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벤처 1세대' IT기업 창업주들 수난시대

산업 / 여용준 / 2017-09-05 18:06:58
네이버 이해진, 공정위 '총수지정' 당황<br>넥슨 김정주, 뇌물공여 재판 중 '총수지정'<br>넷마블 방준혁, 민주노총 고발 당해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現 라인 회장), 김정주 넥슨 창업주(現 NXC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사진=각 사>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한국의 IT산업을 이끈 ‘벤처 1세대’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IT산업의 성장과 함께 기업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각종 구설수와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창업주인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네이버의 총수로 지정되면서 네이버도 준대기업집단이 돼 각종 규제의 대상이 되게 됐다. 김정주 NXC 회장 역시 이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넥슨의 총수로 지정됐다. 여기에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유죄를 받아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또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크런치 모드’(게임 출시를 앞두고 야근과 밤샘을 반복하는 기간)로 인해 민주노총으로부터 고발을 당하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 3일 네이버와 넥슨, 호반건설, 동원, SM(삼라마이더스) 등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규제대상인 자산 5조원 이상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과 그 계열사 1980개사 명단을 발표했다. IT산업의 발달로 덩치가 커진 IT기업들이 대거 규제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정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비상장사 중요사항과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기타 기업집단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도 부여된다.


네이버는 라인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성 자산 증가, 법인신설·인수를 통한 계열사 증가 등 영향으로 대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 측은 이전부터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포스코나 KT처럼 법인 자체가 동일인인 ‘총수없는 기업’ 지정을 원했다. 동일인은 특정 기업을 지배하는 자연인이나 법인을 말하는 공정거래법상 용어다.


이 전 의장은 이를 위해 직접 공정위에 방문하기도 했고 블록딜로 지분을 매각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분보다 실질적인 지배력”이라며 이 전 의장을 네이버의 총수로 봤다.


네이버 측은 “국가가 일정 규모로 성장한 모든 민간기업에 재벌과 총수의 개념을 부여하는 것은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자체가 기업집단제도가 탄생한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가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총수 없는 민간기업을 인정하고 그런 기업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지금이라도 총수 개인이 지배하지 않고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경영하는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이해진 의장과 함께 김정주 NXC 대표이사도 넥슨의 총수로 보고 넥슨을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베일에 쌓여있던 김 대표의 재산도 공개되게 됐다.


넥슨 측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으로 발생하는 공시와 신고의무 등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경우 이 전 의장과 다른 의미로 관심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공짜 주식을 넘겨 1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기게 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재산이나 지분 등의 문제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는 1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2심에서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이에 불복해 지난 7월 말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부지구협의회는 지난달 31일 방준혁 의장과 넷마블 계열·관계사 13곳, 전·현직 대표 14명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서울고용노동청 관악지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들 회사와 전·현직 대표들이 지난 2016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해 직원들에게 일을 시켜왔다고 주장했다. 또 수시로 야근을 시키고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넷마블은 그동안 ‘크런치 모드’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에도 한 해 동안 3명의 직원이 사망하면서 과로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30대 직원이 사망한 데 이어 10월 30대 직원이 또 사망했다. 11월에는 30대 직원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해 과로사 인정을 받았다.


넷마블 측은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진행된 근로감독 결과 시정명령을 받아 1년치 초과근로 임금을 이미 지급한 바 있고 추가 2년치 지급 계획도 발표했는데 고발을 당해서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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