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캠코, 방만경영 도마

산업1 / 강수지 / 2013-09-02 11:53:14
부실채권 투자 167억 허공에…내부 분란까지


캠코, 10년 전 과거까지 재점화되며 이미지 추락
캠코의 방만경영 그 속 사정의 진실은?
중국서 매입 투자한 부실채권으로 167억 날렸다
캠코선박운용, 선박 33척 해운사에 되팔 수 있을까
임직원들과 감사실의 맞신고 그 결과는?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방만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부실채권 매입 투자금 167억 원이 종잇조각이 되고, 내부 감사가 사장을 고발하는 등 소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캠코선박운용㈜이 매입·관리하던 선박 33척을 해운사들에 되팔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며, 국민행복기금 사업에 참여할 용역업체를 선정할 때 입찰 방식이 갑자기 변경돼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현재 10년 전 과거 상황도 다시 입에 오르내리고 있어 캠코의 이미지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행복기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캠코가 6년 전 중국 다롄 지방의 부실채권(NPL) 매입에 투자한 167억 원을 날렸다.

지난 16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캠코의 ‘국내외 투자사업 관리실태 특정감사 결과 보고’에는 캠코 감사실이 부실채권 회수 차질·예산 낭비 사례 등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한 내용이 들어있다.

지난 2007년 10월, 캠코는 홍콩에 유동화전문회사(SPC)를 설립한 뒤 중국 동방자산관리공사 다롄분행이 보유한 부실채권 557억 원어치를 농협 등 다른 금융회사들과 매입했다. 당시 캠코는 후순위채로 167억 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12월까지 투자한 원금을 모두 회수하려고 했지만 채권 회수는 계획보다 2년 6개월이 지연됐으며 부실채권은 이미 종잇조각으로 변해 있었다. 회수기간이 지연됨에 따라 인건비·자문료 등 관리비용이 늘었으며 담보물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에 캠코 감사실은 “원금의 90% 이상이 손실됐으니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공공자산관리기구포럼(IPAF) 등 일회성 행사에 수억 원의 비용을 집행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캠코 측은 “다롄 투자사업은 캠코의 최초 해외투자 사업인 점과 당시 외국투자자에게 불리했던 중국의 NPL 투자환경 등이 고려돼야 한다”며 “잔여 차주로부터 투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 신속한 매각 정리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IPAF의 창립총회와 제1회 국제컨퍼런스의 개최는 일회성 홍보 행사가 아니다”며 “금번 행사는 국제기구인 IPAF의 창설과 향후 운영을 결정하는 자리로 다양한 후속 연계사업이 구체적으로 계획돼 있다”고 해명했다.


◇캠코, 선박부터 용역기관 선정까지 말 많네
캠코가 운용하는 기업구조조정기금 채권 1조2600억 원 중 82.5%(1조400억 원)는 내년 말 만기가 집중돼 있다. 이 채권 대부분은 캠코선박운용㈜이 구조조정기금으로 매입해 용선 등의 방식으로 관리하던 선박 33척을 사들이는 데 사용됐다. 내년 말까지는 이 선박들을 해운사들에 되팔아야 한다.

캠코 감사실은 “선박운용회사의 직원 퇴사 등 인력관리를 포함한 관리방안 검토가 전무하다”며 “감사일 현재까지 캠코선박운용이 예산집행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해운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금줄이 막힌 해운사들이 내년 말까지 선박을 재매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캠코의 해외 투자사업은 중국 다롄뿐 아니라 광저우에서도 불합격점을 받으며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 적자다. 지난 2008년 3월부터 광저우 투자중개자산을 수탁해 올해 말까지 회수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감사 결과, 32개 주요 차주 가운데 50%인 16개 차주에 대해 압류 불가능·담보물건 서류 미비·무담보 등의 각종 사유로 구체적 회수 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캠코 측은 “광저우 투자중개사업은 차주별·물건별 회수계획이 이미 수립돼 있으며, 현재 활발하게 회수 활동이 진행 중이다”며 “캠코 해외사업의 방향성과 단계별 로드맵은 이미 존재하고 있고 계획대로 실행되는 중이다”고 반박했다. 또 선박과 관련, “현재 선박담보비율(LTV) 등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일일 해운시장동향을 점검하고 있다”며 “기금 원리금 회수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 18일 국민일보는 ‘국민행복기금 무담보채권 서류 인수·실사 및 전자문서화 용역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를 입수해 캠코가 국민행복기금 채무관련 서류를 전산 관리할 업체를 고르는 과정에서 입찰 방식을 갑자기 바꿨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지난 6월, 용역기관 선정에 있어서 기존 2단계 경쟁입찰(1단계 기술입찰, 2단계 가격입찰)을 갑자기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방식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채권서류 인수·실사 실적과 공공기관 서류 이미지 전자문서화·무담보 채권 관리·추심업무 등의 제한조건은 모두 사라졌다.

캠코 감사실은 이에 “신속한 일처리를 위해 발생한 실무진의 단순 오류였지만 입찰 방식을 변경하려면 외부로부터 오해가 없도록 변경에 따른 구체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캠코 측은 “입찰공고 이전에 검토·확정돼 국가계약법에 의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입찰을 진행했다”며 “적용된 입찰방식은 가격덤핑과 같은 부작용을 막고 더 많은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한 뒤 사업 수행능력 평가에 중점을 두기 위한 조치다”고 밝혔다.


◇‘사장 VS 감사’ 10년 전에도 그랬잖아
지난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캠코의 송기국 감사는 지난 달 “공직자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며 장영철 사장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캠코가 주관하는 국민행복기금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밀어준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캠코 감사실은 이에 앞서 용역기관 선정과 관련, 특정감사를 실시해 입찰 방식이 바뀌는 등의 일부 문제를 찾아낸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의혹의 핵심인 업체선정과정의 특혜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캠코 임직원들은 지난 22일 송 감사와 감사실 직원들을 “부적절한 감사로 피해를 봤다”며 권익위에 신고했다. 임직원들은 감사실이 특정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시인하는 진술서에 서명하라는 강요를 했다”며 “통화내역을 무단 조회하는 등 감사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한 막무가내식 감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행동강령책임관이 감사실에 역조사를 하려 하자 감사실이 이에 반발해 사무실을 폐쇄하려는 등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캠코의 내분에 대해 “사람만 바뀌었을 뿐, 10년 전 있었던 막장 드라마가 2013년 판으로 재현됐다”는 시선이다.

과거 2004년 6월, 캠코는 감사가 “대우건설 매각주각사 선정에 특혜의혹이 있다”며 내부감사를 벌인 뒤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배드뱅크라는 막중한 업무를 앞두고 공기업이 내분에 휩싸였다는 점에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며 “지금은 국민행복기금을 맡고 있어 외부 환경까지 비슷하다”고 말했다.

캠코 관계자는 “임직원과 감사실과의 문제 해결점은 권익위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이번 문제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업무가 마비됐다는 보도와 관련, “현재 업무는 잘 이뤄지고 있으며 직원들도 다들 열심히 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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