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싹쓸이’ 인수 논란

산업1 / 전성운 / 2012-04-13 18:55:28
이마트 “나의 길을 가련다”

대기업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골목상권 점령으로 지역 상인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가 최근 경기권 18곳의 에스엠마트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금촌·문산 등 지역 시장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파주시의회가 제149회 임시회에서 원안 가결한 ‘파주시 전통상업 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 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도 전통시장을 보호하지 못한 형식적인 조례안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마트, 중·소규모 ‘에스엠마트’ 인수
지역상인 “현행법 피하려는 꼼수” 반발
“한시법 아닌 제대로 된 하위법 필요”


대기업의 골목상권 점령이 최근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마트가 지역 중소 마트를 ‘싹쓸이 인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 상인·파주시·이마트에 따르면,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운영하는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아 경기북부권에 산재한 에스엠마트 28개소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3월 19일 파주시의회는 제149회 임시회를 개최하고 “올 1월 공포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 개정법률에 의거 영업제한시간 준수와 의무 휴업일 지정”을 조치했으나 상인들은 “파주시의회의 개정안은 현실에 전혀 맞지 않고 실효성도 전혀 없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들이 정부 규제가 닿지 않는 중소마트 등을 인수, 골목상권까지 점령하고 있어 전통시장을 비롯한 소상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거리로 나앉게 될 처지가 되었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또한 “파주시의회가 조례안을 마련하는 등 빠르게 대처, 파주시의회는 뭔가 다를 줄 알았으나 중앙정부의 기준안과 별반 차이가 없어 전혀 도움이 안되는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특히 “기업형 SSM마트도 위협적이지만 시장 인근에 있는 마트도 주차장, 화장실도 없고 인도까지 점령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지만 단속이 소극적으로 너무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이마트 “상생방안 고민중”
문제가 된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이마트 슈퍼사업본부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다. 2009년 9월 서울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지점을 늘려나가던 이마트는 본격적인 외형확대를 위해 지난 5월 이랜드 그룹이 운영하던 킴스클럽을 인수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한지 6개월 만인 11월에야 간신히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이마트는 킴스클럽마트 인수에 이어 파주 등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300평 안팎의 중형 슈퍼마켓 매장을 운영하는 에스엠마트 까지 손에 넣으며 점포수를 100개 이상으로 순식간에 불렸다. 그러나 이마트는 지분을 98.7%로 확대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고 계열사 편입도 끝마친 상태로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지만 적자폭 확대로 비상이 걸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슈퍼는 매출액 2602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9%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84억원으로 2009년과 비교해 5배 이상 적자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206억원으로 전년(45억원)보다 크게 늘어 수익성은 크게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마트의 연이은 기업인수합병(M&A)은 매출과 수익 향상을 위한 본격적인 SSM사업확대 신호탄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M&A가 규제의 허점을 이용한 ‘꼼수’성이 짙다는데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지금 SSM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이번 인수건이 정서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에스엠마트는 10여년째 영업을 해오고 있었고 운영상 위기에 봉착하는 등 문제가 있어 인수하게 되었다”며 “상생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존 업체 인수로 현행법 적용 ‘회피’
이는 비단 이마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롯데(CS유통 포함)와 GS리테일, 홈플러스, 이마트의 슈퍼마켓 점포수는 총 1202개로 전년도에 비해 285개(31%) 증가했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규모는 점점 커지는데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등 대기업의 슈퍼마켓 진출을 제한하는 법률로 인해 SSM 점포수 확대가 어려워지자 ‘기존점포 인수’라는 방식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업체를 인수할 경우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제한하는 현행법의 적용을 피해갈 수 있다.


이마트 내부에선 “적당한 인수대상이 나서면 추가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규출점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무엇보다 대기업 진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대신할 여러 방법 중 하나로 이마트가 추가적인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 지역 상인 대표는 “시의회가 기왕 조례를 개정하든 행정기관이 단속을 하든 형식적이 아닌 전통시장과 소상인들이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정부가 전통시장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한시법이 아니라 하위법을 제대로 만들어서 대기업들이 중소마트를 인수하지 못하도록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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