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패닉'...검찰, 신동빈 회장 징역 14년 구형

산업 / 김사선 / 2018-08-29 17:08:30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사선 기자]검찰이 박근혜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9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 회장 항소심 결판공판에서 두 사건을 합쳐 징역 14년과 벌금 1천억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


또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는 징역 10년과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과 경영비리 사건 1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10년을 구형했다. 신 회장은 두 사건의 재판을 따로 받았지만 항소심 단계에서 병합돼 함께 심리됐다.


검찰은 이날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 전반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그룹을 배신하고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해 행동했다"며 "관련 증거들이 명백한 만큼 1심이 무죄 판단한 부분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시네마 매점 임대로 인한 774억원의 배임, 롯데피에스넷 관련 472억원 배임, 총수 급여 509억원 횡령 범행을 전반적으로 주도했다"면서 "그룹의 책임자로서 배임·횡령 범행을 적극적으로 막아서 이익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를 위배하고 매월 반복적으로 횡령과 배임이 계속되도록 방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에 재벌을 위한 형사법이 따로 있지 않다. 재벌이라고 불이익을 줘서도 안 되지만 특혜를 입어서도 안 된다"면서 "중한 범죄를 저지른 신동빈 피고인이 또다시 납득하기 어려운 낮은 형을 선고받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총수 일가에 500억원대 '공짜 급여'를 지급(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하게 하고,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이익을 몰아주거나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타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 1천300억원대 손해(특경법 배임)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경영비리 1심에서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무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 과정에서 롯데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을 청탁하고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여억원을 지원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단독 면담에서 롯데 면세점 사업과 관련한 '부정청탁'이 오갔고 그 대가로 자금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 2월 13일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신 회장은 이번 결심공판을 앞두고 신격호 명예회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2011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실질적 권한은 내게 없었다"며 "감옥에서 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신 회장은 "2016년 까지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그늘에 가려 자신은 그 어떤 경영적 판단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에게 30년 가까이 경영수업을 받는 동안 모든 권한은 아버지에게 있었다"면서 "2016년까지 자신의 급여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넘어지면서 병세가 악화된 후 2016년부터 경영에 나섰지만 과거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덧붙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도 1심과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법원이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에서 롯데그룹과 관련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그대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롯데그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부분에 대해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취득과 관련해)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유죄를 인정했다"며 "청탁 내용이 동일한데 명시적 청탁이 아니라 묵시적 청탁이라고 인정한 것이 범죄의 구성 요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서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2016년 3월 14일 박 전 대통령 독대 과정에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취득과 관련해 명시적 청탁이 있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명시적 청탁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라고 말했다.


법조계는 이날 재판부 판단 결과에 따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신 회장의 항소심 결과도 1심과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했다.


검찰이 14년을 구형하면서 신 회장 구속수감으로 그룹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의사 결정이 사실상 '올스톱' 되면서 그동안 롯데의 성장 동력이던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 등이 무기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 역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총수 부재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징역 14년을 구형받은 신 회장이 당장 나오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그룹 전체의 동력을 잃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신회장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황각규 경영혁신실장과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에게도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신 회장과 총수 일가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10월 초 이뤄질 전망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에는 하루가 길다. 직원 급여와 상여금, 원재료 대금과 결제일이 한꺼번에 몰린다. 장부에 매출이 있어도 통장에 현금이 없으면 대표는 은행부터 찾는다. 그런 협력사를 위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추석 전 지급일을 앞당기고 있다. 거창한 상생 구호보다 반가운 것은 빠른 입금이다.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응한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롯데·

    3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4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5
    넥써쓰, 원스토어 96% 쥔다…장현국이 옛 주주 품은 속내

    넥써쓰, 원스토어 96% 쥔다…장현국이 옛 주주 품은 속내

    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원스토어 지분은 96% 가까이 끌어모으면서 옛 주주들은 넥써쓰 주주로 다시 품고 있다. 경영권은 단순하게 만들되 원스토어를 함께 키워온 통신·플랫폼·게임 기업과의 이해관계는 끊지 않는 방식이다. 석 달 간격으로 똑같은 지분거래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속내가 읽힌다.18일 관련 공시와 업계에 따르면 넥써쓰는 KT·LG유플러스가 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