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사용자협의회 복귀 '묵묵부답'…금융권 노사갈등 '장기화'

산업1 / 유승열 / 2017-09-06 17:08:34
5일까지 10개 금융기관 협의회 복귀<br>"제도개선 먼저" 은행들 '요지부동'<br>산별교섭 올해 안에 불가능 예상도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산별공동교섭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측의 전원불참으로 파행을 맞았다.<사진=Toyo Economy>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산별공동교섭 재개를 위해 산별 사용자단체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이하 사용자협의회)에 10개 금융기관이 복귀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을 비롯 나머지 기관들은 여전히 복귀의사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금융산업노동조합은 각 사업장들에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기관과 금융노조간 이견 차가 확고한 탓에 올해 산별교섭이 부활하는 무리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까지사용자협의회에 복귀한 기관은 14개사로 나타났다. 금융공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용자협의회에 가입신청 공문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기업데이터 등 8곳은 지난 4일에 가입했으며 ▲한국감정원 ▲한국금융연수원은 5일 가입신청을 했다.


이에 따라 이전 탈퇴하지 않은 한국금융안전을 포함해 사용자협의회 가입기관은 총 11곳이 됐다.


사용자협의회는 금융노조와 산별교섭을 진행하는 단체로, 17개 은행 등 33개 금융기관이 가입했었다. 그러나 성과연봉제 도입에 노조가 반발하자 지난해 3월 7개 금융공기업, 8월 22개 금융기관이 각사 노조와 개별교섭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며 한꺼번에 탈퇴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이후 성과연봉제 도입이 무산돼 금융노조는 산별교섭을 복안시키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17일, 24일, 31일 사용자협의회 복원 및 교섭을 제안했다. 그러나 사업장 수장들의 일괄 불참으로 무산됐다. 이에 금융노조는 5일까지 사용자협의회에 복귀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해 고소·고발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사용자협의회는 가입 및 탈퇴와 관련해 특별한 서류양식이나 절차가 없고 가입신청 혹은 탈퇴신청 공문 접수만으로 가입 및 탈퇴가 인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들은 가입신청 즉시 복귀가 완료된다.

그러나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과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및 일부 금융기관은 가입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들 은행들은 적극적인 가입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사용자협의회 가입의사를 밝히지 않은 19개 사업장의 대표들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또 집회 등 현장투쟁을 통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사용자협의회 의장) 퇴진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가입의사를 밝히지 않은 은행들은 산별교섭 복구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교섭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굳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장 및 행장들은 성격이 다른 33개 회사가 산별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불합리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를 해소할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산별교섭 이후 개별교섭을 진행해 합의를 두 번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


산별교섭이 진정 필요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사용자협의회가 무산됐던 지난해 각 기관과 노조들은 대각선 교섭 및 지부별 교섭 등을 통해 임금협약을 타결했다. 때문에 산별교섭이 없어도 노사합의는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한 것도 산별교섭에 들어가면 협상과정에서 불발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우선 해결하고 교섭에 응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은행들은 국내 금융시장의 포화상태 및 금융시장 급변, 경쟁자 증가, 경제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생존을 위해서는 연공형 방식인 기존 임금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진행하지 못한 작년 산별단체협약까지 진행한다는 데 대해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임직원의 복지까지 협상이 됐는데, 금융노조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다시 진행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가 지나는 시점에서 작년 단체협상까지 하겠다는 것은 금융노조의 억지"라며 "새롭게 복원하고 노사화합을 꾀하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새출발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사용자들과 금융노조의 입장이 완고한 탓에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용자협의회 복원 및 산별교섭 재개가 올해 안에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의 한 노조위원장은 "금융노조 위원장과 은행장이 만난 자리에서도 복귀를 않겠다는 말은 없었다"면서도 "복귀가 불발된다 하더라도 작년처럼 대각선 교섭 등으로 협상을 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산별교섭이 진행되지 않았던 작년에도 큰 잡음이 없었기 때문에 기관장들은 실제로 산별교섭 재개가 무의미하다고 볼 수도 있다"며 "현재 사용자들 및 금융노조가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자율적 합의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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