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산업1 / 박진호 / 2014-10-13 14:34:53
2분기 어닝쇼크에 이어 3분기는 더 큰 충격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때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일컬어 어닝쇼크(earning shock)라고 한다.


대한민국 재계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어닝쇼크의 충격에 빠졌었다.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8조원 이하로 추락했다. 영업 이익 뿐 아니라 매출액도 2012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의 저조한 실적은 3분기의 대참사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었다.


시장의 하향전망애도 못 미쳐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예상치를 꾸준하게 낮춰갔다. 5월 말 9조원 가까이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8조원대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금융전문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8조 1239억 원으로 전망하며 당시 업계 중에서 가장 낮은 전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발표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충격적이었다. 삼성전자의 7분기 영업이익은 7조 2000억 원으로 증권 시장에서 낮추고 낮춘 예상치보다도 1조 가까이 낮았다.
이러한 우울한 전망은 3분기에도 이어졌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달 말,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이 6조 2129억 원이라고 밝혔다. 꾸준히 하락하기는 했지만 7월과 8월에는 각각 8조 662억 원, 7조 4494억 원이 예상되며 그래도 2분기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에 총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4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선자의 4조원 대 영업이익은 2011년 3분기 이후 3년 만이다. 분기 매출 역시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50조원 미만에 그쳤다. 1년 전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던 삼성전자가 1년 만에 영업이익 60% 추락이라는 엄청난 쇼크에 직면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의 부진 속에 비메모리 반도체와 패널 사업의 동반 수익성 악화, TV 판매단가 하락 등이 이번 부진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지난 2분기부터 이어진 삼성전자의 추락은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에서 기인했다. 삼성전자의 전성기를 이끈 스마트폰 사업의 활황과 우세 속에 삼성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5%를 점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마저 떨어지고 있다.
'배신한 효자' 스마트폰
지난 2분기 실적 악화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수요의 정체와 태블릿 수요의 감소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유럽 시장에서도 유통 재고 부담이 가중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성수기 효과로 인해 하반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의 경우 혁신적인 대화면 플래그십 제품과 프리미엄 신모델 출시와 함께 제품·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중저가 모델 라인업 강화를 선언했다. 갤럭시 알파’와 ‘갤럭시 노트4’를 앞세워 ‘투트랙 전략’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방침을 내 놓으며, 중저가 시장까지 공략의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러나 저가폰 시장을 선점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로 이어졌다. 하이엔드 폰 시장에서는 ‘내부의 적’ LG전자가 ‘G3’를 앞세워 삼성전자의 ‘갤럭시 라인’을 위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알파’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이지 않다.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삼성전자는 오히려 중국 업체들의 반격에 내수 시장에서 힘겨운 전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특히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이 크게 줄어들자 온라인 마켓을 통해 중국산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일고 있다.
‘화웨이’와 ‘시오미’ 등 중국의 스마트폰 브랜드들은 더 이상 기술력이 떨어지는 하위 업체가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오미의 ‘Mi4’가 최신 갤럭시보다 성능에서도 떨어지지 않으며 가격은 훨씬 더 저렴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들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가운데 이러한 평가와 소비자들의 동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삼성전자가 입게 될 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지난달에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1위는 삼성전자가 아닌 중국 레노버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저가폰-하이앤드 폰, 모두 다 암울
저가폰만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유럽 최대의 디지털 오디오비디오(AV) 멀티미디어 전시회인 ‘IFA 2014’를 앞두고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 언팩’ 행사를 갖고 ‘갤럭시 노트4’와 ‘갤럭시 노트 엣지’등을 공개했다.
후발주자들의 추격과 애플의 ‘아이폰6’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본격적인 시장방어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IM부문 신종균 대표이사는 “갤럭시 노트는 삼성이 소개한 모바일 혁신의 대명사로, 인류의 진화와 함께 해온 펜과 필기 문화를 최신 모바일 기술로 구현하여, 새로운 노트 카테고리 시장을 창조했다”며, “갤럭시 노트4는 가장 정제되고 발전된 최신 노트 경험의 정수를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어S’를 통해 웨어러블 시장에서의 강세도 이어가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러한 청사진은 오래 가지 않아 위기로 바뀌었다.
웨어러블 시계에 관한 선호도 조사에서 삼성전자의 ‘기어S’가 LG전자의 ‘G워치R’에게 완패를 당한 것이다. 정보통신(IT) 전문 커뮤니티 세티즌의 선호도 조사결과 ‘기어S’의 선호도는 23%에 그쳐 77%의 지지를 받은 G워치R’에게 압도적으로 패하고 말았다. 실질적인 시장 판매 조사는 아니지만 ‘G3’이후 탄력을 받고 있는 LG전자에게는 희소식이었고 절치부심하던 삼성전자에게는 충격이었다.
이건희 없는 삼성의 리더십은 과연...
악재는 또 이어졌다. 며칠 지나지 않아 발표된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워치’에 대한 호평이 끊이지 않은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암울한 예상 속에서 업계의 고전이 예상됐지만 ‘아이폰6’에 대한 기대와 판매 예측은 높아만 갔다. 반면 ‘갤럭시 노트4’는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잊혀졌다.
이와 맞물리며 ‘3분기 반전’을 기대했던 삼성전자의 실적 예상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영업 이익으로 현실이 됐다.
저가폰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강세가 조금씩 높아가고 있는 상황이고, 아이폰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4분기의 일정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4분기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필 삼성전자는 그동안 그룹을 이끌어 온 강력한 리더십의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에 있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흥한’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다시 스마트폰으로 반격을 꽤했지만 사실상 이 조차도 실패하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어떠한 반전카드로 명예회복에 나설지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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