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27일 인터넷전문은행 2호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개시함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적지 않게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들에 대해 가격경쟁력만 빼면 큰 무기가 없다며 시장의 판도를 크게 뒤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이 살아남으려면 기존 은행들이 선보이지 못한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로 고객의 눈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인기가 뜨거워지자 긴장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가 영업 개시일 하루만에 30만명의 고객을 유치하는 등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들로부터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장점인 금리·가격경쟁력에 맞불을 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까지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채널로 해외송금을 하면 500달러 이하는 2500원, 500달러 초과 3000달러 이하면 5000원으로 송금할 수 있는 해외송금 수수료 우대 이벤트를 26일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소득증명 없이 비대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액 모바일 대출 서비스인 'KB 리브 간편대출'을 출시했다. 고객 등급이 일정 등급 이상이면 소득증명서를 내지 않아도 모바일뱅킹을 통해 최대 300만원까지 바로 빌릴 수 있다. 국민은행은 고객의 거래실적 등을 토대로 신청 즉시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대출을 실행한다. 국민은행은 다음달부터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핀 번호를 입력하는 사설인증 방식으로 본인 인증을 해 편의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최근 3000만~5000만원이던 직장인 대상 모바일 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KEB하나은행의 '공무원클럽 대출'은 최우량 고객의 경우 2억원까지, 씨티은행은 최대 1억4000만원까지 모바일로 빌려준다.
1%대에 불과한 예금 금리도 각종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2%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도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이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초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에도 출범 이후 많은 고객들이 몰리며 돌풍의 핵으로 거듭나는 듯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 증가추세는 둔화됐다.
한 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내세우고 있는 장점은 일반 시중은행들보다 낮은 가격과 좋은 금리 제공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이것 만으로는 은행권에서 살아남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과 금리 경쟁력은 시중은행들이 그동안 안정적 경영과 시장금리에 따라 적정한 수준으로 결정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로 인해 고객을 빼앗기게 된다면 은행들도 가격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은 규모가 큰 시중은행에게 눈을 돌리게 되고 인터넷전문은행은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게 돼 결국 생존의 갈림길에 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이 10년 전 탄생한 미국의 경우 수익창출에 실패한 탓에 초기 30개 은행 중 절반 이상이 폐업했다.
이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으로 시중은행들과 치킨게임을 하게 되면 결국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수익창출에 실패하게 될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하려면 기존 은행들이 하지 않던 획기적인 서비스 등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기존 은행들이 생각치 못한 새로운 사업을 통해 수익극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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