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사 직접고용’ 파리바게뜨, 발등에 불

산업 / 이경화 / 2017-11-29 16:58:09
법원 가처분 각하로 일주일 내 5309명 직접고용 못하면 530억 과태료…본안 소송에 ‘기대’
<사진=연합>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법원이 고용노동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내달 5일까지 직접고용을 이행해야 하는 파리바게뜨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제빵기사 5309명을 기간 내 직고용하지 않으면 한 명당 1000만원씩 계산된 530억9000만원의 과태료를 비롯한 사법처리를 받게 될 위기에 처했다. 파리바게뜨는 본안 소송에 기대를 걸고 있다.


29일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고용부의 직접고용명령 효력을 중지해 달라며 파리바게뜨가 낸 집행정지 신청을 28일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제기되거나 판단대상이 아닐 경우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고용부의 직접고용 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시정지시는 행정지도에 해당할 뿐 법적효과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사용주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주면서 협력을 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고용부의 지시가 강제성을 띤 행정처분이 아닌 행정지도이기 때문에 행정법원이 판단할 영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재판부는 과태료부과로 회사가 위기에 빠질 것이란 파리바게뜨 주장을 두고도 “시정지시를 이행한다해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의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엔 변동이 없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국제산업 등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11곳이 정부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110억 원에 대한 지급명령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각하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시정 기한인 내달 5일까지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으면 530억9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파리바게뜨가 과태료를 내지 않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법원은 권고적 성격이라고 봤으나 사실상 강제성이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파리바게뜨에게는 파견법 위반 법리 적용이 정당했는지에 대한 본안 소송이 남았다.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면 고용부가 내린 시정명령은 무효가 된다. 파리바게뜨는 일단 판결을 수용하고 본안 소송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이행하라는 판결이 아닌 만큼 항고 대신 본안 소송을 통해 법률적 판단을 제대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이와 별개로 과태료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리 되면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문제는 장기화된다. 고용부가 명령이행 기간을 연장해 자율시정을 기다릴 가능성에 대한 시각도 있으나 현재 기류로는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고용부 한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에 시간을 더 줘야만 할 합리적인 사유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업계에선 이미 가처분신청에서 각하 결정을 받은 만큼 파리바게뜨의 본안 소송 승산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소송이 장기화되면 파리바게뜨는 물론 가맹점주, 제빵기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실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의 70%에 달하는 2368명은 27일 파리바게뜨 본부의 직접고용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고용부에 제출한 바 있다.


파리바게뜨는 3자 합작법인 설립 대안도 연기가 불가피해지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3자 합작법인은 파리바게뜨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제빵기사 인력제공 협력업체가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파리바게뜨가 고용부에 제안한 대안이다. 연내 출범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설명회 지연과 소송 등으로 인해 기한 내 출범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편 파리바게뜨 직접고용에 대한 최종 결과에 관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근로자 파견관행은 물론 프랜차이즈 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인데다 현 정부가 기업의 고용 문제에 처음 관여한 사례인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접고용 결론이 난다면 다수 업체의 간접고용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이번 소송에 업계 관심이 크다”면서 “업계 상황에 맞게 개정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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