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국내 해운업계를 이끌던 두 여성 CEO의 운명이 엇갈렸다.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3년을 구형받은 한편 사재를 털어 현대상선 살리기에 나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상선 역시 영업손실을 90% 이상 줄이며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현대상선이 3분기 매출 1조2956억원, 영업손실 295억원이라고 10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172억원 증가(20.1%) 했으며 영업손실은 약 2008억원 가량 대폭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내년 3분기 중 현대상선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분기 연료유 단가가 전년 동기대비 34.2% 상승했지만, 일부 고용선 컨테이너선박 반선, 미주터미널 합리화와 화물비 및 운항비 등의 비용절감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3분기 처리물량은 104만8203TEU로 전년 동기대비 30만4631TEU 증가했다. 누적 처리물량은 299만3992TEU로 전년 동기대비 약 41%가 늘었다.
당기순이익 9687억원은 3월 한국선박해양으로부터 매각한 선박 10척의 장부가 손실 4795억원이 반영된 숫자이다. 또 지난해 당기순이익 2369억원은 증권매각 대금 1조2300억원 유입으로 일시적으로 흑자전환된 것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조선·해운업 위기가 닥치면서 한진해운과 함께 파산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현정은 회장은 어머니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과 함께 지난해 2월 300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직접 참여하며 회사 살리기에 직접 나선 바 있다.
당시 현대그룹 당시 측은 “사재출연은 그룹의 주력사인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추진 중인 자구안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대주주의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비록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손을 떠났지만 현 회장의 이같은 노력 덕분에 회사가 청산되는 것 만큼은 막을 수 있었다.
한편 국내 해운업 1위를 지키던 한진해운은 현대상선과 다른 운명을 맞았다. 이미 지난 2월 파산했으며 한진해운을 이끌던 최은영 전 회장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신청을 발표하기 전 두 딸과 함께 주식을 팔아 손실을 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최 전 회장은 삼일회계법인 안경태 전 회장 등으로부터 정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이고 삼일회계법인은 산업은행의 실사 기관이었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회피한 손실액이 11억 상당인 점과 자율협정을 신청한 이후 주가가 30% 하락한 점, 일반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혔을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실형을 구형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최 전 회장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경영이 한진해운을 파산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 전 회장이 물러난 이후 한진해운의 경영을 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2조2000억원을 쏟아부었으나 막지 못했다. 또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직접적 자금지원으로 손실을 본데다 주가와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락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현 회장은 그룹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현대상선을 잃었고 현대상선을 지키기 위해 매각한 현대택배와 현대증권도 잃었으며 현대그룹은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빠지게 됐다. 하지만 현 회장은 경영권을 지키게 됐고 국적선사의 파산을 막은 공도 세우게 됐다.
반면 최 전 회장은 1위 해운사를 파산시킨 장본인이라는 낙인과 함께 징역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최 전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8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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