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과 암진단 과정에서 대형병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병원의 ‘수술비’ 과다책정과 ‘암의심’ 판정남발 등 각종 의혹들이 제기됐다.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척추수술을 맡았던 우리들병원이 성역화 됐다”며 “AOLD시술법은 검증이 필요하고 비급여 규정으로 14배 이상의 수술비가 든다”고 지적했다.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은 건보공단이 제출한 5대 특정암 검진 실사결과 상당수 병원이 고의로 위암의심 진단을 내린 뒤 수검자의 재검을 받도록 유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2003∼200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356개 요양기관을 상대로 벌인 실사에서 1,658개 기관이 허위·부당 청구 등 비위사실로 적발됐다”고 말했다.
이들 기관으로부터 환수받아야 할 부당이득금은 244억9,100여만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전 의원은 또 지난해 암검진 병원 1,742곳을 조사한 결과 전국 평균 위암의심 판정비율(3.2%)보다 배 이상 높은 병원은 총 337곳(19.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의 대학병원 3곳 위암의심 판정도 49.7~62.4%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진자 2명 중 1명꼴로 암의심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는 전국평균의 15~20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대전 소재 K대학병원도 지난해 위암검진자 1,407명 중 62.4%(699명)에 암의심 판정을 내려 전국 평균의 19.3배를 기록했다.
대구지역의 경우 A와 B병원을 비교한 결과 A병원의 위암 검진자(4,206명)의 91.7%(3,858명)를 의심자로 판정한 반면 B병원은 0.2%에 불과했다.
91.7%는 전국평균인 3.2% 보다 무려 28.6%나 높은 것이다.
전 의원은 “B병원의 환자구성을 고려하더라도 병원간 암의심 판정비율이 이렇게 차이가 큰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추가검진자의 진료비 일체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어 암판정을 받으면 검진자 본인이나 가족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병원들은 ‘아니면 말고’식 판정을 쉽게 내린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건보공단의 업무 해태라고 비판하면서 방만운영이 건보공단의 재정악화와 국민부담 가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우 열린우리당 의원도 “지난 2년 동안 위암의심 판정율이 50% 넘는 병원이 전국에 16곳이나 된다”며 “병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 ‘50%이상 질환 의심자 판정기관 현황’에 따르면 2004년 1차 의심율은 31.4%, 2차 발생율이 31%였다가 2005년에는 1차 의심율이 38.4%, 2차 발생율은 34%로 나타났다.
암의심 비율은 위암 3.2%, 대장암 2%내외, 간암 17%, 유방암 11%, 자궁경부암 6%로 확인됐다.
한 병원의 경우 1,200명 가량이 진료받고 814명이 질환의심자로 판정받았으며 2차 진료에서는 607명이 진료를 받아 607명 모두 질환이 있다고 판정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또 “병원과 약국을 포함해 1인당 연간 내원일수가 10.6일로 OECD 평균인 7.3일보다 높다”고 말했다.
내원 하루 급여비가 2만6,506원인 것을 감안하면 보험 대상자 4,168만명이 병원에 가는 것을 1년 동안 1회만 줄이면 1조1,047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의원은 “병원과 약국 이용횟수 증가는 만성질환 등에도 원인이 있지만 환자들의 과잉 의료이용을 교묘히 활용해 추가진료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강기정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방환자들의 수도권 쏠림현상까지 가세해 서울 대형병원들은 추가진료에 따른 의료비 가중이 심각한 수준까지 왔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지방환자 수는 194만명으로 이들에게 지출한 총진료비는 1조1,083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진료상 비급여 부분과 교통 및 체류비 등을 감안한다면 지방환자들이 수도권 진료를 위해 지출한 비용이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 의원에 따르면 수도권 진료를 위한 지방환자수는 최근 3년간 24만명 이상이 증가했고 2004년에는 6.1%, 지난해에는 7.5%의 증가율을 보였다.
건보공단의 진료비는 2년 동안 2,672억이 늘어 2003년에 비해 31.8% 증가했고 해마다 진료비 상승폭이 커 환자수 증가율을 압도할 정도이다.
수도권에서 최다 의료비를 지출한 곳은 충남으로 지난해 기준 총32만4,871명이 수도권의 의료기관을 찾았고 이들을 위해 건보공단에서는 1,959억원을 지출했다.
뒤를 이어 강원.전남.경북 등이 그 뒤를 이었고 대도시에서는 부산.대전 등이 수도권 이동 현상이 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 비율로는 전체 진료비의 1/4을 암 진료비가 차지해 역시 암 진료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암 진료를 받은 지방환자수는 90,529명으로 전체 내원환자의 4.7%에 불과했지만 이들을 위해 나간 진료비는 2,773억원에 달해 전체 25%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환자수와 진료비면에서 1위를 달렸고, 그 다음 경북, 전남 순으로 높았다.
강 의원은 또 지난 2년 6개월동안 ‘종합전문 요양기관의 진단서 종류별 금액과 발급실적’을 분석한 결과 “진단서 수수료에서만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39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진단서 총수수료가 2004년부터 지난 6월까지 301억4,000여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별로는 삼성서울병원이 20억3,000여만원으로 1위였고 가천의대길병원 17억8,000여만원, 서울대병원 15억5,000여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14억9,000여만원, 서울아산병원 14억7,000여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장복심 열린우리당 의원은 “건보공단이 제출한 ‘의료급여 수급자 진료사실 확인 결과’ 2,438개 의료기관에서 허위처방전 발행·진료일수 조작 등 부당진료를 통해 7억8,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종합병원의 도덕적 해이는 선택진료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기우 의원은 환자의 양질 의료서비스를 위해 선택진료제를 도입했지만 일부 대형병원들은 경영수익 마련에 악이용해 보건복지부의 관리가 필수적이다고 지적했다.
선택진료는 전액 환자 부담을 전제로 하고 자격조건을 갖춘 재직의사 중 80% 범위내에서 선택진료 의사를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이 2004년부터 올 상반기 동안 서울소재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선택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 병원에서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진료과 의사 모두 선택진료 대상으로 지정한 곳은 15개(37.5%) 병원으로 파악됐고 이대부속목동병원과 경희의대부속병원, 상계백병원은 선택진료 의사숫자가 전체의 80%가 넘어 규칙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들이 선택진료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로는 해당 진료과 수익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영수지개선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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