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KB국민은행,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 노동조합도 사측에 근로자 이사제를 제안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노조는 근로자 이사제 도입을 사측에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구체적인 세부방안 등에 대해 검토중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다음달 대의원회의가 열릴 때까지 구체적 방안을 확정하고, 오는 3월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 이전 사측에 검토를 요청할 방침이다.
유주선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도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투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좋은 노사관계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오는 3월 KB금융 주주총에서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다시 건의할 방침이다. 하승수 변호사 한 명만 추천했던 이전과 달리 두 명의 복수 후보를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표이사의 이사회 내 위원회 참여를 막는 정관변경안도 수정 보완 후 건의할 생각이다.
KB 노협은 작년 11월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우리사주조합의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 목적'에서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주주제안'으로 변경 공시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분 5.37%를 보유하고 있어 예금보험공사, 국민연금, IMM PE에 이어 4대 주주다.
다만 우리은행의 정상화 및 금융지주 전환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를 달성한 이후 근로자 이사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노조가 근로자 이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금융권 안팎의 분위기가 노조의 입장에 동의하는 분위기 속에서 빠르게 제도를 도입하기 위함이다.
근로자 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공약이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시행을 위해 관련 법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금융위원회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했다. 이날 윤석헌 혁신위원장은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개선하고, 경영자와 근로자가 조직의 성과에 공동으로 책임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민간 금융지주에도 '근로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작년 KB금융 임시주총 당시 금융권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었다.
더욱이 신한·KB·하나·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28명 가운데 24명(86%)이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제도 도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
노조는 제도 도입시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자부심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의 투명성, 주주이익실현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근로자 추천 이사제는 최고경영자의 황제경영 및 사외이사 거수기 전락 우려를 제거하는 등 경영진을 감시하고 건전한 기업활동을 가능케 한다"며 "아직 경영진과 당국은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전체적으로 제도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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