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누구를 위한 ‘총선 특집’ 인가

산업 / 전성운 / 2012-04-02 10:48:10
포털 3사 ‘총선 특집 페이지’ 분석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열기가 뜨겁다. 정치가 ‘금기’시 되던 예년과는 달리 사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정치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인터넷 공간에선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포털 3사는 일제히 ‘4.11 총선 특집 페이지’를 마련하고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월 11일 총선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정치’ 열기가 후끈하다. 사람들은 회사와 집에서, 동료나 친구들 혹은 가족들 간에 ‘정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일각에서는 “정치요정 덕분”이라는 다소 유머스러운 이야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를 ‘소셜미디어’의 활성화에 힘입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스스럼없이 오가고 전파된다. ‘정치’의 ‘정’자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키던 이전시대와는 분명 달라진 반응이다.


그렇다고 ‘정치’이야기에 ‘소셜미디어’만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아무리 커져도 한국은 아직 네이버·다음과 같은 ‘포털’의 영향력 하에 있다. 물론 최근 들어 페이스북의 급속한 성장으로 이러한 영향력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포털 3사(네이버·다음·네이트)는 이러한 위기감을 깨달았는지, 혹은 ‘잃어버린 소통’을 다시 가져오기 위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 됐든 일제히 ‘4.11 총선 특집 페이지’를 개설하고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포털들의 총선 특집페이지에서 한눈에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3사 모두 대부분의 영역을 뉴스서비스로 채워 놓고 그 사이에 여론조사 그래프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 동향을 배치했다. 여기에 기존의 검색기능을 합쳤다.


◇ 포털 3사 서비스는 ‘지금·약속·판’


생긴 건 다들 비슷하지만 나름 차이점도 있다. 항상 빼놓지 않고 ‘국내 1등’을 자랑하는 ‘네이버’는 ‘후보자는 지금’ 서비스를 통해 선관위에서 제공하는 후보자 개인 별 정보와 후보자가 운영하는 자사의 SNS ‘미투데이’ 콘텐츠를 일목요연하게 전달해준다.


네이버는 “후보자가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달하고픈 메시지를 개인 공식 미투데이에 공유하면, 해당 내용이 ‘후보자는 지금’ 페이지에도 자동으로 노출되고, 네이버 통합 검색 결과와도 연동돼 후보 별 선거 활동 내용을 한 곳에 모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후보자가 미투데이에 등록한 사진과 글은 물론, 글을 올린 장소 역시 지도에 관심 지점으로 표시돼 후보자의 현장 방문 현황 확인도 가능하다”는 것이 네이버가 말하는 장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유권자들은 ‘후보자는 지금’ 페이지를 통해 후보자의 활동상황을, 후보자들은 유권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음이 내세운 서비스는 ‘19대 총선 투표약속’이다. 사용자들은 투표 지역을 선택한 뒤 ‘투표약속’ 버튼을 누르면 참여되고 지도를 통해 지역구별로 투표약속 횟수를 보여준다. 다음은 “선거 당일 투표에 참여한 사진을 올리는 ‘투표 인증샷’ 캠페인도 진행 한다”고 밝혔다.


네이트 역시 기본적인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네이트는 “후보자 인물검색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네이트에 따르면, 후보자를 검색 시 해당 후보와 정당이 SNS상에서 얼마나 화제가 되는지 관심도를 그래프로 보여주고 관련 뉴스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을 보여줘 이슈를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네이트 총선 특집 페이지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공약한 판’ 이다. 이는 ‘판춘문예’로 불리며 유명세를 탄 자사의 ‘네이트 판’ 서비스의 정치 버전으로 사용자가 이번 선거와 관련된 자신만의 공약을 내걸고 다수의 추천을 받으면 이를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네이트는 “누구나 참여하고 즐기는 정치 문화를 확산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3사 ‘4.11 총선 특집 페이지’ 일제히 개설
‘검색·뉴스’ 등 기존 서비스에 ‘SNS이슈’ 덧붙여
유권자 ‘공감’ 없으면 후보자 위한 ‘광고판’ 될뿐


◇ 선거는 광고·홍보의 계절


하지만 이상하게도 포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유권자’가 아닌 ‘후보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유권자들을 위한 서비스는 뉴스나 인물검색 등 대부분 기존에 이미 제공되던 서비스들이다.


새롭게 도입된 소셜 이슈 동향, 여론조사 그래프 등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후보자’ 혹은 ‘관계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향이 강하다. 네이버는 아예 자사의 SNS인 미투데이를 후보자들에게 적극 권장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이는 당연하다. 선거는 ‘경기 부양’을 일으킬 정도로 ‘돈이 흔해지는’ 행사고 이 시기엔 특히 ‘눈먼 돈’이 많이 흘러 다닌다. 후보자들은 사설 여론조사 기관에 막대한 돈을 주고 여론동향을 파악하고 선거 홍보비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포털 입장에서는 ‘거대 광고 시장’이 열리는 계절이다. 국내 포털 사업자들이 ‘광고’로 먹고 산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들이 ‘광고주’인 후보자 위주로 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관점을 다르게 보면 모든 것은 분명해진다. 이들 페이지의 존재 목적은 후보자들에게 “당신은 인터넷에서 이렇게 보여 지고 있다”고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 ‘이슈’에 필요한 것은 ‘공감’


포털들이 의도한 바가 이것이 아니라면, 누군가는 분명 실수를 하고 있는 셈이다. SNS시대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한 공간에 얽매여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다. 한 커뮤니티에서 생겨난 콘텐츠는 SNS를 거쳐 다른 커뮤니티로 급속히 전파된다.


생산과 전파는 SNS 시대엔 더욱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포털은 ‘생산’기능이 없다. 심지어 전파도 쉽지 않다. 포털 생태계 자체가 사용자를 가둬야 광고 수익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포털은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슈’에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공감’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위해선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필수다. 이것이 비판을 받으면서도 ‘네이트 판’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고, ‘아고라디언’을 탄생시킨 다음의 ‘아고라’서비스가 가진 강점이다. 반면 네이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압도적인 점유율을 이용한 ‘광고’ 서비스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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