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선거와 별개’ 수사는 진행중

산업1 / 이준혁 / 2012-04-02 08:50:29
檢, 선거운동 중 ‘공천 뒷돈’ 수사 고삐 더욱 조여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여야의 4ㆍ11총선 레이스가 불꽃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9일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여야가 이번 총선에서 몇 석을 확보할 지에 관심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는 19대 총선에선 누가 제1당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가 결정될 만큼 여야의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편 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 아직까지 민주통합당에선 ‘공천 반발’, ‘공천 뒷돈’ 등 사건사고가 복병이 돼 총선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명숙 대표는 광주ㆍ전남지역에서 시민단체와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자들의 지지자들 때문에 선거 지원 일정에 차질을 겪어야만 했다. 게다가 국민생각당은 ‘야권단일후보’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등을 허위사실 공표 및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한 사건도 발생했다. 각종 내외홍들로 인해 지지율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檢-한명숙…정치검찰의 선거 개입?
총선을 향한 여야의 혈전이 벌어지는 상황인 가운데 검찰의 한명숙 대표 측근 ‘공천 뒷돗’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 측근들의 총선 공천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이 사건에 연루된 한모(45)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난 29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5시50분까지 한 전 의원을 상대로 민주통합당 심모(48ㆍ구속) 전 사무부총장과 김모 대표비서실 차장에게 전북 전주 완산을 총선 예비후보 박모(50)씨를 소개해 준 경위 등을 조사했다.


17대 국회의원(전북 익산갑)을 지낸 한 전 의원은 2010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수행실장을 맡은바 있다.


한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한 한정식집에서 대학 동문인 박씨가 심씨를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는 역할을 했다.


또 같은해 10월에는 박씨를 한 대표에게 소개하며 기념촬영을 했고, 한 대표 측 핵심 인사들과의 저녁식사와 술자리를 주선했다. 이어 11월에는 “(한 대표 측이) 어려우니 도와달라”며 박씨에게 자금 지원을 직접 요청했다.


한 전 의원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박씨와 심씨를 개인적인 친분으로 소개해준 사실은 맞지만 두 사람간 거액의 자금이 오간 정황이나 돈의 대가성 등에 대해선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의원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내가 심씨와 박씨를 소개한 건 맞다”면서도 “박씨가 대학 선배라서 소개시켜 줬지만 돈을 주고받은 정황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한 대표 측근인 대표비서실 차장 김씨를 30일 소환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2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박씨로부터 2000만원을 건네받고 심씨와 각각 1000만원씩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6일과 28일 두 차례 소환에 불응했으며, 변호인을 통해 30일 출석할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지난 27일 공천 대가로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선거법 위반)로 민주통합당 전 사무부총장 심모(48ㆍ전 총리실 정무기획비서관)씨를 구속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이정석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심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제19대 총선 전주 완산구 예비후보 박모(50)씨로부터 지역구 공천 대가로 4차례에 걸쳐 약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 총선 예비후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측근 심상대 전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총선이 코앞인데”…민주당 광주시당 내홍
4ㆍ11 총선을 10여일 앞두고 검찰의 이 같은 수사에 더해 민주통합당 광주시당이 당직자 일괄사표 등 내홍에 휩싸였다.


지난 29일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광주시당 국장급 4명과 간사 1명 등 당직자 5명이 지난 28일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이번 조치는 중앙당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게 민주당측의 설명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김재균 전 광주시당 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지만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여서 당직자들도 반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김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탈락한 직후 광주시당 명의로 공천 문제점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엇박자를 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 한명숙 대표가 지난 27일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 이 같은 기류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강기정 광주시당 상임위원장 직무대행도 과거 김 전 위원장 조직체제로 광주시당을 끌어갈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총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광주시당 조직을 전면 뒤흔드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모바일 국민경선 과정에서 ‘투신자살 사태’와 ‘관권선거 개입’, ‘공천 반발’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각이 곱지 않다.


◇‘텃밭 단속’ 한명숙 대표, 가는 곳마다 불청객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투신 사태’와 ‘공천 잡음’으로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난 27일 광주ㆍ전남지역을 순회했지만 가는 곳마다 불청객을 맞닥뜨려야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광주·전남 순회 첫 일정으로 전남 나주시 중앙동 배기운(나주ㆍ화순 선거구)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호남 마저 민주통합당을 외면한다면 나라가 산으로 갈지 강으로 갈지 모른다”며 배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한 대표가 당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당부하는 사이 선거사무실 건너편에서는 나주지역 시민단체 새희망 나주포럼 회원 100여명이 ‘호남고속철 KTX 나주역 폐지’를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다.


민주통합당이 지난 25일 발표한 호남지역 공통공약 가운데 ‘KTX 무안공항 경유’ 수정안에 반발하는 시위였다.


한 대표 일행은 피켓을 들고 차량을 뒤쫓는 일부 회원들을 따돌렸지만 다음 일정에서도 불편한 만남은 계속됐다.


정오께 광주시의회 기자단과 오찬을 위해 광주 서구 쌍촌동 모 한정식집을 찾은 한 대표 일행은 이번엔 5ㆍ18유공자들 때문에 긴장해야 했다.


한 대표는 애초 당직자 200여명과 함께 이날 오전 5ㆍ18묘지를 참배할 계획이었으나 ‘5ㆍ18민주유공자회(공법단체)설립추진위원회’가 일부 의원의 공천을 문제 삼으며 참배 저지를 선언하자 일정을 수정했다.


광주ㆍ전남 순회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광주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도 순탄치는 않았다.


이날 오후 서구 쌍촌동 박혜자(서구갑)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출범식장에는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일부 무소속 후보의 지지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전ㆍ현직 광주시당 부위원장들로 구성된 이들은 출범식장 건너편에서 잘못된 공천에 대해 한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민주, 총선 판세 “상당히 힘든 싸움”
민주통합당은 지난 28일 총선 판세를 “민주당이 제1당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힘든 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기식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판세는) 새누리당과의 1당 싸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로서는 몇 석이나 차지해야 ‘1당 안정권’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민주당의 분석이다. 그만큼 이번 총선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소리다.


민주당 박선숙 사무총장도 이날 열린 판세 분석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려워졌다. 다만 야권연대가 자리잡아가는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선거를 색깔론, 이념 논쟁으로 가져가면서 심판의 구도가 살아나는 조짐이 있다”며 “그래서 구도가 팽팽한 접전 상태”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130석을 넘어가는 추세이며, 우세를 보이는 지역 수가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본부장은 “우세를 자신할 수 있는 선거구가 많이 줄었으며 백중지역이 상당히 늘었다”며 “선거 당일까지 선거결과 예측이 어려운 양상으로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사무총장은 “여당 지지층들의 결집도가 상당히 밀도가 높다. 총선에서 밀리면 대선에서 밀린다는 위기감이 결집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심판론에 대한 여론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빙처럼 보이지만 각 지역으로 들어가면 백중 열세 지역이 대다수다. 백중 우세, 혹은 우세인 지역은 새누리당이 훨씬 많고 우리 쪽이 적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확보할 수 있는 의석을 106석 정도로 예상했던 박 사무총장은 “현재는 1~2개 줄었다. 현재로서는 104개 정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수도권 지역에 관해서는 “접전 지역이 상당히 많다”며 “통상 우리가 야당일 때 치르는 선거의 우세지역에 비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지지율에서 7% 이상 앞서는 곳을 우세지역이라고 봤을 때, 현재 서울 지역은 우세라고 말할 수 있는 지역이 5곳 이하다”며 “경기도는 52개 지역 가운데 서울보다는 우세한 지역이 많다. 20곳 정도라고 하는데 절반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 텃밭이라고 불리던 노원 지역 ‘강북 벨트’도 한 두군데를 제외하고는 정당 지지도는 25% 정도다. 심판론은 강한데 당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전형적인 지역이다”며 “추미애 후보가 나서는 광진을은 확실히 우세지만 종로, 영등포을, 관악갑, 성북갑은 모두 접전이다”고 설명했다.


또 ‘여도(與道) 유지’냐 ‘야도(野道)로의 변화냐’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부산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낙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부동층 추이와 관련해서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우리를 지지했던 부동층 상당 부분이 관망 내지는 부동층으로 이동한 것이 우세 지역이 백중우세로, 백중우세 지역이 백중세로 바뀐 요인”라고 덧붙였다.


정권 말 심판 분위기로 인해 야권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상황이 급변한 이유에 대해 김 본부장은 “공천 과정의 전략적인 실수로 점수를 까먹었다. 깊이 자성하고 성찰한다”며 “민주당이 통합과 혁신이라는 기치를 내걸었고 그만큼 국민이 기대를 했는데,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큰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민주당은 야권연대가 정상 궤도에 오른지 얼마 안됐고 아직 선거 초반이기에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선거 전략도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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