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종진 기자] 경기가 불황일 때 기업 재고투자가 줄면 경기 침체가 더 심화될 것으로 지적됐다. 반대로 경기가 호황일 때 재고가 늘면 경기는 더 좋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경제연구 '재고투자와 경기변동에 대한 동학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재고투자는 경기 변동성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재고투자와 관련해 생산평활 가설과 재고소진회피 가설을 고려해 미시적, 거시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생산평활 가설은 기업이 예상 못한 수요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재고를 조정하므로 재고투자가 통상적으로 경기변동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재고소진회피 가설은 기업이 수요를 맞추지 못해 평판 훼손이나 거래처 상실 등 충격을 받는 일이 없도록 판매 전망에 맞춰 재고수준을 정하므로 재고투자가 경기변동을 확대한다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가 제조업 상장기업 패널자료를 활용, 미시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재고소진회피 동기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1980~2016년 기업 이익과 재고투자는 서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재고는 1998~1999년, 2001년, 2009년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순이익은 1998년에는 마이너스였고 2008년에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거시분석 결과 경기호황 국면에서는 재고소진회피 동기가 뚜렷했다. 1980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통계청 제조업 재고지수와 출하지수, 생산지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경기 불황에서는 생산평활 동기가 유의하게 추정됐지만 이 경우 역시 재고투자가 경기침체를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경기 불황기에는 수요에 맞춰 생산해야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즉 기업들이 경기 전망이 어두울 때는 생산을 줄이고, 이는 재고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서병선 고려대 교수와 장근호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고 지표가 곧바로 경기 확장이나 불황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호황 때 재고가 늘어나는 것이 경기가 꺾이면서 판매가 부진한 탓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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