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발달이 유통업 지형을 바꾸고 있지만 소비자를 직접 찾아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파는 방문판매(방판)는 여전히 건재하다. TV리모컨 버튼과 스마트폰 클릭 한 번이면 큰 어려움 없이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는 시대에도 방판 시장은 날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방문판매 시장규모는 전년 보다 16% 증가한 3조3417억 원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기업들의 방판 고객 관리 시스템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방판 활용 기업들은 디지털이 대체할 수 없는 방판만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생활전반을 커버할 수 있는 다양한 품목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 중이다. 풀무원건강생활은 방판브랜드 풀무원로하스를 론칭하며 방문판매사원인 헬스어드바이저를 뒀다. 단순 제품판매에 국한하지 않고 고객의 영양·피부 관리, 생활습관 등의 상담을 담당한다. 헬스케어 제품, 스킨케어, 주방·리빙용품 등 홈케어 라인업을 갖추며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무원 로하스는 고객 생활 전반을 케어해주는 사업으로의 확장을 선언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활용해 커피, 치즈, 가정간편식, 마스크팩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콜드브루 by 바빈스키, 끼리치즈 등으로 취급 품목을 다양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 서비스인 잇츠온을 론칭했다. 이어 브랜드 강화를 위해 새 카테고리인 밀키트를 선보이며 밑손질을 끝낸 식재료와 양념 등이 세트로 들어있는 반조리 식품까지 내놨다. 앞서 과일과 야채 추출물을 첨가한 하루야채 마스크팩으로 뷰티 시장에도 발을 내딛었다.
새로운 영업수단의 도입, 판매채널 확대 등을 통해 방판사업을 강화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방판사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뷰티Q를 적극 활용했다. 미용 정보제공과 특정 제품 사전예약 혜택 이벤트·포인트 페이백 이벤트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카운슬러 찾기 서비스로 신규 고객의 경우 방문판매 구매 경험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LG생활건강은 2002년 방판 사업을 시작한 이후 방판을 통해 화장품과 건기식, 미용기기 등을 판매하면서 꾸준히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태극제약 인수에 나서면서 더마코스메틱(약국 화장품)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김정문알로에는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방판 채널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근 대표제품인 큐어 크림을 앞세워 홈쇼핑으로도 판매 채널을 확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즉석에서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이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시대에 부합해 방판 영업도 이전보다 정교해지고 있는 만큼 고객 성향과 요구 등을 제대로 파악해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준다면 다소 비싸더라도 사람 냄새가 남아있는 방판을 찾는 소비자는 꾸준히 생겨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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