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비자금 비리 첫 재판이 열렸다. 지난해 10월 기소된 후 5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첫 정식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이들 세 부자(父子) 외에 신격호 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셋째 부인인 서미경씨도 공동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총수 일가 5명이 한꺼번에 법정에 서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되는 셈이다.
검찰 수사를 피해 일본으로 도피해온 서미경씨도 입국해 이날 첫 재판에 출석했다. 36년동안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던 서씨는 이날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씨는 1980년대 초 종적을 감췄으며 1983년 신격호 총괄회장과 딸 신유미씨를 출산했다. 신씨는 현재 호텔롯데 고문을 맡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첫 공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고 서씨 측에 경고한 바 있다.
이날 재판은 첫 재판인 데다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 때문에 오후에 기일을 잡은 만큼 간단한 모두(冒頭) 절차만 진행하고 마무리됐다.
검찰이 신 총괄회장 등의 공소사실을 밝히고 이에 대한 신 총괄회장 등의 입장을 확인하는 순서다.
신동빈 회장은 총수 일가에 508억원의 ‘공짜 급여’를 주게 하고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원의 손해를,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 471억원의 손해를 각각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신 회장은 이날 법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들의 물음에 “심려끼쳐 죄송하다”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공짜 급여에 따른 횡령과 함께 858억원의 조세포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롯데시네마 매점에 778억원의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고 비상장 주식을 계열사에 고가로 넘겨 9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도 포함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391억원의 공짜 급여를 받아간 혐의를, 신 이사장과 서 씨 등은 조세포탈 및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임대 공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서미경씨는 신 회장으로 부터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불법 임대받아 770억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특경 배임) 등으로 기소됐다.
또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홀딩스 지분을 넘겨받으며 증여·양도세 등 300억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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