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자본이 1조4300억원에 달하는 하이마트 주식이 거래 정지됐다. 하이마트의 주식이 상장 폐지될 지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를 상장폐지 실질심사에서 제외하면서 ‘대기업 봐주기’ 후폭풍에 시달렸던 거래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하이마트가 선종구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하이마트의 상폐위기’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향후 매각 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하이마트 주권매매가 거래정지되기 전부터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둬왔다.
◇하이마트, 매매거래정지
앞서 한국거래소는 16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가 선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ㆍ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하이마트를 거래정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향후 거래소는 하이마트 측으로부터 경영지속성 등에 대한 자료를 받아 검토한 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선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1000억대에 이르는 배임ㆍ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시가총액 2조원 이상 대규모법인의 경우 임직원 횡령금액이 자기자본 2.5%를 넘어서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키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지정 여부를 검토한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마트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선회장의 횡령규모가 1000억에 달해 자본 총액의 2.5%에 해당하는 358억원을 훨씬 넘어서기 때문에 상장페지 실질심사 대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장안정성 및 소액주주에 대한 보호 등을 근거로 ‘하이마트가 상장 폐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특히 한화가 상폐 위기에서 벗어났던 사례로부터 악화된 여론을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거래소는 김승연 회장 등 임원의 횡령ㆍ배임으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던 한화를 상장폐지 심사에서 제외키로 결정, ‘대기업 특혜’ 논란을 낳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횡령 규모도 중요하지만 소액주주들에 대한 보호차원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상장폐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화 때부터 대기업에 대한 여론이 사나워진 상황이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연구원은 “한화도 실제로 상장폐지 되지 않았듯이 하이마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향후 인수합병(M&A) 매각이 진행되면 누가 새 주인이 될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동양증권 한상화 연구원은 “거래소의 판단 기준은 횡령ㆍ배임 금액뿐 아니라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 시장에서의 타격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한화와 비교했을 때 하이마트의 횡령ㆍ배임 금액이 월등히 높아 상장폐지 위험이 있지만 그 외 요소들이 포함되니까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하이마트가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가정했을 때, 주식거래가 재개되면 오히려 하이마트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하이마트 문제는 투자자나 주주들 모두 알고 있었고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하이마트가 상장폐지도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주가에 녹아져 있었다”며 “거래가 재개되도 주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연구원은 “상장폐지를 안 한다면 리스크가 해소가 되는 것이니 주가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기업, 하이마트 거래정지에도 영향無
전날 하이마트가 선종구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거래 정지됐지만, 지주사인 유진기업의 주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오전 9시6분 코스닥 시장에서 유진기업은 전날보다 1.88% 오른 35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선종구 회장의 횡령 등 경영진 비리와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가면서 유진기업의 주가도 급락했다. 유진기업 주가는 지난 2월 2일 653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검찰 조사가 들어가기 전날인 24일은 58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후 첫 장인 27일 4960원, 28일에는 445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지난 3월 28일에는 4060원을 기록했다. 검찰조사가 들어가기 전보다 무려 30% 이상 하락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하이마트 문제는 투자자나 주주들 모두 알고 있었다”며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하이마트가 상장폐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이미 주가에 녹아 있었다”고 밝혔다.
◇하이마트 매각은?
이에 따라 향후 매각 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마트 최대주주인 유진기업 관계자는 “아무래도 매각 일정이 지연되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매각 의사를 보인 기업은 롯데ㆍ신세계ㆍ홈플러스 등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는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민회관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2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선 회장이 불참한 대신 유경선 하이마트 대표이사(현 유진그룹 회장)가 주총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유 회장은 “하이마트 매각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유진기업은 하이마트 최대주주로서 공동 매각하기로 한 합의정신에 따라 최대주주가 새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회장은 “다시 지난해와 같은 지배구조 문제가 없는 하이마트로 자리잡기를 소망한다”며 “하이마트는 상생경영,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와 임직원들에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유 회장은 “주주 분들만큼 마음 상하신 분들이 하이마트를 국민 브랜드로 키워주신 소비자 분들이고 밤낮 가리지 않고 인생을 바치고 회사를 키우는데 열정을 바치신 임직원들”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법원의 판단이 남아있지만 하이마트 사태는 더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롯데와 신세계 등 하이마트 인수 후보군으로 떠올랐던 업체들은 지난 2월 중순 이후부터 이미 인수 계획을 잠정 보류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하이마트가 상장폐지가 돼 주식이 휴지 조각으로 변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하이마트 인수 의지를 나타낼만한 업체는 없다”고 단언했다.
하이마트가 상장 폐지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선뜻 판단을 내리기는 힘들다는 게 증권업계 중론이다. 한국거래소가 한화 등 대형 우량기업에 대해서는 상장폐지를 심사숙고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하이마트가 개별기업이기 때문에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힘들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설사 하이마트가 상장폐지를 모면한다 해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매우 힘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이마트 측은 “금일 매매거래정지로 주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매매거래정지 상태가 조속히 해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임직원들은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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