치는 영향도 관심이 높다.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31년 만에 장애인등급제가 폐지되면서 이에 따른 보험지급 기준 및 보상에 관련해 어떻게 달라지는 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제도가 폐지되면서 심사 주체가 보험사로 바뀌어 장애 정도와 지급 기준을 평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업계에선 정부가 일괄적으로 지정해준 보상방식대로 지급함에 따라 차별적인 문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등급제가 이분법적으로 감소되면 장애의 차이 정도에 따라 보상을 덜 받고, 더 받고 간의 역차별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예고된 장애인복지법의 장애등급제가 이달부터 폐지된다. 이에 국가에 등록된 장애인은 ‘장애 정도가 심한(중증)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경증) 장애인’으로 구분되고, 기존 1~6급에서 1~2단계로 축소된다.


장애인을 지원하는 주요 서비스는 장애인의 욕구·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필요한 대상자에게 필요한 만큼 지원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존 1~3급은 중증으로, 4~6급은 경증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장애인 심사를 다시 받거나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을 새로 발급받을 필요는 없다. 1~3급 중증 장애인에게 제공되던 우대서비스도 그대로 유지된다.


장애등급 폐지에 따라 장애등급을 기준으로 지원되던 141개 장애인 서비스 중 23개는 서비스 대상이 확대된다. 이에 맞춰 보험 상품도 대대적으로 개정된다.


그러나 법이 바뀌었다고 해서 보험업계에선 장애인들의 보험가입 용이성은 물론 보험금 지급기준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의 기준을 반영하고 정부가 일괄적으로 제시한 보상기준을 토대로 지급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장애보상에 대한 보험상품 약관에 따르면 ‘회사는 폐지 또는 변경 직전의 관련 법규에서 정한 장애등급 판정기준에 따라 보험금 지급여부를 판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보험금 지급사유에 대해 보험사와 가입자가 합의하지 못하면 의료법 제3조에 규정한 종합병원 소속 전문의의 의견에 따른다. 판정에 대한 의료비용은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는 원칙이다.


보험사들은 그간 의사의 진단과 국민연금공단의 심사를 거쳐 장애진단서에 명시되는 장애등급을 기준으로 가입자들의 장애를 판단했다면 앞으로는 의사의 진단이 보험사에게 바로 전달되고 보험사는 의사의 진단대로 장애 정도 판단 여부를 가리게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일괄적으로 보험사에 지시한 공지 내용에 따라 약관변경 및 새로운 기준의 별도 특약을 만들어 내는 등 검토 중에 있다”면서 “장애인등급이 폐지됨에 따라 오는 보상방식, 보험료 인상에 대한 차별적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갑자기 이분법적으로 축소된 등급제로 인해 미묘한 장애의 차이정도에 따른 보상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시했다. 또 실제 장애등급이 모호할 경우 보험사에 유리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대환 동아대학교 보험경영학 교수는 “극단적으로 감소된 2단계 축소방안이 조금만 미세한 등급이 나와도 조정이 불가능해 보상도 덜 받게 되는 등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면서 “실제 보상의 차이에 따라 해석이 곤란할 경우 제3의 심의를 할 수 있는 기관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등급 판정 결과가 다를 수 있으므로 통일된 보험금 지급기준을 마련해 계약자간 보험금의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1988년 ‘장애등급제’ 도입 후 장애인들을 의학적 기준에 따라 1~6급으로 매겨왔다. 그러나 장애등급은 장애인 서비스 지급기준으로 활용됐으나 장애인의 개별적 욕구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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