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종진 기자] '소액 보험금 청구 간소화' 제도를 악용하는 보험사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은 소액 보험금 청구라도 진단서 등 증빙자료의 원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고객에게 서류 원본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건의했다.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소액 보험금 청구시 진단서 등 증빙자료 사본도 인정해주는 '사본인정기준'이 30만원 이하에서 10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되면서 이를 악용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는 진단서 등을 위조하는 등의 보험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위조 여부를 판별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청구된 보험금이 소액일지라도 원본 서류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위조된 사본을 제출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화질이 낮은 복사본을 팩스 또는 모바일로 접수한다"며 "이같은 경우 진위 여부를 가려내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간소화 제도의 취지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며 업계의 건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간소화 제도 시행 이후 보험사기 취약성이 더 높아졌다며 우려하고 있다.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보험금 지급 심사가 덜 깐깐한 소액 보험금 사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심사 담당자는 "이미 보험금이 지급된 건에서 증빙서류의 진료 일자만 바꿔 다시 청구하거나 진료비를 속이는 등 소액 보험금 청구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보험사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급 심사 담당자들이 보험사기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워낙 청구건이 많다 보니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보험사기에서 허위 또는 과다 진단, 입원건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전년동기대비 223억원 늘어난 3703억원에 이르면서 역대 최고금액을 갱신했다.
1인당 평균 보험사기 금액은 840만원으로 고액화 추세를 보인 한편 허위 또는 과다 입원·진단 관련 보험사기 비중이 전체의 75.2%(2786억원)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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