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19대 총선거 본선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됐다. 4·11 총선 후보자 등록이 지난 22일 전국 246개 선거구 선관위에서 시작된 가운데 '금배지 탈환'을 위한 본격적인 신호탄이 울렸다.
총선 후보자 등록이 23일 완료되고 공식선거일은 오는 29일부터지만 후보자들은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조작 사건 발생과 경선 낙천자들이 또 다시 경선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등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에 찬 기류가 흐르고 있어 야권연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당의 후보단일화를 중재했던 범야권 시민사회 인사들까지 야권연대 파기를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 사태로 여당은 ‘야당심판론’에 힘을 싣고 있다. 과연 야권연대가 계획대로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해 제대로 순항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정희 총선 후보 사퇴…김희철 무소속 출마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문자메시지 논란’에 반발해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김희철 의원은 22일 “후보 등록은 확실히 할 것”이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이 대표 역시 출마를 강행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날 “22∼23일 중 후보등록을 할 것”이라며 “등록은 확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미 어제 탈당계를 제출했다”며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그렇게 사퇴하라고 했는데도 사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퇴와 관련해 이미 ‘용퇴’가 아닌 ‘재경선 수용’ 의사를 밝힌 이 대표도 출마를 강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후보등록 마감일인 23일 오후 후보직을 돌연 사퇴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이날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 의원이 탈당했기 때문에 저희는 이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해 선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우위영 대변인도 “원래 후보등록 계획이 내일(23일) 하는 것이었다”며 “내일 등록을 하면서 대국민 메시지 등을 밝히는 것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이 대표의 돌연 사퇴로 총선 판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고 서울 관악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희철 의원이 “당에서는 재경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관악을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에 밀려 탈락했다. 이 공동대표의 보좌관이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문자메시지를 보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김 의원은 이 공동대표의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해왔다.
하지만 이 공동대표는 “김 의원이 원하면 재경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에서도 특별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김 의원은 전날 밤 늦게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김 의원은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진 이 공동대표와 다시 재경선을 한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범법자와 어떻게 경선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단일화 파열음…후폭풍 거세
총선후보 등록일(22~23일)을 앞두고 야권연대가 파기될 경우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후보들을 대거 선관위에 등록하는 등 야권후보 난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대를 통해 과반수 이상 의석 확보를 노리던 야권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측의 문자메시지 논란을 도화선으로 경선 결과 불복 사태가 확산되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이른바 통합진보당의 ‘빅4(이정희ㆍ심상정ㆍ노회찬ㆍ천호선)’ 지역의 경선에서 탈락했던 이들이 일제히 불법 경선 의혹을 제기하면서 쌍방 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같은 사태로 인해 야권연대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제기된 이 대표 선거캠프의 ‘문자메시지를 통한 여론조사 조작’ 논란은 곧바로 통합진보당 후보들에게 자리를 내준 민주통합당 측 후보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관악을)·고연호 서울시당 대변인(은평을)ㆍ박준 지역위원장(고양 덕양갑)ㆍ이동섭 지역위원장(노원병) 등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표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각각 이 대표를 비롯해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평을)ㆍ심상정 공동대표(고양 덕양갑)ㆍ노회찬 대변인(노원병) 등에게 지난 주말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들이다.
특히 이 대표가 전날 문자메시지 논란을 시인하고 경선상대인 김 의원 측이 원할 경우 재경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나머지 후보들도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준 지역위원장의 경우 녹취록과 통화 녹음내용 등을 공개하면서 심상정 대표 측이 일당을 주고 선거원을 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연호 서울시당 대변인도 ARS 면접 당시 ‘2번 고연호’를 누르면 끊기는 경우가 수십 건에 달했다는 주장을 들면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동섭 지역위원장 역시 트위터에 올라온 글 등을 들어 노회찬 대변인 측에서 여론조사 기관 등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같은 공세에 통합진보당 측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심 대표 측은 박 위원장의 녹취록을 조작이라고 주장하면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천 대변인 측 역시 조직적인 흑색선전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는 점을 들면서 유포자에 대한 검찰 고발 등을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노 대변인도 “무책임한 여론 호도”라며 민주당 측에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외에도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가 3표차로 백혜련 후보를 꺾었던 단원갑은 백 후보 측이 의혹을 제기한 뒤 민주당이 단일화를 조건으로 백 후보를 재공천, 통합진보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백 후보는 23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가뜩이나 공천 문제를 놓고 당 내부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힘들게 이뤄놓은 야권연대마저도 위기에 맞닥뜨린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선에서 패한 당 소속 후보들의 상황과 야권연대 유지가 절실한 현 상황 사이에서 확실한 입장을 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야권연대의 중대한 위기”라며 이번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야권 총선 연대전선 구축 ‘잰걸음’
민주통합당은 공천 작업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은 데다 야권 단일화 후보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야권연대 파기라는 벼랑 끝에 내 몰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곳곳에서는 공동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야권연대 간담회 개최 등 총선 승리를 위한 야권연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 노원 지역구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된 ‘나는 꼼수다’ 진행자 김용민씨(서울 노원갑), 우원식 민주당 전 의원(노원을),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노원병)이 총선 승리를 목표로 지난 22일 야권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민주당 김용민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노원의 세 후보는 지역과 정파와 정당을 넘어 기필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노원구 단일선대본부를 발족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야권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조순용(60) 후보는 23일 단일화 경선 상대들과 함께 공동선거대책본부를 꾸렸다.
조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갈월동 남영역 근처 고려빌딩 1층 선거사무소에서 민주당 노식래ㆍ김형기ㆍ박명현 후보와 통합진보당 김종민 후보 등 공동선대본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개최했다.
충북 제천·단양 선거구 야권도 총선 승리를 위한 연대를 결의했다.
지난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제천ㆍ단양 지역위원회와 통합진보당 제천ㆍ단양 지역위원회는 지난 21일 민주당 서재관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야권연대 간담회를 열었다.
제천ㆍ단양 지방의원들과 당직자 등 30여 명의 양당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야권 후보와 새누리당 후보의 일대일 전선을 구축해 야권 후보의 승리를 이끌어 내기로 했다.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중부4군) 야권 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정범구 후보는 지난 22일 통합진보당과 대규모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정 후보는 통합진보당 측과의 협의를 통해 양당의 공동선대위 구성에 합의하고 오는 27일 발족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대규모 노동, 농업, 중소상인, 여성, 장애인 특보를 임명해 4ㆍ11총선 승리를 위한 조직적 결합의 강도를 최대한으로 높이기로 했다.
한편 정 후보는 지난 22일 오전 10시께 음성군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서부경남 4개 선거구 야권단일후보들이 22일 진주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승리를 통한 세력 교체를 다짐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전국적인 야권 단일화를 추진해 사천ㆍ남해ㆍ하동은 통합진보당 강기갑, 산청ㆍ함양ㆍ거창은 통합진보당 권문상, 진주갑은 민주통합당 정영훈, 진주을은 통합진보당 강병기 예비후보를 선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날 오전 총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정권교체와 지역발전이라는 지역민의 준엄한 요구를 검허히 받들어 꼭 승리로 답하겠다”며 “김두관 경남지사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서부경남 발전의 청사진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총선 레이스 스타트
이번 선거는 오는 12월 진행될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 될 성격이 강하고, 향후 정국 주도권의 향배도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최고 격전지로 꼽히는 ‘정치1번지’ 서울 종로구에서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와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 간의 양당 대결이 초미의 관심사다.
홍 후보는 새누리당의 결정으로 종로에 전략공천된 6선의 관록 의원이며, 정 후보는 야당 대표를 지낸 4선 의원으로 수도권 출마 선언 후 일찌감치 종로에 터를 잡았다.
이들의 대결은 단순히 국회의원 ‘1석’의 의미를 떠나 앞으로 다가올 대선에서 서울 민심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후보 등록 첫 날인 이날 오전 홍사덕 후보와 정세균 후보가 종로구 충신동에 위치한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로써 양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일이 오는 29일부터지만 후보 등록을 마친 이날부터 사실상 표심을 얻기 위한 ‘총선 전쟁’에 돌입했다.
다음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구는 부산 사상이다. 이 지역은 정치 신인이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전폭 지지로 힘을 얻은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와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의 뜨거운 맞대결이 예상된다.
손 후보는 지난 22일 사상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 등록을 마쳤다. 문 후보는 23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문성근 민주당 최고위원과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가 ‘금배지’경쟁을 벌이는 부산 북ㆍ강서을에서는 양 후보가 이날 오후에 각자 후보 등록을 마쳤다. 현재까지 문 후보가 지지율에서 10%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김 후보의 추격으로 뚜껑을 열어보기까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권연대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됐으나 경선과정에서의 여론조사 조작 논란으로 곤혹을 치룬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결국 사퇴를 결정했다. 결국 관악을에서는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희철 후보와 맞붙게 됐다.
또 초박빙 접전 예상 지역인 서울 은평을에서는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와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의 불꽃 튀는 맞대결이 펼쳐진다. 양 후보는 22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돌입했다.
아울러 강남벨트 선거의 최대 핵심지역인 강남을에서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과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총선 경쟁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강남을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상징적인 인물들로 FTA찬반을 놓고 한판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김 전 본부장이 22일 오전 강남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고, 정 상임고문은 23일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이와 더불어 여야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는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 등장으로 급작스런 격전지로 부상됐다.
이해찬 후보 출마 선언으로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와의 박빙이 예상되는 가운데 약진하고 있는 선진 새누리당 후보간의 3파전이 주목되고 있다. 세 후보는 22일 오전 연기군선거관리위원회에 일제히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세종시특별자치시는 행정구역 변경으로 오는 7월1일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세종특별자치시 등 선거구 신설에 따라 18대 총선보다 1명 들어난 300명(지역의원 246명, 비례대표 54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특히 재외국민들도 헌정 사상 처음으로 158개 대사관 및 영사관을 통해 투표권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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