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ㆍ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 “사회공헌 기금 낼 돈 없다”

산업 / 김경종 / 2018-07-13 17:45:19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단초 된 미르·K스포츠재단에는 수십억 원 ‘펑펑’<br>기금 조성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조차 마련되지 않아…

[토요경제=김경종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사회공헌을 위해 기금을 출연키로 약속했음에도 2년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약속이행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건설사들은 출연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대형건설사들은 “사회공헌기금을 낼 돈은 없다”면서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단초가 된 재단법인 미르·K스포츠재단에는 수십억 원을 출연했다.


13일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감에서 대형 건설사 사장들이 증인으로 나와 사회공헌기금 출연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10개월이 지나도록 건설사의 추가 출연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2012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는 4대강 사업 입찰 관련 부당공동행위(입찰담합) 혐의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한화건설 등 17개 건설사에 공공공사 입찰을 제한한 바 있다.


이후 17개 건설사들은 2015년 8월 광복절 70주년 특별사면을 받아 공공공사 입찰제한이 풀리자 8월 19일 ‘건설업계자정결의대회’를 통해 20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이에 따라 해당 건설사들은 2016년 말월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지만 ‘대국민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까지 사회공헌재단에 출연한 기금은 전체 모금액의 2.3%에 불과한 47억1000만원이다. 기금 출연금은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 3개사가 각각 10억원 ▲포스코건설·GS건설·대림산업 등 3개사가 각각 3억원 ▲롯데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 등 3개사가 각각 2억원 ▲한화건설·두산건설 등 2개사가 각각 1억원 ▲삼보종합건설 1000만원 등이다.


17개 건설사들이 사회공헌기금 약속을 지키지 않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대림산업 강영국 부사장, SK건설 조기행 부회장, GS건설 임병용 사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기금 조성 미흡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이들은 당시 “단독으로 이행할 수 없다” “이사회 결의를 받아야 한다” “경기가 어려웠다” 등 사과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의원들의 약속이행 요구에 마지못해 ‘예’라고 대답했지만 이행여부는 불투명하다.


실제로 대형건설사들은 지난해 10월 국감 이후 10개월이 지났지만 단 한푼도 출연하지 않고 있다.


또한 기금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들이 사회공헌기금 조성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출연금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에 따르면, 출연된 기금 총 47억1000만원 중 작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남아있는 출연금은 약 36억여원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건설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올해 5월에야 기금 추가 출연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건설사들은 사회공헌기금 출연은 하지않으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단초가 된 미르‧K스포츠재단에는 수십억원을 출연해 논란이다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과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삼성물산 15억 원, GS건설 7억 8000만 원, 대림산업 6억 원을 출연했다.


건설사가 정권 입맛에 맞추려고 아낌없이 돈을 내면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스스로 약속한 기금 조성에는 무관심하다는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기금 출연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건설사와 건설협회 모두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협회에서 결정하니 그쪽에 물어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협회에서 결정되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협회에서 계획안이 마련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림산업은 “기금안은 협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SK건설은 “협회에서 기금 조성 계획이 나오면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내부에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기금 조성이 늦어지는데 대한 이유를 건설협회에 전가했다.


이에 대해 건설협회 관계자는 “기금 조성 계획과 관련해 건설사 임원들과 지속적으로 회의 중이니 아직 공표할 단계가 아니다”며 건설사에 책임을 돌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 국감에서 출연금 약속 불이행에 대한 지적을 받고 최근 건설사들이 관련 논의를 하고 있지만 출연금 분담률 조정에 이견이 많다“며 "분담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저희 쪽에서 기금 출연을 강제할 수 없다”면서 “협회에서 기금 계획안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건설업계는 특별사면을 받지 못했으면 수주하지 못했을 관급공사 물량으로 그동안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며 "사면받을 때 자정 결의와 함께 국민에 했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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